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새로워진 장애인 해변캠프
더욱 새로워진 장애인 해변캠프
  • 전윤선 여행작가
  • 승인 2018.08.20 13:28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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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 광진리 [큰바다 해수욕장]에서 진행

전윤선(장애인 여행작가 /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

시원한 바다 풍경
시원한 바다 풍경

계절의 경계가 사라진지 오래된 것 같다. 가마솥 같은 폭염이 연일 절정으로 치달으며 도심을 마비시킨다. 남극 얼음 절반은 녹아내렸다고 하고, 북극엔 곰이 살 곳도, 먹을 것도 없어 굶어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에 전력 소모량은 기록을 갱신하며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도심에서는 더위를 피해 낮 밤을 가리지 않고 야외로 쏟아져 나오고 본격적인 휴가철이라 도심은 한가하다. 더위를 피해 바다로 떠나면 지친 몸과 마음은 홀가분해 질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강원도 양양 광진리 큰바다 해수욕장에서 장애인 해변캠프가 개최됐다. 20여 년 동안 청정지역 동해안 곳곳을 돌았다. 매년 동해안 해수욕장을 골고루 즐길 수 있으니 지루하지 않다. 동해 최북단인 명파리 해수욕장부터 봉수대해수욕장, 망상해수욕장, 낙산해수욕장, 설악 해수욕장, 초도리 해수욕장, 기사문 해수욕장, 그리고 올핸 양양군 광진리 해수욕장에 둥지를 틀었다.

전국 어딜 가든 해수욕장 모래밭에 휠체어가 접근 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 광진리 장애인 해변캠프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여행객의 모래밭 이동이 가능하다. 모래밭에 플라스틱 파렛트를 깔아놓아 바닷물 바로 앞까지 휠체어가 접근 할 수 있다. 해변캠프엔 수상 휠체어와 안전요원도 상주해 있어 맘 놓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장애인 해변캠프는 휴가비 걱정도 덜어준다. 이곳을 이용하는 모든 시설은 무료로 이용 할 수 있어 알뜰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장애인이 여행할 때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숙박이다. 광진리 해수욕장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광진리 만의 특별한 숙박시설인 몽골텐트에 침구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텐트를 이용해 숙박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경험이다. 캠핑여행이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캠핑을 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 다행이 장애인 해변캠프에서는 캠핑 체험도 할 수 있는 텐트동의 구성도 다양하다. 가족단위 텐트와 연인, 친구, 단체여행객의 대규모 텐트까지 이용 할 수 있다. 

장애인해변캠프의 서비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취사시설인 가스레인지, 솥, 식판, 수저, 젓가락 까지 제공한다. 해변캠프를 이용하는 여행객은 자신들이 원하는 식재료만 준비해 직접 조리해 먹으면 된다. 게다가 물놀이 용품인 튜브, 수상휠체어 ,구명조끼, 파라솔, 비치의자, 장애인 화장실에 샤워장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무료로 제공된다. 동해안에서 개최되다보니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어려워 해변캠프에 참가지 못했다.

올해부터는 강원도 광역 장애인 콜택시가 운행되어 이동이 한결 가벼워 졌다. 해수욕장 주변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지경~남애 해안도로가 신설되면서 해안 철조망 없이 탁 트인 동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광진리 해변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남애 해수욕장 까지 휠체어로 산책하기 좋은 코스다. 남애 해수욕장은 작은 포구까지 있어 싱싱한 회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이곳에서 바다를 응시하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낭만은 해변 캠프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일상의 번잡함으로 일그러졌던 몸도, 마음도 느긋하게 게을러지고 싶은 시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다만 바라봐도 치유가 되는 바다 여행. 멈췄던 걸음을 주문진 방향으로 옮기면 포매 호수를 지나간다. 

한낮의 호수는 고요하고 새들은 졸고 있다. 낮잠을 자는 새를 깨우지 않으려 살금살금 호수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주문진 항으로 발길을 돌렸다. 주문진 항은 활기차다. 

광진리 해변캠프는 동해안 해안선을 잇는 해파랑 길도 함께 있다. 해변캠프가 지루할 때면 해파랑 길을 따라 주변을 샅샅이 살피는 여행이 흥미롭다. 휠체어로 조금 걷다보면 휴휴암이 있다. 관음성지 휴휴암 앞 동쪽 끝자락에 모셔진 지혜의 관음상은 손에 항상 책을 안고 있다. 사람은 공부를 통해 지적 역량 높여 지성인이 되고자 한다. 

인류 역사는 기록의 역사이다. 기록이 있었기에 문명이 발전하고 과거를 예측해 오늘에 적용하고 미래를 준비한다. 기록의 다양한 방법 중 문자가 사용되면서 부터 경험은 이론을 만들고, 이론은 학문을 만들고, 학문은 철학을 만들고, 철학이 깊어지면 종교가 된다. 그래서 학문을 향한 사람들의 노력은 진화되고 염원화 된다. 평생 경험과 이론, 훈련을 통해 사회 질서를 배우고 관습을 이어간다. 요즘은 공부의 신까지 등장해 염원을 담는다. 휴휴암은 풍경 좋은 곳에 공부의 신이 자리하고 있어 낙산사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다. 

휴휴암은 장애인 해변캠프가 개최되는 큰바다 해변 옆에 있다. 북쪽을 향한 해파랑 길 따라 1킬미터로 남짓 휠체어로 이동하기 좋은 코스다. 풍경은 그림을 만든다. 풍경은 박제된다. 풍경은 문신처럼 새겨진다. 

일상을 살다보면 사람과의 관계에 지치고 힘 빠질 때가 있다. 힘들고 지칠 때  따듯한 말 한마디가 용기를 낼 수 있게 한다. 언젠가 마포대교를 휠체어로 건널 때가 있었다. 마포대교는 삶의 끈을 놓으려는 생각으로 오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위로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생각났다. “당신은 누구보다 아름다운 사람” 여행은 삶의 의지를 되살리는 주문이고 삶의 끈을 이어주는 동아줄이다.

편의시설
편의시설
수상 휠체어
수상 휠체어
해변캠프 옆 포매호수
해변캠프 옆 포매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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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 2019-01-17 09:47:25
좋아요?? 사진 작가님??................

윤*진 2018-12-05 10:25:04
멋진곳에편의시설까지~
회원들이랑한번가봐야겠습니다

조*원 2018-11-06 18:10:12
멋진 곳입니다. 파레트를 설치한 곳은 더러 보아왔는데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곳은 드물거든요

김*선 2018-11-06 15:35:31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시골에서 강원도까지 가려면 엄두도 내질 못하겠지만 언젠가는 한번 꼭 여행을 가보고 싶어지는군요

이*름 2018-10-18 20:44:03
좋은 정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