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가능성으로 돌아와 주기를 소망합니다.”
“1%의 가능성으로 돌아와 주기를 소망합니다.”
  • 염민호 편집장
  • 승인 2021.07.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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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악인 김홍빈 대장의 구조 소식을 기다리며
특별히 제작한 등반도구를 이용하여 빙벽을 오르는 김홍빈 대장 (사진=김홍빈 대장의 강의안에서 발췌)

“두 손이 있을 땐 나만을 위했습니다. 두 손이 없고 나서야 다른 사람이 보였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만큼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보이지 않은 새로운 손이 그렇게 말합니다.”

이 글은 산악인 김홍빈 대장(57세)이 지난 2018년 12월에 있었던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편의증진센터 직원 교육에 강사로 출강했을 때 자신이 남극에서 쓴 글이라고 소개했다.

김홍빈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 58분에 히말라야산맥의 8천미터 이상의 14좌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겨둔 브로드피크(8047m)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하고 히말라야 14좌 등정을 모두 성공한 세계 최초의 장애인이 됐다.

그러나 완등을 성공하고 하산하던 중에 크레바스(빙벽이 갈라진 틈)를 통과하다가 크레바스에 빠져 실족한 상태로 아직까지 구조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에 지난 기록을 찾아보니 앞에 소개한 2018년 교육에서 사용했던 김홍빈 대장의 강의안이 남아 있었다.

김홍빈 대장은 “자기계발(잠재능력)을 통한 끝없는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활 속 훈련 방법으로는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고 일부러 계단을 오르내린다. 컵이나 책 등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을 이용한 근력 훈련은 물론이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훈련을 멈추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극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훈련으로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등산을 하거나 무거운 짐을 지고 그 하중을 견디며 야간훈련도 한다.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도전은 더 이상 도전이라 부르지 않는다”는 그는 “불가능이라는 말은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자료를 찾던 중 등반가 한필석 님이 쓴 글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

“저와 같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 싶은 마음에 ‘희망 만들기 원정대’란 타이틀을 걸고 고산 등반을 하고 있어요. 그에 앞서 우선 저한테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싶어요. 장애인으로서의 불편함을 이겨내고 장애 전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제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거예요. 그게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어요. 삶은 처절할수록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그는 1991년 5월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의 데날리 패스(Denali Pass, 5,700m) 등정에 도전하려다가 사고로 열손가락을 잃었다. 이후로 손가락이 없는 삶은 팬티조차 자유롭게 내리거나 입을 수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을 꿈꾸며 불가능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역경은 역전의 기회”라며 “사고 이전에는 세계 어느 정상에도 오르지 못했었다”는 그는 새롭게 도전하는 동안 세계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올랐다.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13좌 등정에도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18일 오후 14좌의 마지막 남은 봉우리에 우뚝 섰다.

이제 우리는 그의 강의를 다시 한 번 회상한다. 그가 힘주어 말했던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했던 그의 말처럼 1%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돌아와 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홍빈 대장의 암벽등반 모습 (사진=김홍빈 대장의 강의안에서 발췌)
김홍빈 대장의 암벽등반 모습 (사진=김홍빈 대장의 강의안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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