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심혈관질환 사망률 최대 6.3배
장애인 심혈관질환 사망률 최대 6.3배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1.02.02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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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보다 경증, 노년보다 중장년층에서 발병·사망률↑
낮은 의료접근성이 원인, 장애인 건강주치의가 위험요인 관리해야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손기영 교수. (출처=서울아산병원)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해 사망하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보다는 경증 장애인, 노년층보다는 50대 이하 중장년층 장애인의 사망률이 특히 높았다. 특히 다른 위험 요인들과는 관계없이 장애 자체가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손기영 교수팀이 진행했다. 2002년부터 2015년까지 14년간의 '국민건강보험 검진 코호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 이 데이터를 통해 51만여 명(40세~79세)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장애인의 사망률은 비장애인 대비 경증 평균 3.2배, 중증 평균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률은 연령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특히 50대 이하 장애인의 사망률이 높았다. 장애 정도에 따라 최소 2.5배에서 6.3배까지 차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64세는 2.6~3.5배, 65세 이상은 1.5~2.7배였다.

장애 유형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신체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에 비해 1.7배, 시각·청각장애인은 1.3배, 정신신경장애인은 4.0배 높았다.

심혈관 질환 발생률도 사망률과 같은 양상을 보였다. 경증장애인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비장애인에 비해 1.4배, 중증장애인은 1.5배 높았다. 50세 이하 장애인의 발병률은 5.5배, 50~64세는 장애 정도에 따라 3.3배에서 최대 4.6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만성질환이나 흡연이나 음주 같은 생활습관요인이 보정돼 있다.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들과 관계없이 장애 자체가 심혈관 질환의 발병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온라인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김영식 교수는 "장애인의 심혈관 질환 사망률과 발병률이 높은 것은 장애인의 의료접근성이 낮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로 장애인들이 의료서비스에 접근하기 더욱 어려워진 지금, 방문진료 등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기영 교수는 "심혈관 질환이 장애인의 주요한 사망원인 중 하나라는 점이 이번 연구로 증명됐으므로, 장애인 건강주치의는 장애인의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중장년층 때부터 포괄적으로 위험요인을 적극 관리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식·손기영 교수팀은 이 연구에서 나아가 의료진들이 만성질환 합병증, 암 검진, 장애특성, 관절구축과 같은 장애인의 일반 건강 관리와 일반 장애 관리를 어려워한다는 것을 추가 조사했다.

이 연구를 토대로 개발된 '장애인 건강 주치의 상담 매뉴얼'과 '환자 교육자료'는 지난해 국립재활원을 통해 발간됐다. 장애인 건강증진 기여 공로로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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