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된 점자블록, 안전사고로… 3년간 민원 1.7배 급증
파손된 점자블록, 안전사고로… 3년간 민원 1.7배 급증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1.05.27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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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블록 정비 시급 "점자블록 위에 전봇대, 방향은 횡단보도 아닌 도로 중앙에"
점자블록 파손ㆍ훼손 민원 1천2백여건... 권익위 "지자체별 집중 신고기간 운영"
파손된 점자블록 ⓒ국민권익위원회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하는 점자블록의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는 최근 3년 간의 민원을 분석하여 공개했다. 점자블록 위에 전봇대가 잘못 설치되어 있거나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 중간으로 향해있는 경우 오히려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월별 민원 추이와 6년간 민원을 비교한 수치 ⓒ국민권익위원회
점자블록 관련 민원유형 ⓒ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민원분석시스템으로 수집한 ‘점자블록’ 관련 민원은 총 2천847건이다. 이전 3년간 접수된 민원 1천672건보다 약 1.7배 많은 수치로, 파손된 채 방치된 점자블록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가장 많은 민원 유형은 ▲점자블록 파손 및 훼손으로 총 1천257건이었다. ▲불법주차 차량 및 다른 시설물이 점자블록을 침범한 경우가 603건, ▲점자블록 미설치 지역에 점자블록을 신규로 설치해달라는 요구가 596건, ▲잘못 설치된 점자블록을 재설치해달라는 요구가 325건이었다.

민원 내용을 살펴보면 국민들은 파손ㆍ훼손된 점자블록이 그대로 방치되어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사고를 목격한 사례도 있다.

"점자블록 파손상태가 심각합니다. 그냥 보고만 있었는데, 장애인이 파손된 점자블록에 걸려서 넘어질 뻔한 것을 보니 이건 아닌 것 같아 신고합니다. 그냥 보수하는 것만을 떠나서 제품 선정에도 신경을 써주세요" (2018년 2월)

"점자블록이 침하되어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넘어질 우려가 있고 점자블록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니 조치해주세요. (2020년 9월)

또한 불법 주차된 차량이나 다른 시설물이 점자블록을 침범해서 시각장애인의 통행을 방해하는 경우도 많다. 점자블록 위에 노점을 설치하고 물건을 쌓아두거나 심지어 점자블록을 무시하고 버스정류장이나 전봇대가 설치된 사례들이 다수 발견됐다.  

(왼쪽부터) 버스정류장, 변압기, 화단, 광고물 등 각종 시설물이 점자블록을 침범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점자블록이 잘못 설치되어 재설치할 것을 요구하는 민원도 있었다. 한 민원인은 횡단보도를 향해야 할 선형블록이 교차로 중간으로 향해 있다며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사거리에 있는 선형블록이 횡단보도에서 벗어나도록 잘못 설치되어 있습니다. 현재 설치된 선형블록을 따라 이동했다간 사거리 한가운데로 들어가 끔찍한 사고를 당할 수 있으니 다시 설치해 주세요." (2018년 1월)

"점자블록은 2가지 신호밖에 없어서 배치가 중요한데, 점형과 선형 점자블록이 뒤섞여 있습니다." (2018년 9월)

"시각장애인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 방향의 지표가 되는 선형블록이 엉뚱한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특히 △△네거리에 설치된 선형블록이 왕복 11차로를 향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이니 빠른 대응을 부탁드립니다." (2019년 5월)

도로를 향하고 있는 점자블록 ⓒ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는 지자체별로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신고 건을 즉각 조치할 것과 점자블록 미설치 지역과 기준에 미비하거나 방향 유도에 오류가 있는 점자블록을 재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점자블록 실태조사 범위를 확대하여 개선 필요사항을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개선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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