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행복제일! ‘힐링도시 노원’... 오승록 구청장을 만나다
구민행복제일! ‘힐링도시 노원’... 오승록 구청장을 만나다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1.06.02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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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의병단’ 모집 20분만에 마감... “주민 연대에 감동”
“도심 속 천혜의 자연경관, 모두 함께 즐겨야죠” 무장애환경 만들기 ‘앞장’
100년 살림 책임질 ‘바이오메디컬단지’, 2025년 조성 착수
정의철 서울북부장애인복지관장과 장애계 현안 논의
서울 노원구 오승록 구청장.

▣ 기획특집 [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④] : 서울시 노원구 오승록 구청장

기획특집 ‘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그 네 번째 인물은 서울 노원구 오승록 구청장이다. 노원구는 서울 자치구 중 장애인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곳이다. 오승록 구청장은 이를 염두에 두고 임기 시작부터 ‘장애인친화도시’ 만들기에 힘써왔다. 도심 속 천혜의 자연경관을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환경을 조성해나가는데 주력했다. 뿐만 아니라 올 1월에는 ‘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를 개소해 장애인 자립에 기여하며 취약계층 삶의 질 높이기에 힘쓰고 있다. 이와 더불어 노원구를 돈 버는 자치구로 거듭나게 할 ‘바이오메디컬단지’ 유치까지 이뤄냈다. 노원의 100년을 내다보며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를 만나보았다.

이날 인터뷰에는 정의철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신임 관장도 동행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과 정의철 관장은 지체장애인 인구 동향,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노원구 지체장애인 복지 증진을 도모하기로 약속했다.

정의철 관장은 “고령 인구 비중이 가장 큰 장애유형 중 하나가 지체장애일 것”이라며 “사회가 발전하면서 교통사고율도 줄고 소아마비도 사라져서 선천발생률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지체장애인 동향에 대해 설명했다 또 “사회 전반적 흐름에 따라 장애인구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복지관에서는 ‘유형별 고령 장애인 특화 프로그램’ 기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록 구청장은 “장애인 전용시설을 만들어 놓아도 이용률이 낮으면 결국 비장애인들이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모든 공공시설을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지, 장애인 전용시설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차별이라는 시각도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정책을 추진하면서 드러난 문제점을 말했다. 또한 “장애인복지관에서 꾸준히 구청 장애인복지과와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승록 구청장과 정의철 관장은 지난 5월 13일 만나 장애인 복지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소셜포커스

Q. 구청장님 안녕하세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데 백신 접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지난 4월 1일부터 노원구민체육센터에 제1호 백신접종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또 5월 6일부터는 월계문화체육센터에 제2호 접종센터도 운영하고 있어 75세 이상 어르신 백신접종이 마무리될 것 같아요.

우선접종 대상이 75세 이상의 어르신인 만큼 세심한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백신을 보관할 초저온냉동고와 의료진과 행정인력 배치, 비상상황 모의훈련까지 확인 또 확인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했어요.

접종 수요조사도 큰일이었는데요. 어르신들은 온라인 예약절차를 낯설어하시고 거동도 불편하시다보니 가정방문 방식으로 조사했습니다. 구청과 각 주민센터 직원 1천300명이 힘써주신 결과 3월까지 접종대상자의 약 81%가 동의하셨어요. 서울시 평균보다 약 10% 높은 수준입니다.

초반에는 하루 평균 접종자 수가 400명 정도였는데 5월부터는 의료진을 더 투입해서 1일 평균 접종자 수가 600명 정도로 늘었어요. 5월 22일부터는 2차 접종도 시작했습니다.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접종센터 운영에 구민분들이 큰 힘이 되어주고 계신다구요?

네. 구민으로 구성된 ‘백신의병단’이 센터에서 예진표 작성과 동선 안내, 접종 후 유의사항 안내 등 여러가지를 도와주고 계세요. 접수 20분 만에 100명 모집이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지난해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일 때도 구민들이 ‘면마스크의병단’을 스스로 조직하셨거든요. 구민여러분의 연대의식과 배려에 한 번 더 감동했습니다.

Q. 접종 현장에서 최고령 접종자 106세의 최 할머니와 만나셨는데요. 어떤 말씀을 나누셨나요?

106세 어르신이 접종하러 오신 걸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요양보호사와 함께 방문하셨는데 믿기지 않을 만큼 정정하셨어요. 혈압 약을 드시고 계셔서 망설이다가 괜찮다는 뉴스를 보고 접종을 결심했다고 하시더라구요. “나야 살만큼 살아서 괜찮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맞아야 하지 않겠어?”하시면서요. 아마 접종하러 온 어르신들은 대부분 같은 마음이셨을 거예요. 최 할머니는 접종 후에 30분 정도 쉬다가 댁으로 무사히 귀가하셨습니다. 1차 접종 3주 후에 2차 접종까지 마치셨어요. 몸살 기운이 약간 있었던 것 빼고는 큰 이상이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노원구 제1호 백신접종센터가 개소한 4월 1일 접종대상자와 대화하고 있는 오승록 구청장. (사진=노원구청)

Q. 노원구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 인구 현황은 어떻습니까?

올해 3월 기준 장애인 인구는 2만7천224명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2번째로 많습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만5천829명으로 3번째로 많구요. 그 중 독거어르신이 2만2천명이 넘어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수는 2만1천105가구(3만321명)으로 서울시에서 가장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취약계층 정책이 항상 최우선인 게 당연하죠.

특히 장애인 정책은 취임 초부터 ‘장애인친화도시 조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진행해 왔습니다. 2018년 실시한 노원구 장애인 실태조사를 토대로 사례 맞춤형 지원, 이동권 보장강화, 장애인식개선 총 3개 정책과제를 설정하고 다양한 세부사업을 운영 중입니다. 일자리 지원부터 장애인가족과 단체도 지원하고 있구요. 그 외에도 복지시설 역량강화, 장애인 실종예방사업, 보도 정비, 장애인바우처택시 등 사업이 있습니다.

Q. 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가 올 1월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최초인데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장애인 취업 정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중심 기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센터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장애인들이 취업 정보를 얻으려면 단체 홈페이지에 하나하나 들어가거나, 전화로 알아보다가 지치는 경우가 많거든요.

현재 센터에는 총 4명의 사회복지사가 취업 연계 및 취업 후 적응 지도,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장애인식개선 등 다양한 장애인고용 관련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일자리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는 게 올해 가장 큰 목표구요. 복지관, 직업재활시설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서 장애유형별 일자리 연계사업도 중점 추진할 생각입니다.

센터 홈페이지 접속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65명이었던 1일 평균 접속자 수가 4월에는 140명으로 늘었습니다. 센터 건물에는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장애인단체 5개소, 교육장 등이 모여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원구청은 서울 지자체 최초로 장애인취업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사진=노원구청)

Q. 서울 자치구 중 학령기 인구도 가장 많습니다. 장애·비장애아동 통합교육에 대한 준비를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통합교육에 대해서는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교육적 관점에서만 볼 일이 아니라 시설이나 제도, 인식개선까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2019년에 학부모 간담회를 열어서 의견을 청취해봤어요. 비장애학생 학부모, 장애학생 학부모 각각 걱정이 많으시더라구요. 비장애학생 학부모는 선생님들의 관심이 장애학생들에게만 쏠리지 않을까, 장애학생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차별받지 않을까 걱정하세요. 장애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입장 차이인거죠.

그래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만나서 함께하는 기회를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사례는 2019년 하계종합사회복지관에 조성한 무장애놀이터 ‘라온아띠’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놀이터로 운영해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장애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했어요. 안대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시각장애체험’, 저주파 치료기를 팔에 붙이고 블록을 쌓아보는 ‘편마비 체험’ 등 총 7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Q. '돈 버는 자치구' 만들기에 중점을 두고 계신데요. 그 중심인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조성 사업 진행 상황은 어떤가요?

노원구는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재정자립도가 하위권에 머물고 있어요. 스스로 돈 버는 자치구로 거듭나고자 많은 고민을 한 끝에 내린 결론이 바로 바이오메디컬 단지 조성입니다. 노원구의 100년 먹거리를 가져다 줄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바이오산업을 선택한 건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 때문입니다. 바이오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반도체 산업의 5배라고 해요. 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까지 약 7만5천평의 대규모단지에 병원 및 바이오연구단지가 세워지고 부수적으로 컨벤션, 호텔, 쇼핑센터 등까지 들어서면 대략 8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과 협력체계 강화에도 힘쓰고 있어요. 작년 11월에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TF팀을 꾸려서 사업 구상부터 실무까지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벤치마킹을 위해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를 시작으로 송도, 오송, 원주 등 기존의 바이오단지를 방문할 계획이에요. 이르면 2025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 달동네'로 유명한 백사마을의 재정비가 내년 시작됩니다. 계획과 전망은 어떤가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상생형 주거지’를 모토로 18만6천965㎡ 면적에 총 2천437세대의 주택을 세우게 됩니다. 다양한 규모의 1천953세대 아파트와 484세대의 일반주택이 들어설 예정인데, 기존의 골목길을 최대한 살려서 주택들이 어우러지게끔 할 생각입니다. 또 전시관을 건립해 마을의 예전 모습을 담은 사진, 물건 등을 전시하려고 합니다. 계획대로 내년에 착공을 시작하게 된다면 2025년 상반기에는 완공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불암산전망대에 오른 휠체어 이용자들이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노원구청)

Q. 이동약자도 즐길 수 있는 불암산 힐링타운 엘리베이터 전망대가 개소했습니다. 문화여가시설 접근성 확보에 대한 구청장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앞으로 모든 문화여가시설이 이동약자를 기준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가 편하다고 하잖아요? 단차 없고 넉넉한 너비의 데크 길을 불편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요.

불암산 엘리베이터 전망대가 좋은 모범사례가 됐다고 생각해요. 순환산책로는 모든 구간의 폭이 1.8미터 이상이고, 경사도는 8% 이하로 완만합니다. 또 전망대까지 연결되어 있어 중앙에서는 엘리베이터로, 양쪽에서는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어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모두 전망대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죠.

장애인의 날을 맞아 4월 23일에 기념식을 했는데 참석한 한 장애인 분이 “불암산 전망대 덕분에 산 정상을 바라보는 생각치도 못한 호사를 누린다. 다들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해서 대표로 전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참 뿌듯했습니다. 월계동 영축산 순환산책로도 4월 말 개통했습니다. 이 곳 역시 널따란 무장애 데크 길로 조성되어 있어서 전동휠체어를 타고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어요. 앞으로도 장애인을 비롯한 이동약자들이 원하는 곳을 누빌 수 있도록 무장애환경 조성에 힘쓰겠습니다.

Q. 도시경관사업에도 열심이십니다. 도시 경관을 정비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구민들의 행복이 최우선이죠. 매일매일,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삶터를 만들고자 하는 게 도시경관사업의 핵심입니다. 다행히 노원구에는 좋은 산도 많고 하천도 많습니다. 그것들만 잘 활용해도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손색이 없어요. 주민들이 즐겨 찾는 하천을 중심으로 산책길을 재정비하고, 계절을 물씬 느낄 수 있는 풀과 꽃도 많이 심었습니다. 벤치나 운동기구, 그늘막도 확충해가고 있구요.

작년에 당현천 음악분수를 새로 설치했는데 혹시 가보셨나요? 여름에 쉬기 정말 좋아요. 영축산에는 불암산처럼 무장애순환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수락산에도 순환산책로 조성을 준비 중입니다.

또 소개하고 싶은 곳이 경춘선 숲길인데요. 공릉동 폐경춘선길 6.3km를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곳이거든요. 주민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뿌듯합니다. 불빛정원은 밤에 한 번 꼭 가보세요. 미디어글라스도 있고 조명이 정말 화려하거든요. 올해 안에는 기차카페, 경춘선숲길 갤러리, 인형극장도 들어섭니다. 다른 지역 주민들도 많이 찾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노원구는 올해 중랑천과 당현천에 대규모 개양귀비꽃밭을 조성했다. 흐드러진 개양귀비꽃에 걸음을 멈춘 구민들의 모습. (사진=노원구청)

Q. 노원구민과 소셜포커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노원구는 여성, 아동, 어르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에 늘 앞장서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오늘이 행복하고 내일이 기대되는, 모두가 살기 좋은 노원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이지만 이에 맞서는 국민 여러분의 연대와 협력의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습니다. 비록 사회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서로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기에 우리는 반드시 이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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