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기운, 세계를 품다!”
“제주의 기운, 세계를 품다!”
  • 성정자
  • 승인 2019.07.12 09:2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지체장애인 해외 선진지 견학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 일본 장애인 시설 등 방문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에서는 2019년 6월17일부터 6월20일까지 3박4일 동안 직원 및 임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하여 해외선진지 견학을 마련했다. 해외 선진지의 장애인 복지체계를 이해하고 선진 문화체험의 기회제공을 위해 일본을 다녀온 후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 성정자 부회장이 이번 해외선진지 견학 기행문을 작성해 보내왔다. [편집자 주]

■ 들어가며

3박4일 여정으로 2019년 6월17일 오후 4시, 27명의 참가자들이 장애인복지 관련 선진기관방문을 위하여 출발했다. 한 시간여의 비행기 출발 지연으로 인해 처음 해외를 여행한다는 설렘과 긴장 가득한 모습들이 지친 얼굴로 바뀌고 있었다. 간식을 준비하고 왔으면 좋았을 것을… 슬슬 배도 고파왔다.

간사이공항까지 1시간15분 걸려 오후 6시45분에 도착했다. 소음에 대한 민원 때문에 인공섬을 만들어 공항을 건설했다는 설명을 듣게 되었다.

간사이공항 입국장 앞에서 단체사진을 한 컷 담았다.
간사이공항 입국장 앞에서 단체사진을 한 컷 담았다. ⓒ소셜포커스

■ 첫째 날

짐을 찾은 후에 외국인 입국심사를 마치고 버스에 탑승했다. 장애인 리프트차량이라 마음이 한결 가볍다. 밖이 잘 보이게 유리창도 낮게 되어 있었고, 의자의 손잡이가 뒤와 옆에도 만들어져 있는 것이 특이했다. 버스에 같이 탑승한 가이드가 일본은 장애인화장실이 별로 없다고 안내해 주었다.

오사카의 밝은 달이 우리의 방문을 환영하려고 환한 얼굴로 맞이해 주는 듯 보였다. ‘저렇게 밝은 달을 본 지 얼마만인지!’

고속도로는 자동차 전용도로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의 고속도로는 오토바이도 다닐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만큼 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행한다는 뜻일 것이다.

석식은 ‘솥단지 영양밥 정식’... 일본식사는 모든 것을 손에 들고 먹는 식사다.

오사카는 물의 도시이다. 바닷가 주변으로 물류컨테이너가 엄청 많이 쌓여 있다. 오사카 시내로 들어갈수록 버스는 고가도로 5층에서 달리고 있다. 일본은 토목공사가 최고라고 한다. 도로에 불법주차가 없다. 골목골목마다 쳐다봐도 깨끗하다.

쉐라톤 미야코 호텔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넓지 않지만 이동에 불편함은 없었다. 변기물 내리는 곳이 점자와 픽토그램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 방이 장애인용인 것 같았다.

내일을 기대하고 생각을 마무리하며 잠을 청한다.

■ 둘째 날

일본은 사유지의 비싼 땅값으로 인해 차량이 증가할 때마다 도로확장이 아니라 고가(高架)도로가 많아진다고 몇 번이나 강조한다. 지진과 같은 재난에 대비하는 건축물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진다. 예쁜 등대가 있는 풍경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그 밑에 쓰레기 소각장이 조성되어 있다고 했다. 지상공간은 공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일본의 모든 기관은 비록 사소한 일이라 하더라도 예약이 되어 있어야만 방문할 수 있다.

첫 번 째로 방문한 기관은 ATC에이지리스센터였다. ⓒ소셜포커스
휠체어에 부착된 마우스를 움직여 계단을 오를 수 있는 카시다스 위너스 휠체어는 무척 편리하고 신기했다. ⓒ소셜포커스

첫 번 째로 방문한 기관은 ATC에이지리스센터였다. 이 센터 건물 11층에서 에이지리스센터를 소개하는 5분 영상을 시청했다.

이 기관에서는 건강관련 최신보조기, 화장실용품 전시 및 체험, 고령자 체험, 경사로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커뮤니티 프라자 만들기, 노래방, 탁구, 바둑을 즐길 수 있는 장소들도 있다.

영상이 끝나고 인원을 반으로 나누어 체험장을 둘러봤다. 휠체어를 돌리지 않고 그냥 앉아 있는 상태에서 옆으로 자동으로 계단을 오를 수 있는 승강기가 있었는데 레버를 이용하여 의자를 돌릴 수 있었다. 휠체어에 부착된 마우스를 움직여 계단을 오를 수 있는 카시다스 위너스 휠체어는 무척 편리하고 신기했다.

일본은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어 집안 거실도 고령화에 맞는 이상적인 설계가 되어 있다. 바닥 공간을 보면 예전에는 넘어지지 않게 손잡이가 설치되었지만, 요즘은 넘어져도 다치지 않게 설계된 침대와 변기, 유니버셜 디자인 보조기구들, 고령자를 위한 기발한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화장실도 모두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설계가 된 집을 짓는다면 꼭 살고 싶다.

점심은 나누어 먹는다는 뜻의 벤또(도시락)를 먹었다. 지역특산품으로 요리된 도시락이었다.

두 번 째로 방문한 빅-아이 국제장애자교류센터에서 관계자로부터 시설 현황을 소개 받았다. ⓒ소셜포커스

두 번 째로 방문한 기관은 빅-아이 국제장애자교류센터였다.

2001년 정부가 설치했으며 1500여명의 인원과 300대의 휠체어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홀은 장애인들이 공연을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이곳은 꼭 한번 오고 싶었던 공간이라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사실 빅아이 교류전과 국제장애인 미술교류전에 나의 서예작품이 두 번이나 전시되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건물 내부를 꼼꼼히 살펴보는 내내 감동이 저절로 느껴진다. 이렇게도 장애인을 위한 무장애 공간이 어디 있을까? 배려가 보이는 공간 설계 하나하나가 어쩜 이렇게도 우리들에게 불편함 없이 지어졌는지 놀랍기만 하다. 은근 어디 결점하나 찾아봐야지 해도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서 부럽기만 했다.

넓은 엘리베이터 내부에 발로 신호를 할 수 있게 밑에 설치되어 있는 비상벨과, 엘리베이터 타기전 위아래 화살표 또한 발로 누를 수 있게 설치된 점은 감동이었다. 시간 여유가 없어서 공간 전체와 공연물이나 전시를 보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무장애공간으로 이루어진 숙소에서 하루라도 숙박을 하면서 꼼꼼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지는 사람의 눈에 띄고, 꼼꼼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게 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빅아이! 다목적실, 연수실, 회의실, 갤러리 등 국제교류전을 활발히 전개할 수 있도록 유니버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공간! 장애인을 위한 일본인들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제주는 무비자로 머물 수 있기 때문에 외국 장애인들이 국제교류전을 제주에서 하길 원한다고 들었다. 제주에도 이런 공간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장애인 직업재활훈련 기관인 교토스킬업스마일(하나미즈키)을 방문했다. ⓒ소셜포커스

세 번째로 방문한 기관은 장애인 직업재활훈련을 담당하는 교토스킬업스마일(하나미즈키)이었다. 이곳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직업재활훈련을 시키고 장애인들의 미술품과 손작업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지역 내 축제에서 활발하게 참여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가내 수공업도 센터에서 알선해주는 역할을 한다. 장애인들을 위해 다양하게 마련된 훈련공간들이 있었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니 무언가 마음이 뿌듯해지는 느낌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직업재활훈련소들은 많이 있지만 더욱더 다양한 종류의 직종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많이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셋째날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은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무비로 인정한 영화를 생생하게 재현해 놓은 테마파크이다. 이곳은 적자운영중이었는데 스티븐 스필버그가 직접 감수한 이후로 완전 탈바꿈되어 더욱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놀이시설과 체험시설, 공연 등을 관람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많은 인파로 인해 복잡했지만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으며, 어디에서든지 장애인들이 먼저 이용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배려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은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은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소셜포커스

 

■ 마치며

3박4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하여 해단식을 진행했다. 3박4일 동안의 일정들이 스치듯 지나갔다.

이번 해외선진지 견학을 통하여 일본의 앞선 사회복지시스템들을 직접 보고 느끼고 시설들을 탐방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우리나라도 장애인들이 이동하고 생활하는 데에 불편함이 없도록 무장애 공간들이 많아지고, 장애인들이 직업을 갖고 사회구성원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복지와 편의시설, 장애인의 직업훈련 등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재충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 성정자 부회장과 양영순 운영위원 ⓒ소셜포커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전*칠 2019-07-12 11:48:41
지체협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