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포커스 조봉현 논설위원] = 본지는 지난 4월 12일자로 “용산구가 최근 개장한 이봉창 기념관… ‘장애인은 돌아가라?’”라는 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다.

용산구청은 작년 10월에 서울 용산구 효창동 286-7번지에 이봉창 의사를 기념하는 건물을 세웠다. 연면적 70㎡ 정도 되는 작은 면적의 전통 한옥을 짓고, “이봉창의사 역사울림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국내에 최초로 세워진 이봉창 의사의 전용 기념관이다. 규모는 작지만 지도와 사진, 그래픽은 물론 무인안내시스템과 증강현실(VR) 등 최신 전시기법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준공된 지 1년도 안 된 최신 건물임에도, 전시관 입구는 한 뼘도 안 되는 단차로 인하여 휠체어가 출입할 수 없는 시설이었다.

본지에 관련기사가 보도된 직후 용산구청의 담당 직원이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휠체어 경사로를 갖추지 못했음을 사과하고, “건물이 이미 준공이 된 상태라서 추가로 경사로를 설치하려고 하니 공간의 여건상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그리고 “이동식 경사로라도 비치해 놓으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밝혔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필자가 처음 방문했을 때 출입구 단차 때문에 전시공간을 관람하지 못하고, 그대로 돌아왔던 터라 며칠 전에 다시 찾아가 봤다.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출입구에 이동식 경사로 안내표시가 있었고, 안내직원이 휠체어를 탄 필자를 보고 바로 나와서 비치된 경사로를 설치해 주었다. 필자는 안내직원이 설치해 준 경사로를 통해 전시관으로 들어가서 여러 가지 전시물들을 볼 수 있었다.

본지에서 문제점을 지적한 후 곧바로 대책을 세워준 것은 좋았지만 몇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이동식 경사로가 접이식이고 다소 복잡하게 되어 있었다. 직원 두 사람이 나와서 낑낑대며 설치하는데 숙달되지 않아서 그런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사로 양면에 휠체어 추락 방지 턱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실제 경사로를 이용하는데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성능 좋은 전통휠체어가 옆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10cm 이상의 경계 턱이 필요하다.

현장의 공간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구청 직원이 전화로 설명했던 것과는 달리 고정식 경사로의 설치가 전혀 불가능한 구조는 아니었다. 건물 왼쪽 툇마루 앞 공간을 이용해서 아래의 개념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ㄱ자 형으로 설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중앙장애편의증진기술지원센터의 기술위원으로서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용산구에서도 이동식 임시 경사로 비치로 끝내지 말았으면 한다. 나중에라도 예산을 마련하여 고정식으로 안전하게 설치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안내하는 직원들에게 수고를 끼치지 않아도 되고, 또 장애인이 부담감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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