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고 탈많은 장애인 콜택시, 이렇게 개선하자 [ 3 ]
말많고 탈많은 장애인 콜택시, 이렇게 개선하자 [ 3 ]
  • 조봉현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20.01.06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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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 공항 등 다른 교통수단과 환승하는 거점 지역에 장애인 콜택시 전용승강장 설치해야
장애인 콜택시 전용승강장 없어 승하차 불편 등 위험상황 내몰리기도
전용승강장에 다른 차량 불법 주차시 과태료 부과 근거 마련해야

3. 타 공중시설과 연계이용에 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가. 기차 등 주요 환승거점에 장애인 콜택시 전용 승강장 필요

장애인 콜택시(이하 ‘장콜’) 이용자가 거주 지역에서 기차, 항공편 등으로 타 지역으로 왕래하는 과정에서 장콜을 이용하다 보면 기차역이나 공항 등에서 장콜을 타거나 장콜에서 내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복잡한 기차역일수록 전용승강장이 필요하지만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는 지역의 기차역이나 공항에 대부분 장애인 콜택시 전용승강장(이하 ‘장콜 승강장’)이 없다. 그렇다 보니 많은 불편과 위험이 따른다.

전용승강장이 없으면 하차 시 적당한 차도나 임의의 공간에서 내려주게 되고, 장애인이 차도의 차량과 장애물을 헤쳐가야 한다. 또한 외부에서 기차를 타고 오면서 장콜을 불러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과 장콜이 기차역에 도착하는 시간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장콜이 먼저 도착해서 이용자를 기다리거나 장애인이 기차에서 먼저 내려서 장콜을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 지정된 장소가 없어서 만나야 할 곳부터 서로 약속을 정해야 하는 불편이 따르게 된다. 특히 장콜이 먼저 도착하여 기다려야 할 때 전용승강장이 없어서 임의장소에서 기다리는 경우에 다른 통행 차량들로부터 많은 눈총과 항의를 받거나, 불법주차 카메라에 찍혀서 나중에 해명을 해야 하는 등 불편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왜 장애인이 법정 시설을 정당하게 이용하면서 비장애인들로부터 눈총과 시비를 받아야 하는가? 차량 한두 대정도 정차가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여 전용승강장을 마련해 주면 서로의 공간을 침해할 필요도 없이 상생의 공간이 될 것이다. 장거리 교통수단과 환승하는 주요 교통거점 지역만이라도 반드시 장콜승강장이 필요하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다른 시군과는 달리 기차역, 공항, 시외·고속버스 종합터미널을 물론, 중증장애인이 주로 찾는 특정병원이나 복지관 등에 까지 장콜전용승강장을 운영하는 것은 좋은 본보기이다.

필자는 기차 편으로 지방을 방문할 때는 기차역에 꼭 장애인콜택시 승강장 설치여부를 확인해서 안 되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지자체에 민원을 통해 건의하고 있다. 몇몇 도시에서는 건의를 받아들여 장콜승강장이 설치되기도 하지만, 담당 공무원에게 아무리 건의를 하여도 인식부족으로 전혀 반영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울산역의 경우 일반택시 승강장 정차구역엔 수십 대의 차량이 1시간 이상 줄서서 주차수준의 정차를 할 정도의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장콜승강장 설치는 수차례 건의하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필자는 몇 년 전에 순천역에 장콜승강장 설치를 해 달라고 순천시에 건의를 했으나 “수용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고 전화로 문제를 제기했다. 담당 직원은 필자에게 “장콜이 순천역에서 장애인을 내려주고 바로 떠나면 되는데 전용승강장이 왜 필요 하느냐”고 했다. 공무원이 장애인 콜택시를 담당하면서 장애인이 콜택시를 이용하는데 얼마나 많은 애로가 있는지 단 한번만이라도 생각해 봤다면 이런 대답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부산시에서도 부산역이라든지 부전역, 구포역, 김해공항 등 장콜 승하차가 자주 발생하는 거점지역에는 장애인콜택시 전용 승강장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서울역에 장콜승강장이 마련되어 있다. 그렇지만 위치나 시설 등에서 볼 때 장애인 편의시설이 아니라 오히려 차별시설에 가깝다.

서울역에 일반택시 승강장은 역사 진입로와 가까운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깔끔한 외관에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지붕시설, 벽면 등 대기공간까지 잘 갖추고 있다. 그러나 장콜승강장은 역사 진입로에서 훨씬 멀리 떨어져 있어 장애인편의증진법에서 규정한 최단거리 원칙에도 위배된다.

뿐만 아니라, 바닥에 선만 그어져 있을 뿐 아무런 시설물도 갖추지 않고 있어 불편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그곳에 가끔 불법주차를 하는 얌체족들로 인해 정작 장애인이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휠체어가 차량을 피해가며 이동해야 하는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다.

일반택시 승강장은 계단 앞까지 20m정도의 거리인데 반해, 현재 위치한 장콜승강장에서는 150m가 넘는다. 특히 목발이나 스틱에 의존하는 사람이거나 시각장애인이라면 매우 먼 거리이다. 광장에서 집회라도 열리면 광장을 가로질러가야 하는 장애인은 수많은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장애인 차별 해소는커녕 오히려 이처럼 차별을 이렇게 늘려서야 되겠는가? 필자는 서울시에 수차례 시정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수용하기 어렵다는 회신만 반복하고 있다.

필자는 이 외에도 용산역, 영등포역, 청량리역, 김포공항 등 기차나 비행기로 환승이 필요한 다른 거점 교통시설에도 장콜승강장 설치를 건의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여기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었다.

수원시의 경우 수년 전 필자가 3년간(2016년~2018년)에 걸친 6차례의 진정민원을 통하여 수원역 환승센터 1층 최적 위치에 장콜 전용 승강장을 마련했다.

전용승강장이 없다면 수원역의 범위가 워낙 넓고 복잡하기 때문에 장콜 이용신청 과정에서 승차위치 지정 문제로 콜센터(또는 차량기사)와 이용자가 다시 통화를 해야 한다. 또 주말 백화점(수원역사와 같은 건물) 진입로의 차량 정체 등으로 승하자 지점이 지나치게 멀어질 경우 휠체어 이동 등 불편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필자의 수차에 걸친 노력으로 차량 통행도 한적하고 역사 진입도 아주 용이한 최적의 위치(2번 출구 엘리베이터에서 불과 5m의 지점)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편리하다. 이처럼 편리한 시설을 갖추었으면, 수원시 전체 이용자들에게 문자서비스를 통해서라도 위치를 안내하고 홍보를 해야 하는데, 콜센터(수원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서 그러한 안내를 한 번도 안 해주고 있다. 그 바람에 이용해야 할 수많은 장애인들이 그 위치를 잘 모르고, 위와 같은 불편을 반복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제주공항과 광주공항에는 장콜승강장이 잘 갖추어져 있으나, 국내선 이용자가 가장 많은 서울의 김포공항에서는 장콜승강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리고 장콜승강장이 설치될 경우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준하는 위치를 부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일반차량의 불법주정차로 인하여 현장에 도착하여 곧바로 승하차를 해야 하는 중증장애인에게는 심각한 불편을 초래하게 된다. 부득이 임의장소에서 승하차를 하게 될 경우 동선에 따라 장애인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장콜승강장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실제 장콜승강장이 설치된 곳이 전국적으로 몇 개 되지도 않지만, 그나마 일부 설치된 곳에는 일반 차량의 불법주정차로 인하여 제구실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장애인콜택시 전용승강장을 설치하게 되면 이곳에 불법 주정차를 하는 경우 장애인전용주차장 불법 이용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처럼 장콜전용 승강장에 불법주정차시에도 과태료를 부과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교통약자법에 특별교통수단 전용승강장 설시 근거를 마련하고, 그 승강장에 무단 주정차를 하는 경우 장애인편의증진법 제27조 제3항을 준용(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 차량에 대한 과태료 규정)하도록 하는 규정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광주광역시의 고속버스터미널 입구(좌)와 광주공항(우)에 마련된 장애인 콜택시 승강장 ⓒ 소셜포커스
동대구역에 장콜 승강장이 설치되어 있으나, 나들이콜 승강장이라는 명칭 때문인지 용도와 다르게 비장애인 나들이객의 픽업 장소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장애인 당사자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 소셜포커스
송정역 장애인 콜택시 전용 승강장 표지판
이용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설치된 광주송정역의 장애인콜택시 승강장의 표지판 ⓒ 소셜포커스
수원역 장애인 콜택시 전용 승강장
수원역 환승센터 1층에 설치된 장콜 승강장이 다른 차량의 불법주차로 막혀있다. ⓒ 소셜포커스
서울역의 장애인콜택시 전용승강장(좌)은 일반택시 승강장(우) 보다 역사 진입로에서 훨씬 멀고 대기시설도 없어 매우 열악하다. ⓒ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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