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펜과 손끝으로 재현한 "기다림"
3D펜과 손끝으로 재현한 "기다림"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0.08.03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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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환 화백, 시력 잃기 전 그렸던 「기다림」 재구현 "예술통해 기쁨 주고파"
3D펜으로 쌓아올린 집에 손가락 촉각 의지해 색 입혀 "예술에는 장애 없다"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3D펜과 시각장애인 화가의 손끝으로 재탄생한 작품은 어떨까. 포스코1%나눔재단에서 진행하는 장애예술인 대중화 지원 프로젝트 '만남이 예술이 되다' 캠페인에 '3D펜 장인' 유튜버 사나고와 시각장애인 화백 박환의 만남이 화제가 되고 있다.

사나고는 3D프린터기에 사용하는 필라멘트 실이 3D펜촉의 뜨거운 온도에 녹으면 그걸 서로 이어붙이고 쌓아올려 입체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3D펜을 사용해서 각종 피규어부터, 단검을 만들어 채소나 과일을 베는 재미난 영상도 만들고, 일본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소녀상을 만드는 등 여러 뜻깊은 작품도 제작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박환 화백은 7년 전 큰 교통사고를 당해 앞이 전혀 보이지않는 전맹 시각장애인이다. 햇빛을 구분할 수도, 색깔을 구분할 수도 없는 좌절감 속에서 방황의 시간도 겪어야했지만, 그는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 또한 그림이었다고 고백했다.

이번에 두 사람이 함께 만들게 된 작품은 박환 화백이 시력을 잃기 전 그렸던 「기다림」이라는 작품이다.

사나고가 3D펜으로 '집'의 큰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석고붕대로 넓은 면을 채우고 가루 석고를 물에 개어 돌의 각진 부분이나 기와 같이 세밀한 부분을 깎아내 집의 형태를 구현해내자, 박환 화백은 손가락의 촉감을 이용해서 멋지게 색을 입혀갔다. 

박환 화백은 "이런거 처음 해보지만은 너무 기분도 좋고 옛날에 정상적일 때 그린 그림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제가 그림을 그리는 목적이나 이유는 단 한가지에요. 세상을 살다 보면은 좌절, 절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분명히 있겠죠. 그렇지만은 하고 나면은 보람도 있고 느낌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뭔가 자기자신한테 큰 게 남겨져 있을테니까 절대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나고 또한 "힘들고 상처받은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빛이 되었으면 합니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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