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19년 만에 총파업… "고객이 봉인가"
국민은행 19년 만에 총파업… "고객이 봉인가"
  • 김정훈 부장
  • 승인 2019.01.08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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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협상 결렬… 1차 총파업 가져
영업장 찾은 고객 이용 불편 가중…
다음달 설 앞두고 2차 파업 예고
8일 KB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KB국민은행 지점 영업장에 사과문 포스터가 붙어 있다. 김정훈 기자
8일 KB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KB국민은행 지점 영업장에 사과문 포스터가 붙어 있다. 김정훈 기자

KB국민은행이 지난 2000년 12월 주택·국민은행 합병의 반대하는 파업을 단행한 이후 19년 만에 8일 총파업에 나섰다.

전날인 7일 노사가 성과급, 임금피크제, 페이밴드제(직급별 호봉 상한제) 등의 핵심 쟁점을 놓고 심야 협상을 펼쳤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었으며 당일 파업을 단행했다. 일부 지점은 운영이 이뤄졌다.

이날 전국 1천58개의 영업장 중 거점점포 411개점만 정상적인 창구 업무가 가능한 상황으로 이는 전체 중 39%에 불과한 수치다. 즉 10곳 중 6곳은 정상 업무가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나머지 영업장은 직원수 부족 등에 따라 단순 입출금 업무 등이 이뤄졌다. 직원 약 9천여명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영업장 대부분에 최소 인력이 운용되 제 기능을 수행함에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국민은행 홈페이지에는 “8일은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영업점 이용 시 혼잡이 예상된다”는 대고객 안내문을 걸고 정상 업무가 가능한 지역별 거점점포 현황을 게재했다.

이날 오전 양천구 소재 지점을 찾은 양모(59.여)씨는 “파업 여부를 몰랐다. 고객이 봉도 아니고 파업하면 그만이냐, 대출 관련해 급한 마음으로 찾았는데 고객에게 이렇게 불편함을 줘서는 안 된다”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구로구 소재 지점을 찾은 고모(70.남)씨는 “파업 명분이 뭐냐, 고객 불편을 끼치지 않는 차원에서 노사가 해결을 해야지, 고객이 불편을 보고 자기들은 불편도 없고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다”라고 언급했다.

이날 경고성 성격의 하루 파업이 이뤄졌지만 다수의 영업장이 사실상 멈춰서 이용자들의 불편과 현장 혼란이 가중됐다.

전날 심야 협상이 결렬된 핵심 쟁점을 보면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여부를 놓고 노사 간 입장차를 드러냈다.

노조는 산별협상을 통해 합의한 임금피크 진입 시기를 1년 연장하는 입장이나 사측은 직급별 임금피크의 진입 시기를 통일하고 팀원 이하의 경우에 6개월만 연장한다는 입장이다.

또 사측은 기본급 300% 수준의 특별보너스를 제안했지만 노조는 성과급 문제가 아닌 페이밴드제를 전면 폐지하고 임금피크제 등 관련해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날 파업은 하루 경고성 파업으로 9일부터는 조합원 전원이 출근해 정상 업무가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단계적으로 3월 말까지 파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측은 2차 총파업을 오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3차(2월 26∼28일), 4차(3월 21∼22일), 5차(3월 27∼29일)에 걸쳐 파업이 이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 연휴를 앞두고 은행을 찾는 비율과 거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2차 파업 시 이용객들의 불편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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