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례대표 후보와 미래를 말한다!” 제1차 장애인리더스포럼 열려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와 미래를 말한다!” 제1차 장애인리더스포럼 열려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0.04.08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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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원서비스 연령 폐지와 전면 개편에 대한 공약 가장 많아
장애인 복지법ㆍ연금ㆍ교육ㆍ이동ㆍ주거 등 장기간 미해결 과제들 내세워
실질적인 입법 위한 “분기별 의정보고와 장애계와 끊임없는 소통” 약속
장애계 “총선 역사상 가장 많은 장애인 당사자 정치 참여 기대”
제 1차 장애인리더스포럼이 8일 오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됐다.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6명의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들이 토론회에 나서 각 정당별 공약과 장애계 현안에 대한 정책 마련을 약속했다. ⓒ소셜포커스  
제 1차 장애인리더스포럼이 8일 오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됐다.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6명의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들이 토론회에 나서 각 정당별 공약과 장애계 현안에 대한 정책 마련을 약속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는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들의 열띤 토론장이 열렸다. 제 1차 장애인리더스포럼이 8일 오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됐다. 각 후보들의 공약과 다짐을 집중 점검해봤다.

토론에는 미래한국당 4번 이종성 후보, 더불어시민당 11번 최혜영 후보, 정의당 7번 배복주 후보, 민중당 8번 김재용 후보, 국민의당 14번 진용우 후보, 깨어있는시민연대당 2번 문상필 후보 등 총 6명의 참여로 진행됐다.

이번 21대 총선에는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 8명이 공천을 받으면서 장애인 정치 참여의 길이 대폭 확대됐다는 긍정적인 평이 따르고 있다. 20대 총선까지 장애계가 원했던 복지, 제도, 법 분야 등 막혀있던 현안을 속 시원하게 뚫어줄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장애계의 염원을 담아 각 정당별 후보들의 공약을 들어봤다.

이종성 후보
이종성 후보 ⓒ소셜포커스 

■미래한국당 4번 이종성 후보 “26년 장애인 복지 전문가 경험 살리겠다... 내 자산은 장애계 최대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전 사무총장 출신 이종성 후보는 가장 먼저 ‘활동지원서비스’ 연령제한 폐지를 최우선 과제로 내놨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 복지체계는 분절적 구조로 되어있다. 활동지원서비스의 경우도 연령별, 소득별, 대상별로 복지체계가 다 개별화되어있다”며 “65세가 넘어도 활동하고자 하는 장애인에게는 활동지원서비스를 지원하고 65세 미만이어도 의료ㆍ요양이 필요하면 의료ㆍ요양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것이다. 이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장애계에서 핫한 이슈인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장애인개인예산제도, 장애인특별수당, 장애인 이동권 확대도 약속했다. 시청각장애인에게는 스마트 서비스를 지원하고 응급 재난 상황에서 독거노인과 중증장애인 지원 시스템의 필요성도 말했다. 뇌전증환자ㆍ정신장애인 문제에 대해서 정부가 거의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보여주었다.

이 후보는 26년간 장애계에서 일하면서 얻은 자산을 토대로 다른 어떤 후보들보다 가장 많은 장애계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자유한국당 인재영입 당시 당에 ‘사회통합 센터 설치’를 제안했고 앞으로 장애계를 넘어 저소득층, 노인계층 등 사회약자들을 위한 정책에 혁신적으로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

 

최혜영 후보 ⓒ소셜포커스  
최혜영 후보 ⓒ소셜포커스  

■더불어시민당 11번 최혜영 후보 “장애인 지역사회자립생활환경 구축이 공약 모토... 장애인 후보들 함께 일해야”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장을 역임하는 최혜영 후보는 비장애인으로 25년을 살다가 교통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중도장애인이다. 최 후보는 당 영입인재 제의를 받았을 당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정치 입문을 앞둔 현재의 마음가짐을 밝혔다. 최 후보는 “많은 사람들이 1호로 낼 법안에 대해 많이 물어보는데 그건 절대 혼자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장애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공약 모토로 ‘장애인의 지역사회자립생활환경 구축’을 내세워 장애인의 노동, 주거, 교육, 이동권 분야에 특화된 공약들을 제시했다.

최우선 공약으로는 ‘수요맞춤형 장애활동지원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이어 ▲최중증장애인 서비스 제공 활성화 ▲장애인 활동지원 연령 폐지 ▲성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지원 ▲학령기 발달장애인 방과후 돌봄 ▲장애인 공동 거주 지원주택 공급 확대 ▲중증장애인 의무고용 대상 업체 관리감독 강화 ▲생애주기별 맞춤교육지원 확대 ▲장애인평생교육 법안 마련 ▲장애인특별교통수단 확충 및 장애인콜택시 전국통합체계 구축 등 다양한 공약을 내걸었다.

 

배복주 후보 ⓒ소셜포커스  
배복주 후보 ⓒ소셜포커스  

■정의당 7번 배복주 후보 “장애인 인권과 사회 소수자 위해 일하며 정치 다양성 실현하겠다”

배복주 후보는 1998년 장애여성공감이라는 장애여성자조모임을 시작으로 장애인운동 현장에서 일해온 잔뼈 굵은 장애인 운동가 출신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이력을 들어 장애 인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장애 여성으로서의 경험뿐 아니라 사회 소수자들이 차별받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장애인들이 현장에서 외치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영양가 없이 흐려지는 사태를 해결하고자 국회 진출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배 후보는 먼저 코로나바이러스 재난 사태로 가장 이슈화됐던 집단거주시설 장애인의 대한 감염 문제와 시설 관리 문제를 거론했다.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이 평등하게 살아가려면 탈시설법 제정이 가장 시급하고, 장애인 복지법을 개정해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발달장애인 돌봄이 가족 책임을 넘지못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시행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또한 여성 장애인으로서 젠더 폭력이나 여성 폭력에서 장애인이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책 보완 필요성도 강조했다. 낙태와 불임 문제까지 장애계를 넘어선 여성 인권에 관한 공약도 함께 제시했다.

 

김재용 후보 ⓒ소셜포커스  
김재용 후보 ⓒ소셜포커스  

■민중당 8번 김재용 후보 “수어 초등학교 의무교육해야”

김재용 후보는 선천적 발달장애인으로 장애인 축구선수를 거쳐 장애인축구협회 뇌성마비장애인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스포츠인 출신이다. 김 후보는 정당 활동을 시작한 후 통합진보당과 민중당을 거쳐 진보 정당의 역사와 같이 해오고 있다고 자부했다. 진보정당에서 장애인 국회의원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것을 알리고자 출마했다고 밝혔다.

김후보는 청각장애인의 언어인 수어를 초등학교 의무교육으로 지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들끼리 대화가 안되는 것은 모순이라며 청각장애인 75%가 일반 학교에 다니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지원이 미흡함을 지적했다. 국어, 사회와 같은 일반 과목은 속기지원이 가능하지만 체육 수업은 또 다른 지원방법이 고안되어야 하고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소통을 위해 수어통역과 속기서비스를 지원하고 보조공학기기를 확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진용우 후보 ⓒ소셜포커스  
진용우 후보 ⓒ소셜포커스  

■국민의당 14번 진용우 후보 “고령사회 대비해 장애인들 건강 책임지겠다”

진용우 후보는 한의사 출신 의료인이다. 진 후보는 “환자들을 돌보면서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절감했다. 비장애인도 65세가 넘으면 건강 적신호가 오는데 장애인들의 건강 상태는 심각하다”며 장애인의 건강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법안 마련을 약속했다.

이어 최저임금제에서 장애인을 제외시킨 문제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장애인들은 최저임금 대비 평균 60~70%의 근로 소득을 얻고 있다. 진 후보는 “70%의 임금을 주면서 생활하라는 것은 장애인과 가족 구성원에게 70%의 사회생활을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최저임금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백만원대를 넘는 재활을 위한 용품과 보장구를 장애인 개인의 힘으로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생활 필수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상필 후보 ⓒ소셜포커스  
문상필 후보 ⓒ소셜포커스  

■깨어있는시민연대당 2번 문상필 후보 “매년 2회씩 장애인 정책 과정 보고하겠다”

문상필 후보는 지난 2년간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전국 장애단체들과 정책을 논의하고 제도화했던 경력을 자신있게 내걸었다.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로 구성되어있지만 대통령 당선 후 장애계에 내걸었던 공약이 잘 지켜지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고, 당선된다면 반드시 1년에 2번 이상 의정 보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 또한 활동지원서비스 문제를 중점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중증 중복장애인의 안타까운 현실을 조명하고 중복장애인, 뇌병변장애인, 발달장애인의 실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강원도 산불, 포항 지진 사태 등 국가 재난 사태에서 항상 방치당해온 장애인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애인 안전 전담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실천하기 위한 국가장애인위원회와 장애인정책추진위원회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세 번째 주제였던 “장애인 정책을 어떻게 입법화 시킬 것인가?”에 대해서 이종성 후보는 “각 센터별로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입법과정까지 분기별로 현황 보고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혜영 후보는 “당에 전국장애인정책위원회가 있는데 예산이 없어서 깜짝 놀랐다. 당원들끼리 회비로만 운영하고 있는데 직접 예산을 확보해서 지속적으로 간담회와 포럼을 진행하고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성장애인 후보가 2명이나 있음에도 주요 공약에 여성 장애인에 대한 공약이 없다는 지적도 따랐다. 이종성 후보는 “여성장애인 문제는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가 핑퐁게임을 하는 와중에 굉장히 어려운 상태로 알고 있다. 먼저 법적인 근거를 명확히 해서 지원체계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혜영 후보는 “절대적으로 공감하며 여성 장애인은 절대 사이드가 아니다. 당에 말씀을 드려서 여성장애인에 대한 공약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에 포함되어있는 장애 정책에 관한 공약이 대다수여서 아쉬웠다는 평도 있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용석 실장은 “20대 총선 메니페스토 조사에 따르면 공약 이행도가 10점 만점에 3~4점에 그쳤다”며 “정당에서 발표한 공약과 함께 더 많은 정책 개발이 필요하고 장애인 당사자 국회의원들이 실질적인 의정활동을 해줘야한다”며 부탁의 말을 전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과거 살아왔던 경험을 살펴보면 앞으로 그 사람이 살아갈 미래를 알 수 있다”는 한 후보자의 발언과 같이 각 후보자들이 살아오며 몸담았던 분야에 대한 관심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공약들이 많이 보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특성에 맞게 국민 대표성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직군의 후보자들이 출현한 가운데 총선 역사상 가장 많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국회에 진출하는 역사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장애계의 많은 관심과 기대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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