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남당해변 친수데크 입구의 턱 하나...
홍성 남당해변 친수데크 입구의 턱 하나...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1.06.10 08: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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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이 거액 들인 “남당 노을 전망대”, 휠체어는 들어갈 수 없어
최근에 세운 관광시설, 10cm 턱 하나 없애기가 그렇게 어려웠나?
용도를 알 수 없는 통로의 사각 볼라드, 이동약자들에겐 큰 장애물
유행처럼 따라 하는 해상 스카이워크, 장애인 불편시설까지 따라해서야
남당노을전망대의 입구는 불법 단차와 용도를 알 수 없는 사각 볼라드가 이동약자의 출입을 막고 있다.
남당노을전망대의 입구는 불법 단차와 용도를 알 수 없는 사각 볼라드가 이동약자의 출입을 막고 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조봉현 논설위원] =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 바닷가에 새로운 관광시설이 생겼다. “남당 노을 전망대”라고 하는 해상 스카이워크가 세워졌다. 해변도로에서 바다 안쪽으로 해상 공중을 산책을 할 수 있는 친수 데크로드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여 물이 빠지면 바닷가는 넓은 면적의 백사장과 뻘이 드러난다. 따라서 썰물 때는 스카이워크 이래의 해수면도 사라진다. 그리고 밀물 때 다시 해수면이 형성된다.

홍성군은 지난 4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남당항의 백사장 복원과 남당 노을 전망대를 설치하여 새로운 관광명소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침식된 67,000㎥ 규모의 해안을 모래로 다시 덮고, ‘남당 노을 전망대’라는 친수데크를 설치해, 남당항을 찾는 관광객들이 자연경관을 즐기며 쉬어갈 휴식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 사업을 위해 해양수산부 국비 등 63억 원이 투입되었다는 사실도 함께 밝혔다. 스카이워크형 데크로드의 공사비만도 14억원이란 거액의 국민세금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필자는 그곳을 가봤다. 새로 만든 관광시설이라기에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했지만, 홍성군 공식블로그의 홍보사진에 나타난 입구의 단차를 보고 “아니, 이럴 수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망대의 입구는 높이 10cm 정도의 단차가 형성되어 휠체어의 출입은 불가능했다. 10cm는 반 뼘도 안 되는 높이다. 이 높이도 휠체어에게는 큰 절벽이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그 정도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통과할 수 있을 텐데, 그게 무슨 큰 문제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큰 문제다. 요즈음 장애인이 이용하는 휠체어는 대부분 전동이라서 무게가 100kg이 넘기 때문에 아무나 쉽게 도울 수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득이한 사유가 아님에도 장애인이 스스로 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지 못하는 것이 되고, 이는 장애인을 차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한 취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도 나와있다.

또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의 시행규칙에 의하면 “장애인 등의 통행이 가능한 접근로에서 연결부 등에 부득이한 단차가 있을 경우 그 높이는 2cm 이내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불법시설이자 부실공사나 마찬가지다.

이 남당전망대 진입로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사각 볼라드 2개가 통로 한가운데를 가로막고 있다. 그곳에 설치된 키작은 사각볼라드는 시각장애인의 통행에 치명적인 장애물이 된다. 볼라드에 부딛혀서 넘어지고 모서리 등에 다칠 수도 있다. 뿐만아니라 휠체어 통행로의 법정 유효폭 1.2m를 침해하기 때문에 휠체어 이용자에게도 불편을 준다.

볼라드는 주로 자동차 진입을 막기 위해 많이 설치하는 시설인데, 그게 왜 그곳에 있을까? 시각장애인과 휠체어 이용자에게 골탕을 먹이려는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이해할 수가 없다. 그 시설은 나무데크이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자동차 진입이 불가능한 구조다. 그래도 만에 하나 누군가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차량진입을 시도하려는 것이 걱정되는 기우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막으려는 목적이라면, 장애인의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도로쪽으로 앞당겨서 휠체어 출입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낮은 사각볼라드가 아닌 좀더 높은 원통형 볼라드로 설치되어야 한다. 

전망대 입구에는 이 시설의 공사에 관련된 회사와 책임자들을 기록한 표지석이 있었다. 홍성군청에서 시행하였고, (주)세일종합기술공사의 설계에 통일종합건설(주)이 시공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이처럼 개념이 없는 회사들에게 다른 공공시설의 공사를 맡기지는 않는지 걱정이다.

요즈음 지자체별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치 좋은 곳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하는 곳이 많다. 필자는 이번을 포함하여 3곳을 가 봤지만, 장애인 접근성이 완전하게 보장 된 곳은 없었다. 그러나 필자가 방문하지 않았던 다수의 시설에선 장애인 접근성이 무난하리라고 믿고 싶다.

본지는 지난 2월 22일자로 “부산 서구청이 거액들인 관광시설, 이동약자에겐 반쪽”이라는 기사를 통해 부산 송도해변의 해상스카이워크 장애인 불편시설에 대해서 지적한 적이 있다. 양쪽의 스카이워크 중 한쪽의 입구가 계단구조로 되어 있어 이동약자가 들어갈 수 없는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유행처럼 따라 하는 스카이워크, 왜 장애인 불편시설까지 따라하는지 답답하다.

남당 노을전망대의 전체 모습 ⓒ소셜포커스
남당 노을전망대의 전체 모습 ⓒ소셜포커스
남당노을전망대 출입구의 단차 높이 ⓒ소셜포커스
남당노을전망대 출입구의 단차 높이 ⓒ소셜포커스
시설공사와 관계되는 회사와 책임자들이 기록된 표지석, 이처럼 개념없는 회사들이 다른 공공시설의 공사를 하지는 않는지 걱정이다.
시설공사와 관계되는 회사와 책임자들이 기록된 표지석, 이처럼 개념없는 회사들이 다른 공공시설의 공사를 하지는 않는지 걱정이다.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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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 2021-06-14 09:12:09
기존의 오래된 시설같은것을 개선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시설물은 장애인편의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저런 단순한부분의 불편시설은 없었을텐데 건설시공사 책임자와 관리기관 담당자들의 무관심이 분노를 일으키네요. 저들의 가족이 장애인이라서 저런 불편시설로 인해 차별받는다해도 저이들은 지금과 똑같이 했을까요?관광은 비장애인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겠지요~~시정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