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미와 상상미가 어울린 북서울꿈의숲(상)
전통미와 상상미가 어울린 북서울꿈의숲(상)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0.07.07 11: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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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한 민간 종합위락시설 드림랜드 인수하여 공원으로 개장
공원의 명물 전망대, 멀리 북한산·도봉산·수락산도 한눈에
개장 10년 갖 넘은 최신 공원임에도 무장애 공간 많지 않아

[소셜포커스 조봉현 논설위원] = 서울 강북구 번동에 위치한 ‘북서울꿈의숲’은 2009년에 개장하였다. 공원으로서는 나이가 어린 편이다. 면적은 66만여㎡로 월드컵공원과 올림픽공원, 서울숲에 이어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공원이다.

이곳은 과거 1980년대 민간회사에서 서울시 종합휴양업 제1호의 인가를 받아 2000년대 중반까지 운영했던 종합위락시설 드림랜드가 있었던 자리다. 그래서 공원의 명칭에도 꿈이라는 글자를 포함하고 있다.

드림랜드 시절에는 수영장 및 아이스링크 등 운동시설과 다양한 놀이시설 및 공연장 등을 갖춘 대형 종합레저시설이었다. 그랬던 시설이 2000년대 들어 쇠락하게 되자, 서울시에서 강북 지역의 녹지공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이 부지를 인수하여 공원을 조성했다. 주변 지역을 추가로 매입하여 드림랜드의 2배에 달하는 녹지공원을 꾸몄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서문에서 1.3Km의 거리에 있는 4호선 미아사거리역이다. 승용차로 공원을 방문할 경우 동문과 서문에 주차장이 잘 갖추어져 있다. 각 주차장에는 장애인전용 주차구역과 함께 여성전용 주차구역도 마련되어 있다.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차우대를 하여 양성평등 논란을 유발하는 것 보다 유아동반차량이나 다둥이가족 전용주차구역이 마련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출산으로 고민하는 나라에서 아기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아이들의 교통안전에도 필요한 정책이 아닐까? 인천대공원 취재시 유아동반차량 주차구역이 돋보였던 적이 있다.

10분당 300원씩 하는 주차요금은 장애인의 경우 80%까지 할인하고, 다둥이행복카드 소지자에 대해서도 자녀수에 따라 50%까지 할인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북서울꿈의숲”을 검색하면 “서울의 산과 공원” 사이트에 수록된 이 공원으로 바로 연결되므로 정보접근성도 무난하다. 네이버지도에서는 이공원 내부의 주탐방로를 로드 뷰(View)로 제공하고 있어서, 인터넷으로도 내부의 풍경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정문(동문) 입구에서 바라본 공원의 간판 ⓒ소셜포커스
정문(동문) 입구에서 바라본 공원의 간판 ⓒ소셜포커스
중앙의 오픈필도와 좌우 경관숲으로 나누어진 공원의 안내도 ⓒ소셜포커스

공원은 크게 중심부의 오픈필드와 좌우의 경관숲으로 나누어진다.

오픈필드에는 방문자센터, 초화원, 대숲길, 문화재로 지정된 창녕위궁재사, 월영지, 월영대, 월광폭포, 애월정, 잔디광장인 청운답원, 상상톡톡미술관, 창포원, 콘서트홀·갤러리·다목적홀을 갖춘 아트센터, 전망대, 문화광장 등이 다양한 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경관숲은 오픈필드를 가운데에 두고 좌우로 나누어져 공원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숲속은 산책로가 곳곳으로 실핏줄처럼 연결되어 있고, 중간중간에 숲속휴게소, 배드민턴장, 체력단련장, 숲속진입마당, 잔디휴게마당, 어린이놀이터 등이 조성되어 있다.

방문자센터 모습 ⓒ소셜포커스
방문자센터 모습 ⓒ소셜포커스
창녕위궁재사 ⓒ소셜포커스
창녕위궁재사 ⓒ소셜포커스
월영지의 풍경 ⓒ소셜포커스
월영지의 풍경 ⓒ소셜포커스
월영지의 풍경 ⓒ소셜포커스
월영지의 풍경 ⓒ소셜포커스
월영대와 애월정의 풍경 ⓒ소셜포커스
월영대와 애월정의 풍경 ⓒ소셜포커스
상상톡미술관, 청운답원, 월영지와 월영대, 방문자센터 등이 내려다보이는 모습 ⓒ소셜포커스
상상톡미술관, 청운답원, 월영지와 월영대, 방문자센터 등이 내려다보이는 모습 ⓒ소셜포커스

그러나 경관숲은 곳곳이 가파른 언덕과 울퉁불퉁한 노면, 계단식 산책로 등으로 되어 있어서 휠체어나 유모차, 노인보행기 등은 사실상 통행금지 구역이다. 일부 양호한 구간도 있지만 예측할 수가 없으니 엄청난 모험이 따른다.

공원의 크기는 서울에서 네 번째에 달하는 초대형 공원이지만,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 등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공간은 중심부의 오픈필드 구역과 초화원 정도로 한정된다.

개장한 지 10년을 갖 넘긴 최신에 속한 공원이지만, 무장애 공간이 많지 않으며, 그나마도 곳곳에 미비한 부분이 자주 보인다. 서울시의 공원홈페이지에 수록된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공원이라는 소개말이 좀 민망하게 느껴진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많아 휴일에는 가족끼리 아기와 함께 유모차나 킥보드(어린이용 수동 킥보드를 말함) 등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에겐 반쪽짜리 공원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공원의 주 탐방로는 10여 미터 간격으로 5m 정도의 구간씩 요철블럭이 깔려 있어서 휠체어나 유모차, 킥보드 등이 통행하는데 불편을 주고 있다. 유모차나 킥보드가 갑자기 돌출물을 만나 급히 멈추다 보면, 타고 있는 사람이 앞으로 쏠릴 수가 있고, 심할 경우 탈것으로부터 신체가 이탈하여 다칠 수도 있다.

통로 전체를 요철블럭으로 깔아놓은 곳도 있다. 미관상 예쁜 것도 아니다. 공원탐방로를 개설할 때 공사비를 더 들여가며 요철블럭을 깔아 이동약자에게 불편을 주는 관행이 제발 없어졌으면 좋겠다. 공원설계자들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공원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경관숲의 가파른 언덕과 계단식 통로  ⓒ소셜포커스
공원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경관숲의 가파른 언덕과 계단식 통로  ⓒ소셜포커스
공원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경관숲의 가파른 언덕과 계단식 통로  ⓒ소셜포커스
이동약자에게 불편을 주는 탐방로 곳곳의 요철블럭 ⓒ소셜포커스

이 공원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시설은 50m 높이의 전망대다.

전망대에서는 주변의 시가지 풍경을 잘 볼 수 있으며,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의 풍경도 한눈에 들어온다. 이 공원 전망대는 과거 아이리스 영화를 촬영했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전망대에 접근하려면 서문 쪽에 있는 아트센터 건물에서 올라갈 수 있다. 상상미를 더하여 독특한 구조로 만들어진 전망대는 엘리베이터를 4번이나 갈아타야 하며, 이중 2개의 엘리베이터는 수직이 아닌 경사형 통로로 이동한다.

엘리베이터를 갈아타는 경로(환승지)에서도 다양한 문화시설을 만날 수 있다. 미니도서관이 있는가 하면, 사색을 하거나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엘리베이터를 갈아타기 위해 경유했던 어떤 방에서는 주변에 거주한다는 한 노신사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뿜어내고 있었다.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원래 아트센터 건물로 들어가서 첫 코스부터 엘리베터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필자가 방문한 날은 코로나로 인해 폐쇄된 기간이었다. 할 수 없이 건물 옆으로 나 있는 오르막 도로를 이용하여 중간높이(1차 환승지)까지 이동하게 되었다. 그런데 휠체어를 타고 올라가던 인도의 중간지점에서 단차가 형성되어 인도가 단절되는 바람에, 입구까지 다시 내려갔다가 위험한 차도를 타고 다시 올라오는 상황이 되었다. 미로 찾기를 해야 하는 불편도 불편이지만 가파른 언덕의 차도를 진행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독특한 구조의 공원 전망대 외부모습 ⓒ소셜포커스
독특한 구조의 공원 전망대 외부모습 ⓒ소셜포커스
전망대로 올라가는 경사형 엘리베이터 ⓒ소셜포커스
전망대로 올라가는 경사형 엘리베이터 ⓒ소셜포커스
전망대로 올라가는 경사형 엘리베이터 ⓒ소셜포커스
전망대로 올라가는 경사형 엘리베이터 ⓒ소셜포커스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 환승지에 만나는 문화시설 ⓒ소셜포커스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 환승지에 만나는 문화시설 ⓒ소셜포커스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 환승지에 만나는 문화시설 ⓒ소셜포커스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 환승지에 만나는 문화시설 ⓒ소셜포커스
전망대의 내부 모습 ⓒ소셜포커스
전망대의 내부 모습 ⓒ소셜포커스
전망대의 내부 모습 ⓒ소셜포커스
전망대의 내부 모습 ⓒ소셜포커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소셜포커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소셜포커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소셜포커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소셜포커스

공원의 정문에 해당하는 동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방문자센터가 나온다. 방문자센터에는 안내 데스크와 꿈의숲이야기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이 전시관에서는 푸른 서울을 가꾸기 위한 다양한 사업, 공원의 역사·문화 등을 입체그래픽과 패널 등으로 흥미롭게 전시하고 있다.

유모차도 빌릴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현재는 화장실만 제외하고 모두 폐쇄되어 있다. 안내 데스크도 가동도 멈추었다. 화장실은 장애인이 사용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잘 갖추어져 있다.

방문자센터는 제법 큰 건물이고 2층에 관리사무실과 회의실이 있다. 공원취재와 관련하여 공원 관계자에게 궁금했던 사항이나 공원의 특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어를 탄 필자에게는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대로 돌아서야 했다. 이 공원 내 많은 건물은 대부분 엘리베이터를 갖추고 있었지만 방문자센터에는 없었다.

이런 경우에 문제를 제기하면 십중팔구 이곳은 내부 직원들의 사무공간이니 그렇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런 대답이 떨어진다면 필자는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장애인 의무고용도 있고 하는데, 장애인은 내부직원으로 근무하면 안 되나요?”

방문자센터 ⓒ소셜포커스
방문자센터 외부 전경 ⓒ소셜포커스
방문자센터 전시관 ⓒ소셜포커스
방문자센터 전시관 ⓒ소셜포커스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화장실 ⓒ소셜포커스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화장실 ⓒ소셜포커스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화장실 ⓒ소셜포커스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화장실 ⓒ소셜포커스
방문자센터는 꽤 큰 건물이지만 2층으로 올라가는 유일한 통로는 계단뿐이다.  ⓒ소셜포커스
방문자센터는 꽤 큰 건물이지만 2층으로 올라가는 유일한 통로는 계단뿐이다.  ⓒ소셜포커스

방문센터에서 나서면 오른쪽으로 초화원과 사슴방사장으로 올라가는 오솔길이 야자매트로 깔려 있지만 휠체어가 올라가기에는 매우 가파르다. 주차장 쪽으로 100m 정도를 우회하면 완만한 경사로를 이용하여 접근이 가능한데, 안내표지판에 우측으로 이동하면 완만한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다는 안내문구도 함께 표시되었으면 좋겠다. 필자는 가파른 그 길만이 유일한 통로인줄 알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무리하게 올라갔었는데, 나중에야 완만한 경사로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나서 좀 허탈한 생각이 들었다.

사슴방사장은 어린이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서울숲에서 사육하고 있는 사슴을 무상 양도받아 조성하였다.

사슴방사장 바로 옆으로 초화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7월 초의 방문이다 보니 시들어가는 봄꽃들과 새롭게 피어나는 초여름의 꽃들이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초화원은 주차장 건물 옥상으로 연결되어 주차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

동문 주차장에서 방문자센터 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자전거보관소가 있다. 보관소에 별도의 벽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펜스형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꽃 화분들이 정감 있게 다가온다. 단순히 자전거 보관의 의미를 떠나 공원시설로서 볼거리를 함께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를 낸 관계자에게 칭찬을 보내고 싶다.

사슴방사장과 초화원으로 가는 가파른 통로, 우회하는 완만한 통로도 있지만 별도의 안내표시가 없으니 이동약자는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소셜포커스
사슴방사장과 초화원으로 가는 가파른 통로, 우회하는 완만한 통로도 있지만 별도의 안내표시가 없으니 이동약자는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소셜포커스
사슴방사장과 초화원으로 가는 가파른 통로, 우회하는 완만한 통로도 있지만 별도의 안내표시가 없으니 이동약자는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소셜포커스
사슴방사장과 초화원으로 가는 가파른 통로, 우회하는 완만한 통로도 있지만 별도의 안내표시가 없으니 이동약자는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소셜포커스
사슴방사장 ⓒ소셜포커스
사슴방사장 ⓒ소셜포커스
사슴방사장 ⓒ소셜포커스
사슴방사장 ⓒ소셜포커스
초화원의 모습 ⓒ소셜포커스
초화원 전경 ⓒ소셜포커스
자전거보관소 ⓒ소셜포커스
자전거보관소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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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 2020-07-09 09:08:52
공원이 설립된지 10여년이면 그렇게 오래전에 조성된 공원은 아니네요. 하지만 공원내 장애인편의시설은 생긴지 몇십년이 지난 능동의 어린이대공원만도 못하군요. 공원에 경관숲을 이용하지 못하면 고작 전망대에 오르고 장애인화장실이나 이용하려고 이 공원을 방문하겠습니까? 최소한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공원만큼은 설계단계부터 유니버셜디자인 으로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건축물이 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설계자의 장애인식 수준도 검토해봐야 하구요. 많은 비용을 들여 다중이 아닌 비장애인들만의 공간이 되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