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자ㆍ백치"... 정신장애인 차별하는 공공시설 조례
"정신병자ㆍ백치"... 정신장애인 차별하는 공공시설 조례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1.10.13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212개 조례, 정신질환자 문화시설 이용 제한
"정신질환자=소동유발자?" 장차법 전면 위반
'공공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자'로 개정해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 212개 공공시설 조례에서 정신질환자의 이용을 제한하는 차별적 조항을 두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 공공시설 조례를 조사한 결과, 총 212개 조례에서 정신질환자의 이용을 제한하는 조항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관련 조례가 적용되는 공공시설은 도서관, 박물관, 테마파크 등 문화시설이 가장 많았다.

이 조례들은 주로 ‘정신질환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이들의 이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입장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조례에서는 정신이상자, 정신병자, 백치 같은 비하 용어를 사용한다.

이 의원은 “운영자로서 혹시 모를 사건, 사고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분명 공공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금지해야 하는 행위가 있고 그런 행위를 할 때는 적절한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이는 특정 질환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분야 전문가는 정신건강복지법과 관련 법령 외에서 정신질환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부정적 효과와 결부시키는 것은 그 자체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말하는 차별이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UN CRPD)을 정면에서 위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정신질환자의 문화시설 이용을 조례로서 제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212개 조례 중에서는 정신질환자를 정신이상자나 백치 등 비하적으로 표현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출처=이상헌 의원실)

‘정신질환자’는 정신건강복지법상 정의가 내려진 용어다. 그렇기 때문에 조례에 이 용어를 적시해서는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정신질환자라는 용어와 부정적 효과를 연관지어 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치료와 무관한 영역에서 그 사람을 병명으로 부르는 자체가 차별이자 낙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생활에서 정신건강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정신이상자, 정신병자, 백치 등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차별을 넘어 혐오 표현에 해당한다.

이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해당 조례의 대안으로 ‘공공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자’ 또는 ‘이용자 안전에 현저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를 제안했다. 기본적으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정에 맞는 표현을 쓰고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옳다고 보아서다.

이 의원은 “선진국 어디에서도 이런 조례나 법령은 찾아볼 수 없다. 인권을 존중한다고 외치는 대한민국으로서는 심히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라며 “이미 시대가 변했다. 하루빨리 이런 차별적 조례가 수정되어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