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근대사 위인들과 만나는 두류공원
대구의 근대사 위인들과 만나는 두류공원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1.07.02 17: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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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류산과 금봉산 중심으로 조성한 공원, 각종 문화·체육시설 들어서
한국 민주화 운동의 효시, 대구2·28민주운동 기념탑 등 다양한 시설
인물동산엔 대구의 근대사를 빛낸 문학가와 애국지사 등 업적 기려
곳곳의 산책로에 단차 등 이동약자 불편시설은 속히 개선해야 할 듯

두류공원은 대구광역시의 중심부에 있으며, 대구에서 가장 큰 공원이다. 시내 한가운데 나란히 위치한 두류산과 금봉산은 낮은 야산이지만 거대한 분지형 도시인 대구에서는 허파와 같은 존재다. 1977년 대구시는 이곳에 50만여 평의 공원을 조성하였고, 그 이후 많은 문화체육시설이 들어섰다. 두류공원은 과거 한때 문화관광부 발표 국내 최다방문객을 기록한 적도 있을 만큼 유명한 공원이다.

공원 한가운데로 8차선 두류공원로가 관통하면서 두류산 구역과 금봉산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금봉산 구역은 초대형 야외음악당과 문화예술회관, 도서관 등 문화시설과 야구장과 테니스장, 수영장 등 체육시설이 모여있다. 2·28 기념탑과 인물동산 등 다양한 기념시설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두류산 구역에는 이월드에서 각종 위락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두류산의 정상부에 자리잡은 83타워는 대구의 랜드마크다. 200m 높이의 전망대에선 대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두류산 쪽은 83타워를 포함하여 각종 위락시설을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으나, 탐방로 산책만 하는 것은 입장료 없이 누구나 가능하다. 두류산 구역은 민간시설이 많다 보니, 공원 역할이 충실한 곳은 아무래도 금봉산 구역이다.

공원 북쪽으로는 두류동이 인접하고, 남쪽으로는 대명동과 성당동이 인접해 있다. 정문에 해당하는 북쪽 출입구에서 불과 500여 미터 거리에 지하철 2호선 두류역이 있으며, 지하철 1호선 서부정류장역에서 접근하면 공원 서남단의 성당못까지 600여 미터 거리다. 공원 주변으로 6개 지역에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으며, 공원 내부의 주차장도 충분하여 접근성이 우수한 편이다. 이로 인해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동약자들이 방문하기에도 편리하다.

이처럼 교통접근성은 우수하나 정보접근성은 미흡한 편이다. 대구에서 제일 크고 중심공원임에도 홈페이지가 없으며, 이 공원을 소개하는 리플릿 자료도 없다. 공원 안에 소재한 관광정보센터에는 대구 전역의 관광시설을 소개하는 많은 홍보물이 비치되어 있지만, 두류공원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리플릿만은 찾을 수 없었다.

서울에는 수많은 공원들이 있으며, 어느 공원이든지 인터넷으로 조회하면 “서울의 산과 공원” 홈페이지의 하위 메뉴로 구성된 해당 공원 싸이트로 연결되고, 많은 자료들을 볼 수 있다. 서울의 공원이 아니더라도 어느 지역이나 규모가 큰 공원은 관리사무소나 방문자센터 등에 가면 그 공원을 소개하는 리플릿을 쉽게 구할 수 있다. 필자가 본지에서 연재하는 “전국의 공원, 휠체어로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취재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대구광역시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신경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

두류공원 입구의 모습 ⓒ소셜포커스
83타워에서 내려다 본 공원과 대구시내 풍경 ⓒ소셜포커스

공원 안으로 들어오면 주차장이 있고 가까이에 2·28 기념탑이 보인다. 제법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상당히 의미있는 시설임을 느낄 수 있다.

광주시가 5월의 도시라면 대구시는 2월의 도시다. 광주에 5·18이 있다면 대구에는 2·28 있다. 민주주의 정착과정이 길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대구의 2·28 학생 민주의거는 체계화된 민주와 투쟁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1960년 사사오입개헌이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비민주적 개헌을 통해 부당한 장기집권을 시도하는 자유당 정권은 1960년 3월 15일 실시할 정·부통령 선거에 불법적인 수단을 총동원했다.

일요일에 열리는 야당의 유세장에 학생들이 참석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당국은 대구의 모든 공립고등학교에 터무니없는 이유로 등교지시를 내렸다. 학생들은 학교별 긴급회의 등을 열어 그 부당함을 지적하고 철회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각 학교의 대표학생들이 모여 대책을 마련하고, 2월 28일 일제히 궐기했다. 마침내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초의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횃불이 타오른 것이다. 그러나 독재정권은 기어이 3·15부정선거를 감행했고, 결국은 4·19의거를 통해 붕괴되었다.

두류공원에서 2·28 민주운동 기념탑과 주변의 조형물을 통해 대구 민주운동의 숭고한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 곳에는 2·28 민주열사들의 이름을 모두 새긴 조형물도 있다. 2·28공간은 기념탑의 탑신 바로 앞뒤로 근접관람이 가능하도록 경사로 등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휠체어 접근도 충분히 가능하다.

2·28민주운동 기념탑의 전경 ⓒ소셜포커스
기념탑 주변의 조형물과 탑신까지 연결된 경사로 ⓒ소셜포커스

대구의 2월은 또 다른 각별한 의미가 있는 달이다. 1904년 2월에 대구에서 시작되었던 국채보상운동을 기리는 달이다. 1904년 일제의 간교한 고문정치(顧問政治)는 한국이 막대한 강제차관을 쓰게 하여 경제적 예속을 시도했다. 국채보상운동은 일제의 경제침탈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위한 주권수호운동이다. 국가의 채무를 국민들이 성금을 모아서 갚아야 하는 당시의 우리 민족에겐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공원 탐방로를 돌다보면 인물동산에서 대구의 근대사를 빛냈던 위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민족시인 이상화, 소설가 현진건, 항일독립운동가 운경 조기홍과 백산 우재룡 등 9명의 인물을 기리는 시설이다.

이상화(1901∼1943)는 민족시인으로 식민 치하의 민족적 비애와 저항의식을 기조로 많은 시를 남겼다. 특히 그의 대표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과 조국애를 절실하고 소박한 감정으로 노래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는 시다. 대구근대화 골목에는 그의 고택이 잘 보존되어 있다.

소설가 현진건(1900∼1943)은 「빈처」, 「운수 좋은 날」 등을 저술하였으며, 일제 강점기 때 활동하였으며, 염상섭, 김동인과 함께 한국 단편소설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인물동산에 그의 현진건 문학비가 있다.

인물동산에는 시인으로 유명한 이장희, 백기만, 최양희의 시비가 있으며, 화가로 활동한 이인성의 동상도 볼 수 있다.

각 인물별로 흉상과 작품 및 업적을 소개하는 기념비 등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인물동산은 현장학습 및 체험활동을 통해 독립운동과 역사, 문화 등 애국과 애족의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장소가 아닐까? 이 글 서두에 공원소개 리플릿이 없어서 아쉽다는 심정을 밝혔는데, 리플릿이 제작되면 이곳 인물 동산 주인공들의 업적도 함께 소개했으면 좋겠다.

민족시인 이상화의 동상과 그의 시비 ⓒ소셜포커스
현진건의 문학비 ⓒ소셜포커스
시인 최양해와 백기정, 화가 이인성, 독립운동가 조기홍의 기념물 ⓒ소셜포커스
시인 최양해와 백기정, 화가 이인성, 독립운동가 조기홍의 기념물 ⓒ소셜포커스
전통미가 가미된 탐방로 ⓒ소셜포커스

인물동산을 벗어날 쯤에 대구사범학생 독립운동 기념탑이 자리잡고 있다. 대구사범학교 학생들이 1940년 조국의 광복을 대비한 비밀결사를 통해 독립운동을 하다가 적발되어 35명이 옥고를 치른 사건을 기념하는 시설이다.

공원에는 3만여 평의 거대한 야외음악당이 시민들의 정서함양을 돕는다. 이 음악당은 대구에서 시작한 섬유기업인 코오롱이 지어서 대구시에 기부채납하면서 대구를 대표하는 문화 광장이 된다.

공원의 또 다른 명물은 서남쪽 끝자락에 있는 성당못이다. 연못의 가장자리를 잇는 수변 길을 산책할 수 있도록 데크로드를 설치했으며, 가운데에 섬을 만들어 전통미를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을 꾸몄다. 한쪽에는 한반도를 형상화 한 반도지라는 미니 연못을 만들었다.

성당못은 성당동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성당동 또한 옛날부터 내려오는 지명인데, 천주교의 성당과는 한자도 같지만 천주교 성당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야외음악당과 잔디 관람석, 멀리 83타워가 보인다. ⓒ소셜포커스
성당못의 산책로와 전통미 가득한 다리와 인공섬의 건축물 ⓒ소셜포커스
야외음악당의 무대와 의자 관람석 ⓒ소셜포커스
성당못의 수변데크를 걷다가 종점에 이르면 나가는 길이 계단으로 이어진다. 휠체어나 유아차는 다시 돌아가서 다른 통로로 나가야 한다. ⓒ소셜포커스
한반도의 모양을 형상화 한 반도지, 섬으로 나타난 곳은 대구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소셜포커스
성당못 주변의 화장실로 연결된 통로는 단차가 있어 통행에 불편을 준다. ⓒ소셜포커스
휠체어 접근이 곤란한 성당못 주변 휴게시설은 이동약자를 외톨이로 만들어 버린다. ⓒ소셜포커스

공원의 탐방로는 대부분 널찍하고 평평하여 휠체어가 이동하기에는 대체적으로 양호하지만 곳곳에 단차가 형성되어 있어 통행을 가로막고 있다. 특히 두류도서관과 야구장 사이에 분수대 및 미니연못 등 아기자기한 정원과 산책코스가 많은데, 완전 평지에 조성된 시설임에도 곳곳에 단차가 많아 휠체어나 유아차 이용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큰 불편을 주고 있다.

두류공원과 같은 도심지의 공원은 휴일에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방문객이 많다. 가족단위 방문객은 대부분 유아차를 가져온다. 좀 더 큰 아이가 있으면 킥보드나 자전거도 가져온다. 또한 초고령의 노인도 바퀴가 달린 이동보조장치에 의존한다. 휠체어 뿐만 아니라 공원방문객의 상당비율은 바퀴 달린 것을 이용하는데, 단차와 노면의 요철은 이용상의 불편 뿐만 아니라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이 하루빨리 개선되어 대구 최고의 공원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분수대 주변을 도는 탐방로는 단차를 이루고 있어서 휠체어 이용자는 근접조망이 어렵다. ⓒ소셜포커스
두류산쪽 입구의 주차장과 탐방로를 연결하는 부분의 계단 ⓒ소셜포커스
83타워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차도와 인도가 있으나 휠체어는 인도로 접근할 수 없어 위험한 차도로 가야 한다. 횡단보도에 다운석을 쓰기는 했으나 법정 단차 2cm를 현저히 초과한다. ⓒ소셜포커스
휠체어 접근이 어려운 음수대 ⓒ소셜포커스
요철로 인하여 휠체어 접근이 어려운 통로, 미관상으로도 지저분해 보인다. ⓒ소셜포커스
요철로 인하여 휠체어 접근이 어려운 통로는 미관상으로도 지저분해 보인다. ⓒ소셜포커스
산책로의 수많은 단차가 이동약자의 통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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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 2021-07-08 09:59:08
두류공원의 장애인 불편시설 대부분이 경계석 턱낮춤이 제대로 안되있는거네요. 공원 조성 당시에는 장애인권 따위에는 신경안쓰는 사회적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장애인식, 장애인권 등에 관심을 갖고 저런 불편시설은 시급히 개선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구나 큰 예산이 드는것도 아니고 공원 관계자 분들의 적극적 관심이 있으면 가능할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