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
  • 김희정 기자
  • 승인 2021.05.03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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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FOCUS – 어린이라는 세계]
어린이라는 세계의 보드라움과 경이로움이
한 때 역시 어린이였을 어른들에게 가 닿기를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저 │  사계절 출판사  │  13,500원

“서로 몸이 달라도         자”라는 문장이 있다. 밑줄 친 빈 칸에 우리는 어떤 답을 쓸까?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저자가 기대한 답은 “존중하자”였고, 함께 책을 읽은 어린이가 써낸 답은 “서로 몸이 달라도 같이 놀자.”, “서로 몸이 달라도 반겨 주자”였다. 아이의 상냥한 마음이 그대로 담긴 문장이다.

사계절 출판사를 통해 출간된 『어린이라는 세계』는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하다, 현재는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독서 교실 선생님이 된 김소영 작가가 쓴 책이다. ‘어린이라는 세계’를 매일 마주하며 살아가는 저자가 발견한 어린이들의 밝고 소중한 순간들이 담겼다.

김소영이라는 필터를 통해 들여다 본 『어린이라는 세계』는 순수함 그 자체다. 지구 절반만큼 땅을 산다고 호기롭게 말하는 아이들만의 허세, 책을 선물하며 마음을 담았으므로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책이라 말하는 예쁜 마음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렇게 아이들의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내가 잊고 있던 나만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야 만다.

저자가 학창 시절 배우던 부채춤이 너무 어려웠듯, 아이들은 매일 낯설고 어려운 세계와 마주해 성장해나가는 중이다.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시야가 좁고, 눈높이가 낮다. 왼쪽, 오른쪽 신발을 구분해 신는다거나, 신발 끈을 묶는 일, 차 문을 쉽게 열고 닫는 모든 것들이 여간해서 쉽지 않다. 세면대, 버스 의자, 엘레베이터 버튼이나 마트 계산대는 아이들에겐 너무 높다.

어른인 우리 역시 한 때는 어린이로,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을 바라며 그렇게 매일 도전하며 성장했으면서도, 아이들을 재촉하고 나무라는 어른이 되어버린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이 책을 선택한 건 어린이 날이 다가오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 역시 투명하고도 알록달록한 ‘어린이라는 세계’를 매일 경험하는 사람이라서기도 하다. 김소영 작가의 말처럼 “어린이에게는 어른들이 환경이고 세계”다.

어린이날은 애초에 5월 1일이었다. 노동자가 해방되듯 어린이도 해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노동절로 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단순히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어린이답게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하고, “해방된 사람들답게 자유로운지, 안전한지, 평등한지” 점검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

경이롭고도 연약한 그들의 세계가 한 때는 역시 어린이었을 어른들에 의해 때때로 무자비하게 깨어지는 현실을 본다. 5월 5일, 더 많은 사랑과 환대가 곳곳에 소외된 아이들에게까지 가 닿기를, 더 많은 이들이 ‘어린이라는 세계’를 안전하고 아름답게 지켜주기를 바란다.

[소셜포커스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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