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테마 생태공원, 서울 창포원
아이리스 테마 생태공원, 서울 창포원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0.10.26 11: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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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 끝자락에 위치한 붓꽃 테마 특수 생태공원
평화문화진지, 다락원체육공원 연계 생태·문화·체육 복합공간
8개 코스의 서울둘레길 제1 시발점으로도 인기
조속히 개선되어야 장애인 불편시설 곳곳에서 발견

 

[소셜포커스 조봉현 논설위원] = 서울의 북쪽 끝자락, 의정부와 경계지점, 도봉구 도봉동에 붓꽃(Iris)을 테마로 한 생태공원이 있다. 창포원이다. 멀리 양쪽으로 도봉산과 수락산이 좌청룡 우백호처럼 버티고 있으며, 그 사이로 흐르는 중랑천이 공원 옆으로 지나간다.

서울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도봉산역 2번 출구를 나서면 곧바로 창포원 정문이 마주 보인다. 그래서 대중교통 접근성이 아주 좋다. 다만 공원 내 주차장은 9면에 불과하여 방문자는 주차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공원 측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차량이용자는 도봉산역 건너편 환승주차장(유료)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도봉산역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는 광역환승센터가 있어 연천, 양주, 포천 등 멀리에서도 버스를 타고 공원까지 바로 올 수 있다.

카카오 지도정보에서는 이 공원의 주탐방로 대부분을 로드뷰로 제공하고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해도 공원 내부의 풍경을 앉아서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다.

정문을 들어가면 2층 건물의 방문자센터가 있다. 공원안내 리플릿이 비치되어 있으며, 카페 등 휴게공간도 갖추어져 있다.

공원은 그리 크지 않은 5만여㎡의 면적에 붓꽃원, 약용식물원, 습지원, 억새원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12개의 테마원 중에는 늘푸름원, 책읽는언덕, 천이관찰원, 산림생태관찰원, 숲속쉼터 등도 있다.

붓꽃원에는 노랑꽃창포, 부처 붓꽃, 타레붓꽃, 범부채 등 '붓' 모양의 꽃봉오리로 된 붓꽃류 130여 종 30만 본이 식재되어 있다. 30만 본이라 하여 대단히 많은 생각되지만, 막상 가보면 실감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약용식물원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약용식물의 대부분을 한자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 습지원에서는 각종 수생식물과 습지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설치된 관찰 데크가 매력적인 운치를 자랑한다. 초화원에는 달뿌리풀, 맥문동, 터리풀, 구절초, 물억새, 꽃나리 등 46종 40여만 본이 계절별로 화려한 꽃을 피워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이외에도 갯버들, 골담초, 조팝나무, 사철나무, 화살나무 등 20여 종의 관목과 낙우송, 느티나무, 스트로브잣나무, 소나무 등 40여 종의 수목들이 탐방객들에게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창포원 입구 ⓒ소셜포커스
창포원 입구 ⓒ소셜포커스
가을꽃이 만개한 창포원 방문자센터 앞마당 ⓒ소셜포커스
가을꽃이 만개한 창포원 방문자센터 앞마당 ⓒ소셜포커스
꽃창포, 붓꽃 등이 어우러진 5월의 창포원 모습 ⓒ소셜포커스
화훼와 수목이 어우러진 공원의 모습 ⓒ소셜포커스
화훼와 수목이 어우러진 공원의 모습 ⓒ소셜포커스
억새꽃 피고 단풍 들기 시작하는 10월의 창포원 ⓒ소셜포커스
억새꽃 피고 단풍 들기 시작하는 10월의 창포원 ⓒ소셜포커스

공원은 주탐방로는 대부분 평지이라서 휠체어를 타고 주마간산(走馬看山) 식으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무난한 편이다. 그러나 공원 내 곳곳의 휴게시설 접근로와 일부 탐방로는 단차 및 요철현상 등으로 인해 휠체어 장애인과 유모차 이용자 등 이동약자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공원은 군데군데 평지탐방로와 고도차를 두어 동산을 만들었고, 동산에 숲을 조성하여 그 숲속에 마루 등 휴게시설을 갖추었다. 그러나 휴게시설 접근로는 경사가 심하고 노면이 고르지 못하여 휠체어 이용자 등 이동약자에게는 불편을 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일부의 평지 탐방로도 부분적인 단차와 노면의 의도적인 요철현상으로 이동약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자생붓꽃원의 징검다리식 석판 탐방로가 문제다. 그리고 수변공간 산책로의 징검다리도 이동약자에게는 통행 자체가 불가능한 큰 장애물이다.

이동약자들은 공원시설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없으며, 불편 없는 사람들과 함께 방문하는 경우에는 외톨이가 된다.

공중시설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공원은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동등한 수준의 이용을 보장해야 한다. 지형상 평지에 있는 공원임에도 시공과 설계의 잘못으로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면 이는 차별시설이다. 차별시설을 그대로 두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도록 규정한 장애인차별행위에 속한다.

공원의 설계자나 관리자들에게는 보다 특별한 인식개선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공원의 설계와 시공에 있어서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장애인에게 편리한 시설은 비장애인에게는 더욱 편리한 법이다.

공원을 찾아온 이동약자 들 ⓒ소셜포커스
공원을 찾아온 이동약자 들 ⓒ소셜포커스
숲속에는 피크닉 테이블 등 휴게공간이 많지만 휠체어는 접근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소셜포커스
숲속에는 피크닉 테이블 등 휴게공간이 많지만 휠체어는 접근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소셜포커스
이동약자를 외톨이로 내 모는 여러 가지 요인들 ⓒ소셜포커스
이동약자를 외톨이로 내 모는 여러 가지 요인들 ⓒ소셜포커스

창포원 바로 옆에는 평화문화진지라는 공용 시설물이 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다락원체육공원이 있다. 이 세가지 시설물은 울타리나 담장이 없이 동일 시설처럼 붙어 있어서 체육, 생태, 문화 복합단지를 이루고 있다.

평화문화진지는 과거의 군사시설을 개조하여 문화공간으로 꾸민 곳이다. 그곳은 6·25 전쟁 후 북한군의 재침에 대비한 대전차방호용으로 설치한 콘크리트 구조물이었다.

오랫동안 흉물로 방치되었던 대전차방호시설은 2014년 서울시, 도봉구, 관할 군부대간 리모델링 협약을 통해 공간재생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옛날 시설의 흔적을 보존하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2017년도에 개관했다.

이곳에는 공연장, 연습실, 전시실, 스튜디어, 공유공방 등을 갖추고 있으며, 문화예술사업을 함께 하는 작가들이 모여 창작공간을 운영하면서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독서공간 등 일부시설은 단차가 심하여 이동약자는 이용할 수 없다. 그리고 각 시설물 출입구도 턱을 이루고 있어서 휠체어 출입에 불편을 준다. 최근에 시공한 시설임에도 장애인 편의시설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

문화진지 한쪽에는 전망탑이 있다. 그곳에 올라가면 진지 내 풍경은 물론 창포원과 체육공원 등 주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공원에서 문화진지로 이동하는 길목엔 약 5cm 내외의 단차가 형성되어 있어 이동약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단차를 두었을까? 조속히 시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창포원(왼쪽), 평화문화진지(가운데), 다락원체육공원(오른쪽)이 복합문화공간으로 한데 어울려 있다. ⓒ소셜포커스
창포원(왼쪽), 평화문화진지(가운데), 다락원체육공원(오른쪽)이 복합문화공간으로 한데 어울려 있다. ⓒ소셜포커스
평화문화진지 전경 ⓒ소셜포커스
평화문화진지 전경 ⓒ소셜포커스
평화문화진지의 예술공간, 원래 군사시설이었음을 알려주는 탱크와 장갑차도 보인다. ⓒ소셜포커스
평화문화진지의 예술공간, 원래 군사시설이었음을 알려주는 탱크와 장갑차도 보인다. ⓒ소셜포커스
평화문화진지의 유래를 설명한 안내시설과 군사진지의 흔적들 ⓒ소셜포커스
평화문화진지의 유래를 설명한 안내시설과 군사진지의 흔적들 ⓒ소셜포커스
문화진지 조망대에서 바라 본 창포원의 모습 ⓒ소셜포커스
문화진지 조망대에서 바라 본 창포원의 모습 ⓒ소셜포커스
창포원에서 문화진지로 이동하는 길목에서 휠체어 통행에 불편을 주는 단차 ⓒ소셜포커스
창포원에서 문화진지로 이동하는 길목에서 휠체어 통행에 불편을 주는 단차 ⓒ소셜포커스
이동약자의 이용이 불가능한 독서공간 ⓒ소셜포커스
이동약자의 이용이 불가능한 독서공간 ⓒ소셜포커스
전시공간 출입구는 5cm에 불과한 턱 하나가 문제다. ⓒ소셜포커스
전시공간 출입구는 5cm에 불과한 턱 하나가 문제다. ⓒ소셜포커스
전시실의 전시물 ⓒ소셜포커스
분단과 통일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 장벽을 소재로 한 조형물 ⓒ소셜포커스
분단과 통일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 장벽을 소재로 한 조형물 ⓒ소셜포커스

문화진지 옆의 다락원체육공원은 창포원과 비슷한 면적이다. 실내 배드민턴장 14면과 실내 테니스장 3면, 실외 테니스장 5면, 축구장 1면, 주차장과 매점, 운동용품 판매점, 동호인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8년 4월에 개장했으며, 급증하는 체육활동 수요 해소와 구민의 건강, 휴양, 정서생활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통행로나 제반 시설물은 장애인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잘 꾸며져 있다.

창포원은 서울시가 야심차게 개발하여 시민들에게 제공한 서울둘레길의 제1코스(수락·불암산 코스) 시발점으로도 이름이 나 있다. 창포원 방문자센터 건물 1층에는 서울둘레길 안내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서울둘레길은 2009년도부터 코스를 개발하고 보완공사를 하여 2014년에 개통하였으며, 서울을 걸어서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총 157km를 8개의 코스로 나누어 조성하였다. ‘숲길’, ‘하천길’, ‘마을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울의 역사·문화·자연생태 등을 스토리로 엮어 탐방객들이 느끼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락원 체육공원 안내도 ⓒ소셜포커스
다락원 체육공원 안내도 ⓒ소셜포커스
체육공원의 이용지원센터와 베드민턴장의 모습 ⓒ소셜포커스
체육공원의 이용지원센터와 베드민턴장의 모습 ⓒ소셜포커스
체육공원 내 넓은 체육시설 ⓒ소셜포커스
체육공원 내 넓은 체육시설 ⓒ소셜포커스
체육공원 내 편의시설 ⓒ소셜포커스
체육공원 내 편의시설 ⓒ소셜포커스
창포원에서 시작되는 서울둘레길 안내도 ⓒ소셜포커스
창포원에서 시작되는 서울둘레길 안내도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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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 2020-10-29 09:12:32
늘 하는 이야기지만 이런 시설물들은 설계단계부터 장애인 편의시설이란 개념이 없는 설계사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저런 요철형 도로나 아무렇지도 않게 방치된 단차, 이런 공공시설의 편의시설이 저런상태인데 민간시설이 적극성을 갖고 장애인 편의시설을 신경쓰겠습니까? 장애인 인식에 대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