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관광의 으뜸 길잡이, 경주장애인관광도우미센터
장애인 관광의 으뜸 길잡이, 경주장애인관광도우미센터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1.10.12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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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관광지 경주의 장애인 관광, 준비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지원
국내 최초의 장애인 관광 지원기관으로 17년째 전문 노하우 쌓여
장애인 관광시 문화해설은 물론, 관광지의 편의시설 설치도 계도
모두에게 편한 무장애인 관광에 대한 전찬익 센터장 신념 돋보여
경주장애인관광도우미센터의 전찬익 센터장(한국지체장애인협회 경주지회장)이 장애인들을 위한 관광해설에 직접 나서고 있다.(사진=센터제공)

[소셜포커스 조봉현 논설위원] = 사람이라면 모두가 느끼게 되는 관광 욕구는 인간의 기본권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 등 관광약자에게는 이러한 기본 욕구를 충족하는데도 많은 제한을 받게 된다.

관광지마다 장애인 편의시설 미비 등으로 인하여 이동약자가 겪는 불편과 장벽이 한 두가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인이 관광에 나서기 위해서는 편의시설에 대한 사전 정보와 안내와 적정한 관광코스 개발 등 장애인에 대한 맞춤형 도움이 필요하다.

경주는 국내 최고의 관광지다. 한국인 중에서 경주 한 번 안 가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학창시절 수학여행 단골코스이기도 하다. 신라 천년 수도의 찬란한 역사유적은 도시 전체를 박물관으로 만들고 있으며, 국내 관광산업의 역사가 시작된 종합관광휴양지인 보문단지 등 볼 것, 배울 것, 즐길 것 등 관광자원이 넘쳐난다.

경주의 대부분 지역이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내 유일의 사적형 국립공원으로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다.

경주는 최고의 관광지로서 관광약자인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도움 시스템도 잘 갖추어져 있다. 경주에는 특별하게 장애인관광도우미센터가 있기 때문이다.

휠체어 이용자로서 관광지 무장애 시설에 대한 취재를 해온 필자는 이런 서비스를 하는 지역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인터넷에서 ”장애인관광“으로만 검색을 해도 ”경주장애인관광도우미센터“가 유일하게 올라온다. 그만큼 경주장애인관광도우미센터(이하 “센터”라고 함)가 독보적이고 특별하다는 것이다.

이 센터는 경북지체장애인협회 경주시지회(지회장 전찬익)에서 경상북도와 경주시의 지원을 받아 200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들의 여행욕구는 강하나, 여행정보 부족과 편의시설 미흡 등으로 인해 여행을 망설이거나 어려워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시작한 것이다.

경주의 문화유적과 장애인 편의시설 정보,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 모든 관광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장애인들의 단체관광은 물론 장애인의 개별적 관광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센터가 하는 일은 장애인 관광객을 직접 안내하면서 사적지 해설을 비롯하여 매우 다양하다. 장애인을 위한 경주지역의 여행상담은 물론, 장애유형 등 개별적 특성이나 인원 등 단체 규모에 맞는 적정코스를 개발해 주기도 한다. 이런 모든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한다.

장애인 관광 도움업무를 하면서 직접 접하게 되는 장애인 불편요소에 대해서는 해당 시설주나 기관장에게 개선을 유도하거나 개선공사를 위한 기술지원 등을 하는 것도 이 센터의 중요한 업무이다. 지장협 경주지회는 장애인편의시설기술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서 전문인력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경주의 문화유적 관광시설을 여행하다 보면 장애인 불편시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그 사례로 필자가 본지에 연재 중인 “휠체어 공원 탐방기” 취재를 위해 최근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일대를 둘러본 적이 있는데, 문제가 될만한 장애인 불편시설을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

필자의 경주 취재 여행에도 센터의 전찬익 센터장이 직접 나서서 차량 봉사는 물론 문화해설까지 맡아주었다.

센터가 시행하는 장애인 관광 지원의 방식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관광해설사 파견 및 상담 등 인력지원은 물론, 홈페이지 및 각종 안내책자와 리플릿 등을 통한 장애인 맞춤형 정보제공도 그 하나이다. 센터의 홈페이지에는 경주의 무장애 여행지 및 시설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다. 경주를 여행하려는 장애인은 이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센터의 장애인 관광도우미 사업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경주의 관광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센터장의 설명에 따르면 센터 개설 이후 경주를 방문하여 도움을 받은 장애인 관광객은 무려 15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요즈음엔 매년 1만 명이 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장애인 관광을 도와줄 전담인력 2명과 6명의 장애인 문화해설사들이 인재풀을 구성하고 있으며, 휠체어 이용자 2명이 함께 탈 수 있는 리프트 차량도 1대를 보유하고 있다.

“무장애 여행은 좁게는 휠체어가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여행지를 뜻하지만, 넓게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함께, 유모차가 필요한 영·유아 동반 가족 여행까지, 모두를 위한 여행을 뜻합니다. 경주가 무장애 관광지의 전국 표준이 될 수 있도록 평생을 바치고자 합니다.”라고 강조하는 전찬익 센터장의 선구자적 신념은 매우 강했다.

전찬익 센터장도 지제장애인이면서 관광해설사로 직접 활동하고 있다. 문화해설사 자격증은 물론, 노인심리상담사 1급 등 각종 1급 자격증을 30개나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모든 분야의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재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센터가 오랫동안 축적한 노하우는 다른 지자체와 장애인단체 등에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2018년도에는 경남도의회 소속 사회복지연구회에서 “경상남도 장애인 관광도우미센터 설치 및 운영조례안'를 준비하면서 의원들이 단체로 센터를 방문하였다. 그리고 아예 이곳에서 사회적 약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Free)“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이외에도 대구자립생활지원센터, 전북 장수군지체장애인협회 등에서 센터를 방문하여 여러 가지를 배우고 갔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다른 도시에서도 이러한 서비스를 운영했으면 한다. 장애인단체가 나서서 해당 지자체에 사업제안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단체로 경주를 방문한 장애인들을 위해 문화해설과 안내서비스를 하는 모습
단체로 경주를 방문한 장애인들을 위해 문화해설과 안내서비스를 하는 모습(사진=센터 제공)
센터의 홈페이지에는 장애인이 경주 관광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
센터의 홈페이지에는 장애인이 경주 관광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사진=홈페이지 캡쳐)
센터는 장애인 관광해설 외에도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장애인문화해설사 교육, 국제관광전 부스참여, 타장애인단체와 교류행사,경남도의회 의원들의 벤치마킹
센터는 장애인 관광해설 외에도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장애인문화해설사 교육, 국제관광전 부스참여, 타장애인단체와 교류행사,경남도의회 의원들의 벤치마킹(사진=센터제공)
센터에서 발간한 경주 장애인관광 안내책자 및 리플릿 자료
센터에서 발간한 경주 장애인관광 안내책자 및 리플릿 자료(사진=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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