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장애아 학대한 특수교사 '무죄'… "훈육이다" 핑계로 또 면죄
4세 장애아 학대한 특수교사 '무죄'… "훈육이다" 핑계로 또 면죄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1.04.15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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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장애아동 부모 목소리 끝내 외면… 15일 오전 판결
피해아동 아버지, "신고의무자 규정 무슨 소용? 학대 방조 조장하는 꼴"
"아동학대냐, 아니냐" 피해아동 정신적 피해 여부는 상관없나
4세 자폐성 장애아동을 학대한 특수교사가 대법원 항소 결과,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일인 15일 오전 피해아동 부모를 비롯해 강동장애인부모연대 등은 판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대법원이 사실상 장애아동 학대를 용인하는 판결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장애인 학대 가해자가 '훈육'을 핑계로 처벌을 면하는 사례가 또 한 건 늘었다. 

대법원은 15일 오전 10시, 서울 강동구 소재 모 유치원에서 자폐성 장애아동을 훈육 명분으로 지속 학대한 특수교사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장애아동 부모들의 간곡한 탄원에도 2심 법원의 판결을 뒤집지 않았다.

가해자인 특수교사 A씨는 2017년 신규 부임한 이후, 4세 자폐아동에게 강압적인 행위를 지속적으로 가했다. 피해아동이 급식 시간에 깍두기를 먹지 않겠다며 울면 입을 강제로 벌려 숟가락을 밀어넣었다. 피해아동이 깍두기를 뱉지 못하도록 손으로 입을 막기도 했다. 양치를 거부하면 완력을 이용해 칫솔을 억지로 입에 집어넣었다. 

피해아동은 4년이 지난 최근까지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먹는 것과 양치질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가해 교사와 용모가 비슷한 여성을 보면 '선생님, 무서워요'라며 스스로 머리를 때리는 등 자해행동을 보이고 있다. 피해아동의 어머니는 지난해 11월 26일 2심 무죄판결을 규탄하는 회견에서 이를 직접 진술했다.

약식 재판과 1심에서는 가해자에게 300만 원의 벌금형과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을 내렸다. 가해자는 혐의를 끝내 부인하며 항소를 제기했다.

피해아동과 그 부모가 아직까지 지난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사법부는 가해자의 행위에서 악의와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가해자에게 무죄를 판결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나동환 변호사가 판결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이에 장애아동 부모들은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아동학대는 '강력범죄'라는 국민적 합의가 조성됨에 따라 관련법이 연일 발의되고 있는 가운데, 사법부의 이번 판결은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는 의견이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나동환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교육적 목적을 내세우면 수많은 학대와 인권침해 행위에 면죄부를 주겠다고 판결한 것", "이 판결대로라면 장애아동에게 신체·정신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준 행위라고 하더라도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아동학대죄를 적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결 의미를 설명했다.

4년 간의 법적 공방에도 끝내 가해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자 피해아동의 아버지는 회견에서 참담한 심경을 숨기지 못했다. ⓒ소셜포커스

이번 회견에는 피해아동의 아버지가 참석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교육자들이 학대를 방조해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규정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4년 간의 법적공방 끝에도 결국 구제받지 못한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전국부모연대 김수정 서울지부장은 "대법원이 당연히 2심의 판결을 뒤집어 올바른 판결을 내릴 줄 알았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어이없는 소식을 전해듣고 차마 피해아동 부모님에게 인사를 할 면목도 없었다"고 발언했다. 

이어 "대법원은 이 판결의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고 판단한 것인가. 시설 뿐만 아니라 교육현장에서의 장애인 학대도 사법부가 직접 나서 용인하는 꼴이 됐다"라며 장애인 부모 당사자들이 더욱 날카로운 시선으로 교육 현장을 감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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