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교수, "은퇴해도 제자양성 멈출 순 없죠"
김종인 교수, "은퇴해도 제자양성 멈출 순 없죠"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1.06.21 13: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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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활학 1인자... 30여년간 장애인 자립에 헌신
"은퇴 후에도 제자 양성 이어갈 것"... 연구·자문 활동 계획도
장애인재 양성 확대해야... 장애수당·감면정책 확대는 의미 없어
한국 사회복지정책 기틀 마련에 기여한 나사렛대학교 김종인 교수가 이달 교수직에서 퇴임한다. 30여년간 재활학 연구와 제자 양성에 매진해 온 그의 은퇴 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26년간 장애인 재활과 자립을 위해 헌신해온 나사렛대학교 김종인 교수가 퇴임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연구실을 찾았다. 1980년대 후반,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기틀을 다진 김종인 교수는 지금까지 인간재활학 분야의 국내 1인자로 꼽히고 있다. 인터뷰에서 그는 교수직에서는 은퇴하지만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해 계속 뜻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근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자.

Q. 안녕하세요. 교수님 은퇴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코스윈빌리지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네. 코스윈빌리지 안에 들어서는 레지던스(주거단지)의 분양을 대행하기로 했던 회사가 협약을 파기하면서 문제가 생기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은 중단 없이 진행할 계획입니다. 다시 믿을만한 사업 파트너를 찾는 데에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이미 부지 소유주 분이 저희와 뜻을 같이 하겠다고 확실히 의사를 밝히셨거든요. 더 이상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Q. 코스윈빌리지가 또 하나의 시설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가 많았습니다. 

시설과는 그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코스윈빌리지의 조성 의의는 발달장애인이 자립해서 살 수 있는 사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시설의 존재 목적은 장애인을 보호하는 것이죠. 그저 안전하게 먹고 자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일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자는 겁니다. 

Q. 교수직에서는 은퇴하지만 맡은 일이 워낙 많아 계속 바쁘실듯 합니다.

우선 감사하게도 국민연금 장애정도심사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 위촉되어서 관련 업무를 하게 됐습니다. 또 은퇴를 하긴 하지만 명예교수로서 제자 양성에도 꾸준히 힘쓸 예정이구요. 재활학 분야 전문가가 부족하다보니 교편을 놓을 수가 없는 상황이네요.

Q.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원장 역할에도 소홀할 수 없으실텐데요.

그럼요. 우선 코로나 상황이 좀 해소되면 해외 연구진 인프라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하고자 합니다. 장애인 정책 개발에서 나아가서 취약계증 인재개발 방안을 함께 논의할 해외 파트너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또 발달행정보조사 강의도 계속하려고 합니다. 발달행정보조사는 우리 연구원에서 만든 민간자격인데 전국 31개 복지관에서 교육이 진행되고 있어요. 첫 4시간 강의는 무조건 제가 맡아서 한명 한명 얼굴과 이름을 외우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왔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Q. 신앙생활도 발달장애인과 함께하고 계신다구요.

다니는 교회에서 발달장애인 주일학교를 이끌고 있습니다. 현재 구성원은 12명 정도입니다. 매주 주일에 만나 성경 말씀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서로 존중하고, 존중 받는 경험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는 것이 보일 때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주일학교에 참여한 뒤 취업에 모두 성공한 친구들이에요. 하루하루 오늘도 무사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Q. 은혜재단 운영이 곧 정상화될 전망이라고 들었습니다.

네. 은혜재단이 6년 간의 소송을 마무리하고 곧 제2의 창립을 하게 됩니다. '복지팜'을 조성해 탈시설 선도모델로 제시할 계획인데요. 발달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치유농원을 만들고 매니저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Q. 이외에 다른 계획도 하고 계신가요?

지금은 젊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알아서 자기 자리를 찾아 활동하고 있어서 제가 할 일이 많이 줄었죠. 이제 제 역할은 그들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을 찾아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 하나가 재활학을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유튜브 채널 개설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채널 이름은 김종인의 재활복지TV로 정했는데 컨텐츠는 아직 구상 중입니다.

Q.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신다면요?

고용복지를 확대해야 합니다. 발달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능력을 계발해서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장애수당이나 감면제도를 확대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또 사회복지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 로드맵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 여건상 근본적인 직업 목적을 실현하기가 힘들어요. 사회복지사들이 행정 업무에 치이느라 서비스 개발이나 품질 향상까지 고려할 수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앞으로 개선 방향성을 제시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등 역할은 제가 맡아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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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호 2021-06-23 11:48:19
교수님, 80년 초에 처음 뵈었던 모습, 지금도 인품, 모습 한결 같이 변함이 없으십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장애인복지 발전과 후배들을 위한 더 큰 뜻 이루시길 응원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