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지원체계, 발달장애인 가족 '슈퍼을' 만들어…
열악한 지원체계, 발달장애인 가족 '슈퍼을' 만들어…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1.01.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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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서비스 제공기관 수 절대부족
부모들, 폭력도 두둔할 수 밖에 없어
최근 대전 중구 복지시설에서 벌어진 발달장애인 폭행 사건에 대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26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일러스트=News1)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열악한 발달장애인 지원체계가 당사자와 그 부모들을 '슈퍼 을'의 위치로 몰아가고 있다.

대전 중구의 한 복지기관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 폭력 사건에 대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는 26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폭력이 '훈육' 목적이었다는 기관장(가해자)의 주장에 몇몇 부모는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며 두둔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부모연대는 교육·복지기관에서 일어난 폭력 사건의 가해자 대부분이 '훈육'차원이었다고 변명하고, 기관을 이용하는 부모 일부 혹은 다수가 폭력을 두둔하는 비상식적인 현상에 대해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열악한 지원체계가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를 '슈퍼 을'이 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지적이다.

발달장애인들은 평균 하루 3~4시간의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는다. 주간활동서비스 등 낮 시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기관의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건복지부는 성인기 발달장애인 17만명 중 복지기관을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이 4만5천명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기관에 문제를 제기해 '블랙리스트'에 올라가거나, 기관장 등의 물의로 인해 기관이 문을 닫으면 부모가 지원을 모두 짊어져야 한다는 불안감에 교육을 빙자한 폭력까지 옹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사회복지사 교육과정상 발달장애인 지원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는 점, 인력 부족 등 문제도 지적했다. 사회복지사들조차 발달장애인들과의 소통에 미숙하니 가장 손쉬운 통제 기제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 이용 기관에서 발생하는 폭력 사건은 단순히 제공인력의 자질 문제가 아니다"라며, 발달장애인 교육·복지기관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도전적 행동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기반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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