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돗토리현’ 모니터링 투어 [2]
일본 ‘돗토리현’ 모니터링 투어 [2]
  • 전윤선 여행작가
  • 승인 2018.07.16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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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으로 나가는 배 /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돕는 승선용 경사로
▲해안으로 나가는 배 /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돕는 승선용 경사로

 

❖ 우라도메 해안 
돗토리현 우라도메(浦富海岸) 해안은 수려한 풍경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부산 오륙도를 닮은 듯, 추암 촛대 바위를 닮은 듯,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이다. 빼어난 풍광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거란 생각을 들게 한다. 
배를 타고 풍경을 만나러 가는 동안 작은 떨림과 불안한 행복이 교차 한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 온몸에 세포는 풍경 속으로 집중하면서 저 바위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저 깊은 바닷속은 어떤 생명들이 살아갈까. 순간 심쿵 했다. 우라도메 해안 풍경은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배를 타는 과정도 의미 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여행자도 안전하게 승선 할 수 있게 배와 연결된 경사로를 설치해주고 안전한 승선이 확인되면 출발한다.

▲모래 위를 자유롭게 굴러다니는 센드 휠체어
▲모래 위를 자유롭게 굴러다니는 센드 휠체어

 

❖ 돗토리 사구 
깨끗한 바다에 넓디넓은 모래언덕은 이국적이면서도 편안함은 준다. 바다와 어우러지는 편안함, 바람 부는 대로 모습을 주변과 잘 섞이는 조화로움. 모래가 주는 부드러움은 모난 마음을 다듬어 준다. 산 중턱에 바위로 태어나 긴 여정에서 딱딱하고 모난 자신의 모습을 잘게 부스고 다듬어 부드러워 진 모습으로 종착지인 바다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모래 위는 맨발로 걸어도, 아이가 뛰어 놀아도 다치지 않는다. 모래는 오염된 물을 정화시켜 깨끗함으로 되돌려 준다.  
 
사구해변에서 가장 행복했던 것은 모래 위를 굴러다니는 센드 휠체어 때문이다. 사구 주차장에서 모래해변 입구까지 센드휠체어를 타고 데크로를 따라 올라간다. 모래 휠체어(sand wheelchair)는 넓은 바퀴가 있어 모래에 푹푹 빠지지 않고 다닐 수 있다. 게다가 무료로 대여한다. 휠체어를 끌어주는 알바생도 있어 모래에서 자유롭게 이동 할 수 있다. 사구해변엔 낙타도 있다. 더운 나라가 고향인 낙타가 사구해변으로 이민 온 것이다. 
낙타는 모래위에서 쉽게 이동 할 수 있는 동물이다. 낙타는 제트(Z)자로 앉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만 있으면 낙타 등에 올라 탈 수 있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사하라 사막이나 중동의 사막까지 갈 필요 없이 돗토리 사구에서 사막을 즐길 수 있다. 

 

▲깨끗한 바다와 넓은 모래언덕은 이국적이면서도 편안함을 주었다.
▲깨끗한 바다와 넓은 모래언덕은 이국적이면서도 편안함을 주었다.

 

❖ 돗토리현 모래 미술관   
여름휴가 시즌이면 해변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센드아트. 그런데 실내에서 보는 모래예술은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래 미술관이 돗토리 현 사구 옆에 있다. 
센드 작품은 정교하고 아름다워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모래 미술관에서는 해마다 각 나라의 렌드마크를 모래로 조각해 일 년 동안 전시한다. 올해는 미국을 전시관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 
미국의 역사적 상징을 연대기 별로 모래로 작품화해 전시관 안을 가득 메웠다. 콜롬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반결하고, 미국의회가 만들어지고 노예 해방의 역사와 링컨의 위대한 일대기 까지 다양하다.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 금을 찾아 부자의 꿈을 좇는 사람들 까지…. 모래로 만들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자유의 여신상과 야구와 럭비를 즐기는 미국 사람의 문화는 작가들의 손에서 모래로 다시 태어났다. 센드 작품은 여러 나라 예술가들이 모여 두 달 동안 작업을 했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건 한국 작가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과 중국, 동북아에서는 트라이 앵글이라고 하는 한•중•일 중에 한국작가만 참여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지만 속 시원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전시관은 3층 건물에 편의시설도 정교하다. 관람객은 장애인이나 노인, 영아, 유아, 초등학생 등 관광약자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관람 동선까지 세심하게 고려했다. 3층 전망대엔 유리로 난간을 만들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여행객도 작품을 관람하는데 불편함 없다. 
돗토리현 모니터링 여행은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숙제 가득한 여행이다. 관광약자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환경, 접근 가능한 여행은 평등한 여행이다.

전윤선  장애인 여행작가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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