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체험 휴식공간 용인농촌테마파크, 이동약자 접근성은?
전원체험 휴식공간 용인농촌테마파크, 이동약자 접근성은?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1.11.12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경문화와 전원체험을 테마화 한 가족단위 휴식 공간
탐방로와 휴게시설 곳곳의 이동약자 취약시설 개선해야
용인농촌테마파크 전경 ⓒ소셜포커스

도회지에서 오랫동안 살다 보니 어렸을 적 살았던 농촌풍경이 그리워질 때가 많다.

특히 가을의 농촌 들판은 항상 풍성하고 아름답다. 농촌의 가을은 농민들의 피땀이 결실을 맺는 추수의 계절이다. 산야를 물들이는 단풍과 야생화들도 긴 동면을 준비하며 저마다 유종의 미(?)를 뽐낸다.

깊어가는 가을에 세팅된 농촌풍경이라도 느껴보기 위해 최근 용인의 농촌테마파크를 방문했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소재하며 도심에서는 제법 먼 거리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용인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해야 갈 수 있다. 용인 시내에서 그쪽으로 운행하는 저상버스는 없다.

용인농촌테마파크는 용인시가 2003년도 조성계획을 수립하여 2006년도에 준공하였다. 총 12만㎡의 규모에 농촌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작물학습포와 들꽃광장, 꽃과바람의정원, 잣나무숲 산책로, 암석원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도시민에게 차별화된 전원체험 공간이자 테마화된 가족 단위의 휴식 공간이다. 아이들과 함께 와서 농촌을 체험하고 정서를 함양하기에 좋은 시설이다.

2010년도에 1,426㎡의 2층 규모로 신축한 농경문화전시관은 고대인들의 농경모습에서부터 과거와 현재의 농업 실상을 관찰해볼 수 있고, 미래의 농산업을 엿볼 수 있는 상설 전시관이다. 옛 조상들이 사용했던 농구기를 비롯하여 농사짓는 모습, 농가의 형태 등을 디오라마로 감상해볼 수 있다.

초입에 있는 연꽃단지에는 연과 수련 등 다양한 수생식물이 재배되고 있다. 가족 단위의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다. 가까이에 있는 법륜사와 와우정사도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테마파크 안내도 ⓒ소셜포커스
테마파크 진입로의 풍경 ⓒ소셜포커스
휠체어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회랑 전시공간 ⓒ소셜포커스
휠체어 접근로가 없는 무대시설 ⓒ소셜포커스

테마파크 주차장에서 매표소를 통해 탐방시설까지 이동하는 100여 미터의 언덕길부터 가을빛이 눈부시다. 휠체어 통행이 무난한 완만한 언덕의 진입로 양쪽으로 장식된 국화꽃과 야생화 및 조경수가 절정의 가을빛을 자랑하면서 방문객들을 환영한다.

휠체어나 유아차 등을 이용하는 이동약자가 주탐방로를 한바퀴 돌면서 전체의 풍경을 조망해보거나 농경문화전시관 등 실내 공간을 관람하는 데는 무난한 편이다. 그러나 곳곳의 산책로와 조망공간 및 체험공간을 이용하는데는 불편한 부분이 많다.

방문자센터 건물 앞에는 회랑모습으로 길게 이어진 전시공간이 있다. 이곳에는 마침 국화꽃을 테마로 많은 분재들이 전시되고 있었지만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 통로가 없다. 한 뼘도 안되는 단차기 길게 이어지면서 휠체어 접근을 끝내 허락하지 않는다. 이동약자는 멀찌감치 윤곽만 쳐다보고 말아야 하는 처지다.

회랑형 전시공간 앞으로 잔디밭이 있고, 한켠에 그 잔디밭이 내려다 보이는 간이무대가 있다. 평소에는 간단한 공연을 하거나 단체행사를 할 때 단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두 뼘 정도의 낮은 높이이지만 단상을 한바퀴 둘러봐도 휠체어 접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는 공공시설에 무대가 있을 경우 휠체어 접근로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한 관계 법령에도 위배된다.

탐방로를 돌다 보면 인접 야산의 숲속에 설치된 휴게공간이나 산책로로 연결된다. 그러나 휠체어나 유아차는 접근할 수 없도록 진입로부터 모두 계단이다. 이 공원은 건설할 때부터 가족단위 휴식공간을 지향하였지만 그러한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육아를 하는 젊은 가족이라면 유아차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지형상 고도차가 있어서 계단을 설치한 것으로 보이지만 지형상으로 보아 정면이 아닌 측면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계단없이 경사로형으로 시공할 수 있는 구조로 보였다. 관계 공무원이나 시공회사들이 무장애 시설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것 같다.

주탐방로 역시 일부의 노면을 자연석으로 깔아놓는 바람에 심한 요철이 발생하여 휠체어 이동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특히 경사가 심한 노면의 요철은 사고의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공원시설에서 가장 먼저 퇴출시켜야 할 공법이다.

지형상의 문제 등으로 구조상 무장애 시설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해를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다수는 인식부족으로 인한 경우다.

곳곳의 화장실도 문제다. 장애인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기는 하지만 모두 남여화장실 내부에 있다. 활동보조를 받는 중증장애인은 활동지원사와 함께 들어가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활동지원사가 이성이라면 함께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똑같은 시설임에도 비장애인이 느낄 수 있는 만족도가 90% 이상인데 반해, 장애인이 느낄 수 있는 만족도는 6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차별받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이는 법률에서도 금지하도록 규정된 장애인 차별행위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는 “장애인에게 정당한 편의 제공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장애인 차별행위로 본다. 그리고 “정당한 편의란 장애인이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 설치 등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공공시설은 누구에게 평등한 접근과 이용을 보장해야 한다.

이동약자 접근을 거부하는 숲속 휴게시설 ⓒ소셜포커스
휠체어나 유아차 등의 접근이 어려운 탐방시설 ⓒ소셜포커스
계단으로 이루어진 숲속도서관 입구 ⓒ소셜포커스
노면의 요철현상으로 휠체어 통행이 곤란하 주 탐방로
노면의 요철현상으로 휠체어 통행이 곤란한 주 탐방로 ⓒ소셜포커스
그 밖에 휠체어 접근이 어려운 휴게공간 등
그 외 휠체어 접근이 어려운 각종 시설 ⓒ소셜포커스
장애인 화장실이 남녀 화장실 내부에 있어 화장실에서도 활동보조를 받아야 하는 중증장애인이 이성인 활동지원사와 동행할 경우 함께 출입하는 것이 곤란하다.
장애인 화장실이 남녀 화장실 내부에 있어 화장실에서도 활동보조를 받아야 하는 중증장애인이 이성인 활동지원사와 동행할 경우 함께 출입하는 것이 곤란하다. ⓒ소셜포커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