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이슈 | 장애인 등 사회약자의 자연•문화재 향유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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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민호 선임기자
  • 승인 2018.06.28 13:2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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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해야 할 이유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조감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조감도

[소셜포커스 염민호 선임기자]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강원도 양양군에서 1995년부터 20년이 넘도록 사업시행을 추진하고 있는 이 지역의 숙원사업이다.

현재 양양군 지역 주민들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환경단체의 반발에 의해 막히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중앙회장 김광환, 이하 지장협)는 그동안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환영하며 조속한 사업시행을 위해 지속적인 홍보와 간접적인 지원활동을 펼쳐 왔다. 지장협은 지난 5월29일 오색 케이블카 설치 예정지 하부 정류장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추진위원회와 함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승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에 대해 어느 장애인 단체를 대표하는 한 인사는 “장애인 단체가 지역이기주의에 편승하여 들러리를 서고 있다”고 비난 했다.

그러나 지장협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천연문화재에 대한 접근 및 문화재 향유의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오색 케이블카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먼저 국내 주요 관광지의 케이블카 설치 현황과 장애인의 이용실태를 조사하고 확인했다.

▣ 관광용 케이블카 수익성 및 장애인의 이용 실태

케이블카(cable car)의 법적인 용어는 삭도(索道)로 표기한다. 우리나라의 삭도궤도법 제3조에서는 공중에 설치한 밧줄에 운반기(바구니와 같은 운반용 기구)를 달아 여객 또는 화물을 운송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전국 여러 곳 유명 관광지에 설치된 관광용 케이블카는 지역경제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덕유산 케이블카, 통영 해상 케이블카, 여수 해상 케이블카 등 많이 알려진 관광지의 케이블카는 투입한 사업비를 최단기간에 모두 회수하고 순수익을 올리는 효자 사업이 됐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바라보는 지자체마다 앞 다투어 케이블카 설치를 서두르고 있으며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각종 특색 사업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먼저 가장 손쉬운 장애인의 이용 실태를 알아보았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하이원 리조트 관광 곤돌라 및 여수 해상 케이블카 탑승을 눈으로 확인했다. 또 다른 케이블카는 관리하는 운영회사에 문의하여 장애인 이용 여부와 실태를 알아보았다.

수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라면 현재 운행하고 있는 관광 케이블카 및 주요 스키장 곤돌라 형태의 케이블카를 사용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부피가 크고 무거운 전동 휠체어는 사용할 수 없었다. 다만 보완책으로 장애인 활동보조인이나 동행자의 도움을 받는다면 수동 휠체어로 바꿔 타고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 케이블카 설치와 환경오염

케이블카의 응용분야는 대단히 넓어 산림 및 광산 개발뿐만 아니라 교통, 관광, 레저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매우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과정은 환경파괴를 최소화 할 수 있어 단점보다는 오히려 장점이 많은 교통수단이다.

케이블카 설치는 하부 및 상부 정류장과 공중에 케이블을 메어달기 위해 중간 지주를 설치하는 장소 이외에는 자연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다. 자연훼손 면적이 도로 건설에 비교하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자동차 소음 및 배기가스와 같은 환경피해도 거의 없다. 가장 큰 특징은 언제든지 원래의 자연 상태로 복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설치 공사 기간이 짧고 설치공사 기간 외에는 케이블카 운행에 따른 소음이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른 교통수단과 비교할 경우 케이블카의 최대 장점은 건설비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계곡이나 해상을 통과할 때 교량이나 도로설비 또는 축대를 쌓거나 지반을 높이기 위해 흙을 쌓아올리는 과정이 필요 없다. 또한 지형지물에 관계없이 최단거리 직선 주행이 가능하고 눈이나 비에 의한 자연재해가 적고 겨울철 눈 쌓인 도로의 제설작업과 같은 수고로움이 없다.

철도와 도로가 교차 할 경우 다른 교통수단을 차단해야 하는 교통통제 장치가 필요하지만 케이블카는 이러한 장치가 없어도 된다. 특히 수송량에 따른 사고피해도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케이블카는 전 세계적으로 산간 교통 또는 산간 레저시설로 각광 받고 있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스키장을 제외한 여객용 케이블카가 130여 곳에 설치되어 있다.

▲스위스 유명 관광지의 케이블카.
▲스위스 유명 관광지의 케이블카. ©스위스관광청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계획

오색케이블카는 양양군 서면 오색리 466번지에서 해발 1480m 높이의 끝청봉 하단까지 3.5km를 밧줄(강철 와이어)로 연결하는 것이다. 상부 및 하부 정류장을 연결하는 밧줄을 지탱할 수 있도록 중간지주 6개를 설치하고 산책로 등을 조성하게 된다.

케이블카 형식은 1선식 자동 순환식으로 8인승 운반기구 53대를 달아 운행하게 된다. 초속 4.3m의 속도로 운행하게 되고 소요시간은 편도 15분 11초로 시간당 825명을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예정된 사업기간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비 587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을 통한 기대목표는 탐방객 증가로 훼손되는 설악산 탐방로의 생태환경 및 등산로를 자연 상태로 복원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새로운 관광시설의 확충으로 국가브랜드 및 국립공원의 가치를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어린이와 노약자, 장애인 등 사회약자들이 손쉽게 자연 문화재에 접근할 수 있고 마음껏 자연경관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장애인 관광 안내 책자의 표지. ©스위스관광청
장애인 관광 안내 책자의 표지. ©스위스관광청

▣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촉구하는 이유

지장협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촉구하는 것은 특정 이익을 대변하거나 불손한 의도를 숨긴 채 들러리를 서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운행된다고 해서 지장협에 경제적 이익이나 어떠한 특권도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환경단체가 자연보호를 앞세워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 환경단체는 국립공원 탐방로를 오르는 산행 인구의 증가를 외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식생이 파괴되는 것은 방치하면서 케이블카 설치로 인한 환경파괴를 확대하고 부풀려 왔다.

환경단체는 지나간 수십 년 동안 신체 건강한 비장애인들의 등산화에 밟혀 훼손된 환경파괴의 실태를 먼저 지적해야 한다. 그러나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지상 탐방로를 자연 휴식년제로 묶어 폐쇄한다면 항구적인 생태계 보호의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카는 이동에 어려움이 있어 여가활동을 할 수 없는 장애인과 사회약자에게 비장애인과 동등한 문화 향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방안이다.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촉구하는 이유는 장애인과 사회약자들이 관광지의 접근성에서 소외되는 실상을 알리기 위함이다. 이들의 문화향유권을 인정하고 자유롭게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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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 2019-02-20 14:32:15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눈으로 즐길수있는 기회가 빨리 왔으면하고 바람니다.

김*태 2018-11-22 11:10:43
케이블카를 타러 가기 위한 과정이 우리나라는 아직 너무 힘든 곳이 많아서~단계적이라도 개선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자연은 정말 오랜시간 인간의 훼손만 없으면 크게 변할 일이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