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참여로 확산돼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3D 프린팅 기술로 '손으로 보는 졸업사진'을 선물해 화제를 모은 한 청년의 따뜻한 재능기부 프로젝트가 자신이 졸업한 대학의 정규과목으로 편성돼 후배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19일 삼육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올해 2학기에 졸업필수 교과목인 '지역사회공헌'에 '3D 프린팅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한 학기 동안 3D 프린팅 기술을 배우고 이를 활용해 서울 한빛맹학교 고등부 졸업생 전원에게 흉상을 제작해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초 삼육대를 졸업한 임진환 씨(26)의 재능기부에서 시작됐다. 3D 프린팅 설계사인 임씨는 자신의 기술과 회사 장비를 활용해 '흉상'(손으로 보는 졸업사진)을 제작해 지난 2월 한빛맹학교 졸업식에서 시각장애 학생 8명에게 기부했다. 인터넷에서 3D 프린터로 시각장애인에게 흉상을 만들어주는 영상을 본 게 계기가 됐다. 임씨는 올해도 이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싶었지만 제작비용과 인력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자 임씨의 모교인 삼육대가 나섰다. 삼육대는 이 프로젝트를 '지역사회공헌'이라는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해 재학생들을 참여시키고 약 630만원의 예산도 지원했다. 총 40시간 과정으로 봉사시간과 학점도 인정된다. 학생 10여명이 참여해 시각장애 학생 12명의 흉상을 제작했다.
임씨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후배들에게 3D 스캐닝·프린팅 전문기술을 가르치며 노하우를 전수했다. 흉상은 약 17㎝ 높이로, 이목구비와 머리 모양까지 학생들의 모습을 쏙 빼닮았다. 흉상 아래에는 점자로 학생들의 이름을 새겼다.
임씨는 "17년간 맹학교를 다녔던 한 학생이 '친구들의 얼굴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고 말하며 기뻐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며 "특별히 올해는 후배들과 함께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돼 더욱 뜻깊다. 이 프로젝트가 널리 퍼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덕신 삼육대 대학일자리본부장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교육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를 기른다'는 삼육대의 교육이념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이기에 학교 내부에서도 상당히 큰 의미를 두고 지원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배우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흉상 전달식은 20일 오전 11시 한빛맹학교 강당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