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가 운행하는 택시에 오르자 “청각장애인 기사님이 운행하는 택시입니다”라는 음성안내가 흘러나온다. 운전자가 차를 움직이자 전방표시장치에 장애물에 대한 표시가 뜨고, 운전자에게 진동으로 이를 전달한다.
손님이 뒷자석 앞에 설치된 태블릿 목적지를 얘기하고 전송버튼을 누르면 운전석에 설치된 모니터에 목적지가 글씨로 표기된다. 주행을 하다가 “전방 200미터 앞 좌회전입니다”라는 음성 안내가 뜨면 전방표시장치와 장착된 LED에 빛이 들어와 운전자에게 움직여야 할 방향을 알린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청각장애인을 위한 차량 주행 지원 시스템(ATC:Audio- Tactile Conversion)’을 일반 택시에 적용한 ‘조용한 택시’ 영상을 공개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차량 주행 지원 시스템은 지난 2017년 현재차그룹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기술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6월 서울시 1호 청각장애인 택시기사 이대호 씨를 조용한 택시 첫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하고, 청각장애인 택시 운전기사가 첨단 기술로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다.
슬하에 두 자녀를 둔 이대호 씨는 택시기사라는 직업에 도전했지만 장애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소리 없이 운전을 하다 보니 경적이나 사이렌 소리를 듣지 못해 다른 운전자들과 오해가 생기기도 했고, 운전할 때 시각 집중도가 너무 높아 일반 운전자에 비해 몇 배나 더 힘이 드는 상황이었다.
경찰청, 한림대학교, 도로교통공단 합동조사 결과 청각장애인의 교통사고 발생율은 0.012으로 아주 낮은 수준이었지만, 청각장애인 기사가 운행하는 택시라는 것만으로도 손님들은 택시에서 내리거나 짜증을 내는 등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운전 중 발생되는 소리와 장애물을 시각과 촉각으로 표현하는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청각장애인 운전자들의 주행중 편리성을 물론, 택시 등을 운전할 때 손님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외부에 붙은 오디오 센서는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소리를 인식한다. 예를 들어 뒤에서 달려오는 차의 경적이나 구급자의 사이렌 소리 등을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비슷한 소리가 나면 전방표시장치에 픽토그램을 띄워 LED 불빛으로 운전자에 전달한다.
도로 위 장애물과의 거리도 센서를 통해 자동 감지해 먼거리 장애물은 길고 얕게, 가까운 거리의 장애물은 짧고 강한 진동으로 알려 준다.
현대차그룹 박형준 연구원은 “청각장애인들은 상대적으로 시각과 촉각이 상당히 예민하다. 이에 착안해 운전 중 듣는 모든 소리 패턴을 인공지능으로 분류하고, LED와 픽토그램으로 이를 전달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는 “청각장애인이 택시 운전의 권리를 얻기까지 1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번 ‘조용한 택시’ 캠페인으로 ‘청각장애인도 충분히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장애인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체 영상은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 포스트(m.post.naver.com/hyundai_blog) 또는 유튜브(www.youtube.com/HyundaiLive)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