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건강통계로 정책을 만들자"
"장애인 건강통계로 정책을 만들자"
  • 노인환 기자
  • 승인 2019.02.25 17:3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일 국립재활원, '장애와 건강 통계 컨퍼런스' 개최
장애인 건강검진 수검률 64.8%.. "3명 중 1명 미수검자"
장애인 조사망률 2천800명.. 전체인구 대비 5배 많아
국립재활원과 보건복지부는 25일 국립재활원 나래관에서 '통계로 살펴본 장애인 건강 이슈'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노인환 기자

국립재활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장애인의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64.8%로 비장애인(74.1%)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의 사망률도 전체인구 사망률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장애인의 건강과 관련된 통계가 발표되면서 향후 장애인 보건·복지 분야의 정책적 제언 및 예산의 확보, 인프라 구성 등이 종전보다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재활원과 보건복지부는 25일 국립재활원 나래관에서 '통계로 살펴본 장애인 건강 이슈'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건강통계를 기반으로 향후 장애인의 건강정책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의견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은 "장애인 건강통계를 바탕으로 향후 제도와 설비 구축에 필요한 예측과 평가가 더욱 용이해질 것"이라며 "그러나 통계에 대한 신뢰성 문제는 항상 고민하고 개선해야할 부분"이라고 당부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5개의 주제발표와 6명의 지정토론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세미나의 쟁점사항인 장애인의 건강통계에 초점을 맞춰 '건강검진 수검률'과 '사망률 및 원인분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 장애인 3명 중 1명.. '건강검진 미수검자'

국립재활원 건강보건연구과 김예순 연구사.

2017년 국내에 등록된 장애인 수는 254만5천637명으로 지난 2005년에 비해 8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장애인이 늘어나도 건강검진 등 기본적인 의료보장률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국립재활원에 따르면 2016년 장애인의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64.8%로 비장애인의 수검률(74.1%) 보다 낮게 나타났다. 특히 장애인의 구강검진 수검률(22.2%)도 비장애인(31.7%)과의 격차가 심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장애인의 건강검진 수검률은 나이가 들수록 점차 낮아졌다. 20대 장애인은 73.4%의 수검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80대 장애인은 41.8%로 급격히 떨어졌다.

장애등급에 따른 수검률의 차이도 존재했다. 6급 장애인의 경우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이 73.2%인 것에 반해 1급은 45.1%로 드러났다.

장애유형별로는 자폐성, 지체, 시각 등 장애인의 수검률은 60~70%대에 달했다. 반면 뇌병변, 장루·요루, 신장 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검진률은 30~40%대로 더 낮았다.

국립재활원 건강보건연구과 김예순 연구사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그리고 장애정도가 심할수록 검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어렵다"면서 "장애인의 검진률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검진을 보조할 수 있는 인력 및 설비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별이나 연령별, 장애등급 및 유형별로 건강검진 수검률을 산출하고, 위험요인에 따른 지원대상군을 선정해 별도의 관리를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 장애인 조사망률 전체 인구의 5.1배

조사망률이란 연간 사망자수를 해당연도의 연앙인구(7월 기준)로 나눈 수치를 10만분의 비율로 표시한 것이다.

2016년 장애인의 조사망률은 10만명당 2천813명으로 전체인구 조사망률(549명)에 비해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 장애인은 전체인구 대비 4.7배, 여성 장애인은 5.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검진 수검률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의 조사망률도 연령대가 높을수록 상승했으며, 모든 연령층에서 장애인이 전체인구의 조사망률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립재활원 건강보건연구과 진달래 연구원은 "장애인의 조사망률은 호흡기장애, 장루·요루, 신장장애 순으로 높았다"며 "유형별로는 외부장애의 경우 뇌병변장애, 내부장애는 호흡기장애, 정신적장애는 정신장애가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장애인의 사망원인 1~5위를 차례대로 살펴보면 ▲암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폐렴 ▲당뇨병 순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장애인의 5대 암 검진률은 43.8%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달래 연구원은 "향후 장애인의 연령별 사망률을 분석하고, 특히 암 관련 사망률의 현황을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사망률 중 충격적인 통계가 제시되기도 했다. 장애인의 사고사로 인한 사망률 중 '자살'이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장애인의 자살률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2016년 기준 장애인의 자살률은  66.8%로 비장애인(25.6%)에 비해 약 2.6배 높았다. 이는 장애인이 아직도 육체적·정신적 건강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방증한다.

국립재활원과 보건복지부는 25일 국립재활원 나래관에서 '통계로 살펴본 장애인 건강 이슈'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노인환 기자

◆ 장애인 건강통계가 주는 시사점은?

2016년 이전까지는 장애인의 건강과 관련된 통계는 '장애인 실태조사'나 '국민건강영양조사' 등 주관적인 설문조사에 의존해왔다. 이에 장애인의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객관적 통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립재활원과 보건복지부는 '2012년도 장애와 건강 통계'를 발간하면서 장애인 건강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근거로써 매년 관련 통계자료를 구축했다. 그리고 지난 2016년 '장애와 건강 통계 컨퍼런스'를 첫 개최한 바 있다.

현재 국립재활원은 사회보장정보원,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청 등과 협조해 장애인의 건강DB를 구축하고, 건강검진이나 사망 등의 다양한 건강통계를 산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사망률이나 사망원인 등 통계를 기반으로 한 의료인프라를 구축해 장애인의 건강위해요소를 최대한 줄이겠다"며 "장애인의 기대여명과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을 수립하는 출발점에 '통계'를 두는 것은 정책의 기본이다. 특히 통계를 산출한다는 것은 대상자에 대한 국가의 관심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장애인 건강정책에 긍정적인 초석이라고 볼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윤*진 2019-02-26 07:46:56
장애가있어도 쉽게 접근할수있는
요건이된다면 검진율이 올라가지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