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체육시설 휴관되자... 틈새 배드민턴 친 직원들 "공분"
장애인 체육시설 휴관되자... 틈새 배드민턴 친 직원들 "공분"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1.01.05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인에게는 운영제한하면서... 6시 지나자 모여서 배드민턴 쳐
"시설점검" 핑계 댄 사무처장, 처음 아냐... 직원들 "공공연한 사실"
인천의 한 장애인체육시설에서 운영 외 시간에 사무처장과 직원들이 수차례 배드민턴을 친 정황이 드러나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장애인에게는 시간제한 운영을 두고 정작 직원들은 휴관을 틈타 마음대로 시설을 이용해왔다. (tbs뉴스 갈무리)
인천의 한 장애인체육시설에서 운영 외 시간에 사무처장과 직원들이 수차례 배드민턴을 친 정황이 드러나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장애인에게는 시간제한 운영을 두고 정작 직원들은 휴관을 틈타 마음대로 시설을 이용해왔다. (tbs뉴스 갈무리)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코로나19로 장애인 체육시설이 휴관에 돌입한 가운데, 이 틈을 타 인천의 장애인체육시설 사무처장과 직원들이 배드민턴을 쳤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분을 사고 있다.

"장애인을 키우는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지난 4일 분노를 참지못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일부 체육시설이 운영 제한에 들어가면서, 인천시장애인국민체육센터도 10월 중순부터 문을 열었지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 시간을 제한하게 됐다.  

A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 ⓒ청와대
A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 ⓒ청와대

문제는 센터 운영이 끝난 후에 발생했다. 사무처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시설에서 배드민턴을 친 것. 장애인에게는 시설 사용시간 제한을 두고 정작 직원들은 운영시간 외에 배드민턴을 쳤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문제가 제기되자 사무처장은 "우리가 배드민턴만 친 것이 아니라 시설장비를 점검할 목적이었다"라며 해명에 나섰다.  

A씨는 "시설점검을 일정한 요일에 시간을 맞춰서 운동복을 갖춰 입고 했다는 게 말이 되냐. 시설점검이면 수영장, 헬스장, GX 등 다 점검했어야할 것"이라며, "방역지침을 지키고, 모범을 보여야할 공무원들이 시설점검을 핑계로 시설을 이용한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사무처장과 해당 직원들은 "시설점검을 위해 이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tbs뉴스 갈무리)
사무처장과 해당 직원들은 "시설점검을 위해 이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tbs뉴스 갈무리)

이들의 행태는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시설 관리를 목적으로 비장애인 이용이 금지된 기간에도 수차례에 모여 배드민턴을 쳤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장애인 선수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체육회 직원들이 사용한 것이다.

인천시장애인체육회 소속 선수 학부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애인체육회면 장애인 선수가 우선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선수들도 이용을 못하는데 사무처장이 가서 이용한다는 건 학부모 입장에서는 보기 안 좋다"라며 토로했다.  

게다가 사무처장은 지난달 행정사무감사에서 "코로나19로 센터 등 각종 시설 출입을 주의한다"고 말을 해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면서 장애인 선수들의 출입이 금지됐을 때도 아예 센터에 가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직원들의 말은 달랐다. 인천시장애인국민체육센터 직원 K씨는 "8월 중순부터 재휴관에 들어갔고, 직원들만 출근하던 상황이었는데 9월에도 계속 배드민턴 치러 종종 오시더라. 내부 직원들은 다 알고 있었다"라고 증언했다.

A씨를 비롯한 여론은 인천시에 사무처장을 비롯한 해당 직원들에 대한 적합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해당 청원은 현재 약 500여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