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매봉산 ‘문화 비축기지’
서울 마포구 매봉산 ‘문화 비축기지’
  • 전윤선 여행작가
  • 승인 2018.07.16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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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를 비축한다는 말을 들어봤어도 “문화도 비축”하는 건 새로운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문화비축기지는 서울에서 새로 개발된 핫한 여행지이다.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소하게 생각하는 곳이기도 하다. 
문화 비축기지는 석유비축 기지가 환골탈태해 문화로 재생산된 곳이다. 월드컵경기장과 디지털미디어시티 사이 매봉산 산자락에는 개발 시대 산업유산인 “석유비축기지”가 있었다. 
석유비축기지는 4차 중동전쟁 한창이던 당시에 산유국들의 석유 무기화 정책으로 발생한 석유파동 이후에 만들어진 시설이다. 이때 서울시에서 비상시를 대비해서 국내 석유 수급과 안정을 도모한 시설이 필요 했다. 원형탱크 둘레가 38미터쯤 되고 높이는 15미터 정도 된다. 이렇게 큰 탱크가 산자락에 다섯 개나 있었음에도 일급 보안시설로 분류돼서 시민들의 접근과 이용을 철저히 통제하던 곳이다.
이곳의 비밀이 해제 된 시기는 이천년 십이월에 석유비축기지를 폐쇄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고 나서 이곳은 임시공영 주차시설로 사용됐다. 그 후 도시재생 아이디어 공모로 문화비축기지로 재생산되게 된 곳이다.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을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 기획단이 탐험단을 구성하고 의견을 반영해서 드디어 완성한 공간이다. 기존에 석유가 담겨 있던 다섯 개가 탱크는 공연장과 전시장으로 완전히 변신했고 새롭게 신축한 한 개의 탱크는 커뮤니티 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임시주차장이던 넓은 야외 공간은 문화마당으로 개방해서 시민들이 휴식하거나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역사적인 의미는 본존하면서도 시민들과 함께 하는 지속가능한 특별한 생태문화공인 “문화비축기지”로 다시 문을 열었다.
탱크는 T1,에서 T6,까지 있고 야외 마당은 To라는 이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T1
T1 파빌리온은 다목적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탱크 해체 후 남은 콘크리트 옹벽 안에 유리로 벽체와 지붕을 새로 만들었다. 과거의 옹벽과 현재의 건축물, 매봉산의 암반지형이 조화롭게 펼쳐 유리온실에 들어 온 느낌이다. 햇볕이 유리를 뚫고 들어와 따스하다. 유리벽 밖에 그림은 우주를 상징하는 그림이 벽면을 빙 둘러 그려져 있어 우주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T2 야외 공연장 전경
▲T2 야외 공연장 전경
▲T6 커뮤니티 센터 외관
▲T6 커뮤니티 센터 외관

 

▶T2
공연장이다. 공연장 건물이 산비탈과 어우러져 있어 사막에 새겨진 장밋빛 도시 페트라와 너무 닮았다. 높고 가파른 협곡에 묻힌 채 긴 시간 동안 잊혔던 고대 도시 페트라처럼 두 번째 문화비축기지도 망각 속에서 살아난 문화공연장으로 충분히 가치가 넘쳤다. 입구부터 시작되는 경사를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탱크의 상부는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란다. 
야외공연장으로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 앞에 벽면과 소리가 부딪쳐서 사운드 시설이 잘 갖춰진 실내 공연장은 흉내도 못 낼 정도 훌륭한 곳이다. 공연이 없는 날엔 야외공간을 휴게쉼터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아래 실내 공연장은 천연 사운드 시설이 되 있어서 공연하는 데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T3
석유비축기지를 조성한 역사적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는 학습공간이다. 유류저장탱크 원형을 그대로 보존 하고 있지만 산비탈에 폭 안겨있고 탱크로 접근하는 길이 가파른 언덕 이어서 아쉽게도 휠체어를 사용하는 여행객은 탱크에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T3은 미래의 쓰임새를 위해서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현재의 모습 그대로를 존중해 손보지 않았다. 깍아놓은 암반들이 풍화되어 가는 것처럼 모든 콘크리트와 탱크 구조물도 자연으로 동화되어가는 것을 상징한다. 다가서지 않으면서 먼 걸음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 세 번째 탱크의 의미이다. 
▶T4
복합문화공간이다. 기존탱크 내부의 독특한 형태를 그대로 살려 천장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여러 개의 파이프 기둥과 어우러진다. 숲 속의 느낌을 전달하고 환경, 문화, 예술까지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시를 운영하는 곳이다. 
▶T5
T5는 이야기다. 탱크의 안과 밖, 콘크리트옹벽, 암반과 절개지 까지 모두 확인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마포 석유 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바뀌는 40여년의 역사를 기록하는 전시 공간이다. 

여행의 목적지는 행복이다. 새로운 만남이 새로운 문화 만들고 그곳의 문화는 여행자들에게  행복을 비축해 일상으로 돌아와 삶을 이어가는 촉진제가 된다.

•가는 길 
서울 지하철 6호선 월드컵 경기장역 
서울장애인 콜택시 1588-4388
•접근 가능한 식당 
월드컵 경기장 내 다수
•문의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http://knat.15440835.com/
•휠체어 배낭여행
http://cafe.daum.net/travelwheelch

전윤선  장애인 여행작가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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