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장애인권국가로서 새로운 출발" 환영 표해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정부가 13년간 미뤄온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UN CRPD)' 비준 추진에 드디어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관계부처 의견 수렴을 거쳐 외교부에 선택의정서 비준을 의뢰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6월 30일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발의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 촉구 결의안'이 재석의원의 만장일치로 국회를 통과한 뒤 1달여만의 일이다.
선택의정서의 핵심은 '장애인의 권리구제'다. ▲국내법상 모든 절차를 밟고도 권리구제를 받지 못한 장애인이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진정제도'와 ▲심각하거나 조직적인 장애인 권리침해가 의심되는 경우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가 당사국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직권조사제도를 보장한다.
우리나라는 2008년 12월 장애인권리협약 비준 당시, 국내 제도 등 여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선택의정서 비준을 유보했다. "협약 비준에 앞서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의 경과를 지켜보고 국내 제도적 여건이 상승하면 시도하자"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수년간 장애계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는 구제받지 못하는 사례가 분명히 있다"며 정부가 시급히 비준을 추진할 것을 촉구해 왔다. 특히 지난해는 국회에 장애인 당사자 의원이 역대 다수 진출함에 따라 우호적인 정치적 환경이 마련되면서 국제적인 연대를 도모하기도 했다.
장애계는 보건복지부의 이번 발표에 적극적으로 환영 의사를 표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연맹(DPI)은 11일 성명을 통해 "선택의정서 비준이 외교부에 의뢰된 만큼 우리나라가 장애인 인권국가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한 준비는 모두 마쳤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