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치, 장애인' 강성 지지층, 어긋난 팬덤에 與 경선판 '막장'
'양아치, 장애인' 강성 지지층, 어긋난 팬덤에 與 경선판 '막장'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1.08.10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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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숙 "신체적 장애 거론하며 비하하면 금도 넘는 것… 사과해야"
이상민 "개인적인 생각 이야기… 언쟁 있는 것은 좋지 않아"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몸만 장애인인 줄 알았는데 XXX도 장애가 있을 줄이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사직 사퇴를 권유했던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의 페이스북에 달린 강성 지지층의 댓글이다.

민주당 안에서도 경선을 관리하는 이 위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 '도를 넘었다'며 경고음이 켜진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대선후보를 향한 어긋난 팬심이 결국 해당 후보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이 위원장을 향한 도를 넘은 혐오성 공격에 주의를 요청하는 발언이 나왔다.

전혜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메타버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관위원장 발언에 대해 개인 지지성향에 따라 비난할 수는 있지만 신체적 장애까지 거론하면서 비하하거나 조롱 대상으로 삼는 것은 금도를 넘는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장애를 두고 비하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 비하 발언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발언이고 민주당원으로서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도넘는 비하발언을 보낸 분들은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무차별적 언어폭력을 당장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같은 강성 지지층의 비하 발언에 대해 '대깨명(대가리 깨져도 이재명)'이라면서 비판하는 말도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욕설 폭탄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올리며 '대깨문을 능가하는 대깨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한 라디오에서 "지사로서 선거운동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고 경기도민 입장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나. 직책을 놓고 뛰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이 위원장에게 문자 등으로 '휠체어 타고 지옥길 가라' 등 혐오성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위원장은 뉴스1에 "하루에 300~400통의 욕설 문자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위원장의 페이스북 계정에도 '당신이 뭔데 이재명 지사직을 그만 두라고 하냐', '양아치 자식', '몸만 장애인 인줄 알았는데 XXX도 장애가 있을 줄이야' 등의 혐오 댓글이 수없이 올라왔다.

한편 당사자인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한 직접적 대응은 삼가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뉴스1에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한 것인데 이 지사가 (그만두지 않겠다고) 그렇게 하는데 내가 맞써서 이야기하도 그렇고, 선관위원장이랑 특정 후보랑 언쟁이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오후 열린 선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위원장은 "다른 사람에게 비수같이 상처를 주는 것은 본인도 황폐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관위원장은 동네북"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감내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씁쓸하기는 하지만, 제 소임은 후보자를 보호하고 그런 역량과 덕목을 발현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그런 쪽을 신경써서 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실에 의거한 비판적 발언이 아닌 혐오성 발언은 지지자 차원에서 자제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 위원장에 대한 혐오 발언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과거 대선을 보더라도 유력 대선주자들은 대체로 팬덤이 강화되고 대선 시기가 임박하면 임박할 수록 거칠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지나친 문자폭탄은 중도확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경선이 끝나면 화학적 결합이 필요한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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