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만들어 낸 새 인사법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새 인사법
  • 양우일 객원기자
  • 승인 2020.04.06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아니죠, ‘물리적 거리두기’가 맞습니다
만날 땐 팔뚝인사, 헤어질 땐 주먹인사

초기에 코로나19가 쉽게 통제 되는 듯하자 자만했던 우리들에게 신천지가 몰려왔다. 그들은 개인의 신념이 사회적 가치보다 앞선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일부 일탈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사회가 감내할 만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잘 지켜졌다. 코로나도 확산이 지연되는 결과도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정점을 찍고 하향 안정세로 접어 들 때 미국,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는 코로나19의 공포로 비명으로 지르고 경악하기 시작했다. 세계는 팬데믹에 빠졌다. 나라 밖에서 열심히 살던 해외 유학생을 포함한 교포들이 귀국하고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이들은 내국인들이 고통을 참아가며 지켜내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란 듯이 허물고 있다. 제주여행으로 섬 하나를 통째로 정지시켰고, 자가 격리 장소와 격리 기간을 어기며 마트에 담배를 사러가고 맛 집을 다니며 기생충처럼 돌아다니고 있다.

코로나19는 이제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오랜 기간 동안 인간과 동거하며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들은 일상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사회적 약속을 지키고 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의하며 오랜 기간 견뎌온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날씨가 풀어지면서 봄꽃이 만발하자 움츠렸던 사람의 몸과 마음은 이미 밖으로 향하고 있다.

며칠 전 코로나19 때문에 피하고 미루던 지인과 저녁에 만나 모처럼 쓴 소주 한 잔을 나눴다. 지하철을, 거리를 걷는 사람의 거의 대부분은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음식점은 이미 만원이었다. 대부분 직장인들이었고 젊었다, 중간 중간에 어린아이와 같이 저녁을 먹는 가족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축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밝게 웃고 활기찬 건강한 모습이었다.

소주 한 잔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건강한 사회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았다. 짧은 순간에 답을 찾았다. 건강한 사회는 사회적 약속을 잘 지키는 시민이 100%, 아니 대다수여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식당 내 풍경은 건강했다.

약속은 개인과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내에서 공리를 위해서도 존재한다. 공자는 “염치가 없으며 예절을 모른다”고 했다. 코로나19에서 신천지는 약속을 기생충처럼 야금야금 갉아 먹었다. 그러면서도 후안무치했다. 염치가 없다. 해외교포는 국민 대다수가 지키는 공공질서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후안무치한 태도다. 예절이 없다.

건강한 사회는 잘못된 것을 행하지 않아야 한다. 잘못을 행하였을 때는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개인이 소중한 만큼 사회 구성원의 공존 가치도 중요하고 소중하다. 이 소중함이 개인과 사회에서 같이 지켜져야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지고 역동적인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

기세가 누그러지지 않는 코로나 19에 대응하기 위해 4월 4일 정부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4월 19일까지 2주간 연장하기로 발표되었다. 현재 세계는 우리나라 방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방역당국의 헌신적인 지도와 국민의 희생을 담보한 적극적인 동참의 결과다. 이런 결과를 두고 일부 정치인과 정부당국은 염치없게 스스로 자화자찬하지 않았으면 한다.

방역당국은 물리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다수가 모이는 종교행사나 모임의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개인위생도 각별히 준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앞으로 일상과 방역이 조화되는 새로운 방역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생활방역체계는 개인 인권이 제한되고 제도와 문화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힘든 고통을 요구하고 또 감수하여야 하는 상황이다. 끝을 모르는 긴 싸움에서 이러한 불편한 약속은 국민 모두에 의해서 지켜져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내포되는 단절적 인식 때문에 WHO에서는 용어를 “물리적 거리두기”로 변경하여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개인 간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로 의지하고 소통하며 정서적 유대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생산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그래야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건강한 사회, 역동적인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

오랜만에 소주 한잔 한 친구와 코로나가 만들어 낸 새 인사법을 나누었다. 마스크를 한 상태에서 미소 짓는 눈만 드러내고 만날 때 팔뚝인사로, 헤어질 때 주먹인사를 나누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