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적 자유와 거래한 통영의 바다 풍경
한정적 자유와 거래한 통영의 바다 풍경
  • 전윤선 여행작가
  • 승인 2018.07.16 13:0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영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열린 관광지 입니다. 열린 관광지는 모두가 편안하게 여행 할 수 있는 곳으로 선정된 여행지입니다. 한국의 나폴리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항구 도시 통영은 하루에 다녀오기는 쉽지 않은 곳이어서 1박2일로 여행 떠나봅니다. 통영에 랜드마크 한려해상국립공원 해상케이블카입니다. 그런데 통영케이블카 타려면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분은 이용하기 불편합니다. 왜냐하면 곤도라식 케이블카라서 승강장에서 딱 멈춰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멈춘다 하더라도 전동휠체어가 승차할 만한 공간이 나오질 않아 수동휠체어로 바꿔 타고 승차해야 합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
▲한려해상 국립공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본 한려해상국립공원은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오고 바삭바삭한 햇살이 머리위로 쏟아집니다. 수직으로 내리는 햇살은 화살처럼 온몸에 꽂힙니다. 케이블카가 승강장에 서서히 진입하면 대기하고 있던 도우미가 휠체어를 내려줍니다. 이때부터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진가를 볼 수 있습니다. 너른 바다만 있다면 심심했을 텐데 친구가 되어주는 섬이 있어 바다는 외롭지 않은가봅니다. 높은 곳에서 보는 해상의 풍경은 “아~!”하는 감탄사와 긴 탄식만 나옵니다. 멀리서 볼 땐 저렇게 아름다운데 바다가 우리네 삶과 오버랩 되니 탄식만 나옵니다. 숲에 들어가면 나무만 보이고 숲을 나오면 숲 전체를 보는 것처럼 삶도 한 발짝 떨어져서 보니 티클 같은 세상에서 무엇을 위해 아옹다옹 살아가고 있는지 뒤돌아보게 합니다.
멋지다. 아름답다. 예쁘다. 이런 표현 말고 이 풍경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언어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게 합니다. 너무 기쁘면 눈물이 난다고 합니다. 
너무 멋진 풍경을 볼 때도 눈물이 납니다. 영화 ‘히말라야’에서 박무택 “정우”는 에베레스트 등반하다가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꼼짝없이 절벽에 쪼그리고 앉은 채 죽음과 같은 긴 밤을 지나 맞이한 아침 햇살은 산 아래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히말라야의 장관을 보게 됩니다. 그 순간 심장에선 불길이 솟구치는 희열을 느낍니다. 
아마도 한려해상공원의 아름다움을 보는 저와 별단 다르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산쟁이들이 산을 떠나서 살수 없는 것처럼 그들의 마음은 언제나 산을 향해 있습니다. 여행자도 그렇습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지에서 세상과 이별한다면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점점이 떠 있는 배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바다는 햇살을 흡입합니다. 바다는 섬의 실루엣을 잠식합니다. 그래서 바다는 하늘과 샴쌍둥이 인가봅니다. 한려해상공원의 풍경을 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은 한정적 자유와 거래해도 결코 손해 보지 않은 이익이었습니다. 아름다움을 볼 때 느껴지는 감동과 삶의 허허로움이 왜 교차되어 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박경리 기념관
▲박경리 기념관

 

다음은 문학의 거장 박경리 작가를 만나러 갑니다. 끊임없이 삶을 탐구한 故박경리 작가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삶의 회환, 그 옛날 고통과 절망의 나날에서 길어 올린 삶의 깊이와 희망, 그리고 깨달음을 이야기 하는 박경리의 시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통영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박경리 작가 기념관이 있습니다. 그녀의 무덤은 기념관 위 산 중턱에서 통영의 품에 안겨 햇살을 가득 들여놓고 잠들었습니다. 
박경리 작가는 젊은 날 남편과 이별 후 혼자서 삶을 꾸려야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여성혼자서 삶을 지탱해 간다는 것은 혹독한 시련이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생계를 책임져줄 일감은 재봉틀 이었습니다. 재봉틀로 옷을 만들어 팔아 생계를 이었고 문학은 영혼의 생계를 책임져 주었습니다. 문학과 재봉틀은 박경리를 있게 해주는 끈 이었습니다. 
그녀의 소설 “토지”에 등장인물은 팔백여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종교서적도 등장인물이 팔백 명이 넘지는 못한다고 하니 실로 위대한 소설입니다. 더욱이 등장인물 각자의 디테일한 삶속을 깊이 있게 드러내고 있으니 박경리 작가의 문학 세계는 깊고 오묘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생명은 다 아름답습니다.
생명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능동적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물질로 가득차 있습니다.
피동적인 것은 물질의 속성이요
능동적인 것은 생명의 속성입니다.”
- 마지막 산문 中에서 - 

•가는 길 
마산역에서 경남 장애인 콜택시 즉시콜 이용
전화 1566-4488
•접근 가능한 식당 
문화마당 뒷편, 원조 통영집 
전화 055-648-5886
•접근 가능한 화장실 
박경리 기념관, 케이블카 승강장
•접근 가능한 숙소 
동경호텔
www.donggyeonghotel.com
경남 통영시 광도면 죽림5로 43 
전화 055-641-1020
•문의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http://knat.15440835.com/
•휠체어 배낭여행
http://cafe.daum.net/travelwheelch

전윤선  장애인 여행작가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규 2018-11-07 17:32:47
떠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