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젊은 봉사자 양성에 주력하고 있어요!”
“지역의 젊은 봉사자 양성에 주력하고 있어요!”
  • 염민호 편집장
  • 승인 2021.06.0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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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 회장직은 무보수 명예직… “그러나 본업 보다 우선”

◼인터뷰 : 대한적십자사 경상북도지사 류시문 회장

대한적십자사 경상북도지사 류시문 회장 ⓒ소셜포커스

“장애인 복지에도 문(門)이 있어야 합니다. 그 문은 바로 추구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문에 들어서려면 길이 있어야 하고 그 길은 바로 편의시설을 갖추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길이어야 합니다. 그 길에서 우리는 함께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모습으로 삶을 이어가야 하는 것이지요.”

대한적십자사 경상북도지사 류시문 회장의 말이다. 그의 인생철학을 엿볼 수 있는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 글 첫머리에 먼저 소개 했다. 류 회장은 대화를 나누는 내내 얼굴에 온화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부끄럽지만 기자의 무지를 드러내지 않을 수 없었다. 적십자사 하면 그 규모가 국제적인 봉사단체로 널리 알려져 있기에 어느 정도 국가의 재정지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적십자사의 모든 예산이 자원봉사활동을 펼치는 회원의 회비와 사회각층에서 보내 온 성금으로 모두 충당된다고 했다.

류 회장의 경북도지사 회장직도 무보수 명예직이다. 그렇지만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업무보다 우선하여 최대한 지사에 출근하여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상북도 23개 시ㆍ군 지역을 순회하면서 각종 봉사활동 현장을 찾아 회원들을 격려하거나, 그 지역 기업인이나 유지들을 만나 적십자사 활동을 홍보하고 협조를 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류시문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RCHC(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 멤버이다. 멤버 가입은 전국에서 154호이며, 경북에서는 네 번째로 고액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북 예천군 출신으로 어린 시절 고막을 잃고 한쪽 다리도 불편한 장애인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났다. 뒤늦은 나이에 건설업에 뛰어들어 자수성가 했고, 사회에서 거둔 이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기부활동을 이어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억 원 이상을 기부하면 주어지는 아너소사이어티 서울 1호, 전국 2호 회원이기도 하다.

집안의 내력이랄까, 류 회장의 어머니도 평생 폐지를 수집하는 등 근검절약하며 모은 재산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며 살아왔다. 할머니와 부친의 선행을 보며 자란 아들도 기부활동에 앞장서는 등 3대가 사회봉사활동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적십자사가 일반 대중에게 너무 익숙한 봉사단체라서 오히려 사람들이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적십자회원이 펼치는 봉사활동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상관없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에서나 펼쳐진다. 지난 4월 24일 경북 안동시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5일 동안 산림 80ha와 주택 4채를 불태웠다. 화재진압 현장을 찾아간 경북적십자사 회원들은 산불진압이 끝날때까지 긴급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산불이 시작되자 대피한 주민 150여명에게 긴급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산불진화에 나선 대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기까지 매일 3천여명분의 식사를 마련하는 등 긴급 구호활동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산불피해지역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산불피해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심리검사와 상담지원 및 구호물품을 나누어 주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서도 적십자 회원들의 봉사를 위한 열정은 변함이 없었다.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현재의 회원을 이어갈 젊은 봉사회원의 충원입니다. 누구나 재난을 당할 수 있고, 또한 이들을 지원하고 도와줄 봉사자가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회원의 고령화가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을 멈추어야 합니다. 가슴에 인류애(人類愛)로 가득한 젊은 세대가 이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회원 영입과 적십자정신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계속해나갈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은 적십자사의 전반적인 후원 감소와 회원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재난이 있는 곳에 봉사활동이 있다는 정신으로 지역 내 소외계층을 돌아보고 도움의 손길을 놓치지 않고 있다.

“역사를 보면 유럽에서 창궐한 흑사병으로 유럽의 인구 절반이 줄었어요. 그 결과 노동력 부족 현상으로 노동자의 지위가 올라가고 유럽의 봉건제도가 종말을 가져왔지요.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각종 기술의 혁신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나 경제가 번영하는 등 새로운 역사가 진행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도 슬기롭게 극복하면 보다 발전되고 살기 좋은 새로운 역사를 맞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현재의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 가운데 우리 적십자사의 봉사활동도 큰 일익을 감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류시문 회장은 재난 상황에서 어려움에 빠진 이웃을 향해 도움의 손길을 펼치는 적십자사의 활동이 국내 뿐 아니라 전 인류를 향해 더욱 외연을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경북지사 사옥의 문턱이 더욱 낮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의 젊은 세대가 적십자사 정신을 이해하고 수시로 출입하면서 함께 호흡을 맞추어 일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경상북도지사 류시문 회장 ⓒ소셜포커스

▶류시문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경상북도지사 회장(2019.11~현재)
◼(주)한맥도시개발 회장(1996.11~현재)
◼(주)한맥, (주)한맥네이처 회장(2018~현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서울1호, 전국2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초대원장(2010~2012)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전국회장(2014~2017)
◼한국자원봉사협의회 공동대표(2014~2017) 외 다수

[소셜포커스 염민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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