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한 강박에 대하여
행복에 대한 강박에 대하여
  • 김희정 기자
  • 승인 2021.09.2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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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FOCUS] 정유정 작가 신작 『완전한 행복』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은 정유정표 스릴러 소설의 귀환

『7년의 밤』, 『종의 기원』, 『28』, 『진이, 지니』까지.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믿고 읽는 작가’로 소개하기에 손색이 없는 정유정 작가가 이번에는 ‘행복’을 키워드로 다시 한번 정유정표 스릴러를 들고 돌아왔다.

내내 섬뜩하고 서늘한 스토리 속에서도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특유의 여운을 남기는 정유정 작가는 책을 쓸 때 ‘재미’와 ‘의미’를 생각한다고 한다. 이번 신작, 『완전한 행복』에서도 재미와 의미를 잘 버무리는데 성공했다. 특유의 치밀한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문장, 생생한 묘사로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소설은 한 여자 아이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버스도 없는 낡은 시골집에서 아이의 엄마, 유나는 늪에 사는 오리들을 줄 먹이를 만드느라 분주하다. 아이의 아빠가 괴기한 오리 소리가 들려오는 그 시골집에 온 뒤 실종되고, 수상한 유나의 과거 남자들에 대한 비밀들이 하나 둘 밝혀진다.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정유정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나의 행복’을 외치는 사회 속, ‘나만의 행복’에 대한 강박이 초래하는 결과에 대해 주목한다. 우리는 고유한 존재임과 동시에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므로, 행복이라는 키워드에 타인을 배제하는 순간 드리울 수 있는 그림자에 대해 문학적으로 풀어나간다. 그렇게 그녀는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도 책임이 있음을, 나만이 특별하다는 환상과 과한 나르시즘에 빠지지 않아야 함을 경고한다.

"언제부턴가 사회와 시대로부터 읽히는 수상쩍은 징후가 있었다. 자기애와 자존감, 행복에 대한 강박증이 바로 그것이다. 자기애와 자존감은 삶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미덕이다. 다만 온 세상이 ‘너는 특별한 존재’라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상하기 그지없었다.” – 저자의 말

정유정 작가는 소설마다 테마 음악을 정해 들으면서 작업한다고 알려져 있다. 『완전한 행복』 속 유나의 딸, ‘지유’가 화자가 되는 부분에서는 ‘기찻길 옆 오막살이’를, 주인공의 언니가 등장할 때는 패티김의 ‘사랑하는 마리아’를, 주인공의 남편이 이야기를 이끌어갈 땐 김경호의 ‘비정’을 들었다고 한다. 미리 준비해 함께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정유적 작가는 이전 ‘악의 3부작’을 마무리 하고, 이번 작품 『완전한 행복』이 준비하고 있는 ‘욕망 3부작’의 그 첫 번째 작품이라고 밝혔다. 다음 소설은 미래 디스토피아 소설을 준비한다고 하니 목 빼고 기다려보지 않을 수 없다.

[소셜포커스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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