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만 510건... 대중매체 속 장애 차별 용어 '심각'
'벙어리'만 510건... 대중매체 속 장애 차별 용어 '심각'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1.02.25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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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자ㆍ맹인ㆍ절름발이ㆍ정상인 등 장애 차별 용어 총 2천113건 발견
코로나19에 사라진 장애인 뉴스... 대처 방법보다 기부ㆍ봉사뉴스 많아
소셜포커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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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지난해 장애 차별 용어는 과연 몇 건이었을까? 장애 관련 차별이나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용어를 모니터링한 결과 총 2천113건이 발견됐다.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는 '2020 모니터 보고서 장애인과 의사소통'을 출간하며, 한 해 동안 화두가 됐던 장애 관련 이슈를 중심으로 대중매체의 보도 경향을 분석했다. 

장애 관련 차별이나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용어를 10개 종합일간지와 8개 경제지, 45개 지방일간지를 대상으로 모니터한 결과 총 2천113건이 검색됐다. 2019년 검색된 2천892건보다는 779건이 감소한 수치다. 

가장 많이 검색된 용어는 '벙어리'였다. 작년 733건에서 올해는 510건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많이 쓰이는 차별 용어로 꼽혔다. '장애자'는 290건으로 그 다음 순으로 많았다.

그 외에는 맹인 249건, 절름발이 235건, 장님 221건, 정상인이 220건 등이 발견됐다.

연도별로 장애 관련 이슈와 언론 보도 흐름을 살펴보면, 2018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등 ‘화제성’이나 장애를 앓다 등 ‘질병’이나 ‘극복’과 ‘감동’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은 코로나19, 장애인 활동 지원, 탈시설, 수어, 장애인 비하 발언 등 장애인의 현실과 권리 등에 대한 다양한 보도가 쏟아졌다.

더인디고 조성민 대표는 “언론이 과거와 달리 이벤트성, 일회성 기사보다는 코로나19와 장애인의 삶을 다양화하며 때로는 심층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앞으로 새로운 과제를 풀어가는 데 좋은 재료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이밖에 코로나19에 사라진 장애인 뉴스도 많았다. 1월부터 10월까지 ‘빅카인즈’가 코로나19를 검색어로 분석한 결과 109만5천174건이 발견됐으나 ‘장애인’을 키워드로 2차 표본을 추출한 결과는 22건으로 0.002%에 불과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행동 요령, 대처 방법에 대한 기사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으며 일반적인 기부와 봉사, 복지 뉴스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경희대학교 송경재 교수는 “실제 많은 언론사가 코로나19와 관련해 장애인 관련 뉴스를 거의 생산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전문지와 방송사는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에서 장애인과 연관된 뉴스가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1월부터 9월까지 장애인과 의사소통 관련 일간지는 총 208건이 보도됐고 그중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공식 브리핑 등에 도입된 수어 통역과 관련한 기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가 수어 통역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의식과 공감대가 한 단계 성장하도록 긍정적 촉매제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소소한소통 백정연 대표는 “장애인의 의사소통과 관련한 보도는 대부분 언론사별 중복된 기사가 많았으며 깊이 있게 논의된 기획기사 등은 소수에 불과했다"면서 "이는 장애인의 의사소통에 대한 사회적 관심, 넓게는 장애인의 사회적 삶에 관한 관심이 부재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2020 모니터 보고서 장애인과 의사소통'은 전국의 도서관과 장애 관련 단체에 배포할 예정이며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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