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장애인의 걸음 "더 빠르고 편해진다"
하지장애인의 걸음 "더 빠르고 편해진다"
  • 류기용 기자
  • 승인 2020.02.24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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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재활병원, 21일 'C-Brace' 개발 발표
무릎 관절 움직임 가능해 안전성 높여
박 교수 "더 멀리 오랜시간 편하게 걷을 수 있다"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하지장애인들이 '더 자연스럽게 먼 거리를 더 빠른 속도로 걸을 수 있는 보조기기'가 개발되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세대 재활병원(원장 김덕용)은 국내 최초 컴퓨터 제어 보행보조기 ‘C-Brace’를 개발했다고 지난 21일 발표했다. 해당 보조기기를 개발하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복부영상의학을 담당하는 박미숙 교수가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C-Brace' 모습. ⓒ 소셜포커스(제공_연세대 재활병원)

박 교수는 1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에 보행장애를 갖고 있으나, 그동안 특별한 보조장치 없이 생활해왔다. 그러나 2018년 6월 슬개골 골절 후 재활 치료를 받던 중 보조기의 필요성을 느껴, 2019년 1월부터 재활의학과 신지철 교수의 진료와 함께 장하지 보조기(이하 일반보조기)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약 2달간 제작 기간과 적응 훈련을 거친 후 C-Brace를 지난 2019년 9월부터 현재까지 착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에 보편적으로 이용되던 일반 보조기와 컴퓨터 제어 보조기인 C-Brace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보조기를 각각 8개월 가량 경험한 박 교수는 C-Brace에 대해 ‘훨씬 더 자연스럽다’고 강조했다. 일반 보조기보다 더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로, 좀 더 빠른 속도로, 좀 더 먼 거리를, 피로감은 적게 느끼면서 걸을 수 있다는 것.

그동안 소아마비 환자나 교통사고 등으로 말초신경 손상을 입은 환자들은 발바닥부터 허벅지까지 보조기를 착용하고 보행했다. 이 제품은 일반보조기로 무릎관절이 구부러지지 않는 제품이다. 이에 보조기를 착용하고 걷게 되면 발을 바닥에 끌리지 않게 하기 위해 바깥쪽으로 벌리면서 걸어야해서 보행 시 몸이 좌, 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C-Brace는 정상적인 무릎 관절의 움직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비장애인의 걸음과 특별한 차이를 확인할 수 없다. 또 자리에 앉을 때(착석) 및 경사진 도로, 고르지 않은 땅, 계단에서 내려가는 동안 하중이 실리는 상태 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릎 굽힘을 컴퓨터 연산장치가 제어하여 안전함을 더했다.

C-Brace는 안전 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기존 일반보조기 환자들이 ‘무릎이 구부러져서 넘어질 수 있다’는 느낌의 공포감에서 해방시키고 자유롭게 보행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C-Brace를 이용하고 있는 박 교수는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걷는다’는 것을 무엇인가의 도움을 받아 할 수 있게 되면서 삶의 질이 바뀌게 됐다”며 “소아마비 환자나 후천성 마비 환자 개인을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 사회에 긍정적 영향력과 생산상 확대에도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교수는 “제품의 가격이 비싼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 혜택 등 정부 보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미숙 교수의 C-Brace 제작에 참여한 세브란스 재활병원 장영재 팀장은 “이번 보조기기 제작 경험을 토대로 소아마비 환자나 말초신경 손상으로 인해 보행에 불편을 겪는 환자들이 이 보조기를 사용함으로써 충분히 정상에 가까운 보행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관심 있는 환자들에게 정성껏 보조기를 제작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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