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의 꿈… 이제 현실이 되었죠!
사회복지사의 꿈… 이제 현실이 되었죠!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1.04.26 09:36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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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장애인 송O영씨, “장애인으로 취업 좌절 여러 번…”
“성남장복 고마워요... 지금 함께 일하고 있어요!”
“중증장애인도 사회복지사로 일할 수 있는 꿈 이루어 감사”
감사한 마음 담아 복지관에 사연 전해
사연의 주인공 송O영 씨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하 복지관)에 봄 꽃 같은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뇌병변장애인 송○영 씨가 복지관에 취업을 하면서 정성스레 감사의 편지를 써 보낸 것.

편지에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경기도 이천에서 나고 자란 송 씨는 중학교 때부터 도예를 배우고 도예고교를 다녔다. 흙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나누고 싶었던 그녀는 학창시절부터 노인요양시설과 중증장애인 시설로 봉사활동을 다니곤 했다.

“노인요양시설에 가면 어린 시절 키워주신 할머니와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더욱 정성껏 가르쳐드려야지 했던 것 같아요. 중증장애인 시설에 갔을 때는 제 자신을 돌아보고 그 분들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됐고요. 제가 좋아서 한 일인데 열심히 봉사 활동한 것을 인정해주셔서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한민국 인재상’도 수상하게 됐어요.”

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의 마음을 깊게 이해하고 싶었던 그녀는 ‘사회복지사’의 꿈을 품고 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 승가원 직업지원팀에 입사한 그녀는 당차게 사회복지사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장애인에게 도자기 빚는 방법을 가르치고 판매도 하며 직업훈련과 외부에서 출퇴근하는 장애인을 도왔다.

“1년 9개월 동안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면서 경험했던 모든 것이 다 보람찼어요. 물론 힘든 순간도 있었죠. 차량을 운행하는 중에 차문을 열고 내리려는 등 우발적인 행동을 보이는 장애인은 제어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어요. 중증장애인을 돌보는 데 어려움을 느낄 때는 승가원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어요.”

송O영씨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받은 대한민국인재상

잠시 사회복지분야를 떠나게 됐지만 자신의 재능을 더 발전시키고 싶었던 그녀는 곧바로 제빵 분야에도 도전하게 됐다. 흙보다 부드러운 밀가루를 반죽하는 일은 흙을 빚어 그릇을 구울 때와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고소한 빵 냄새가 좋았다는 그녀는 제빵사가 된 이후에도 성남지역의 장애인복지관과 시설에 꾸준히 빵을 기부하는 활동을 해왔다. 무거운 반죽 통을 들고 손님 응대를 하는 순간에도 마음 깊은 곳에는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꿈은 여전했다.

입사를 꿈꿔왔던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직원을 채용하는 공고를 접하게 됐다. 2020년 12월이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1차 합격통보를 받았을 때는 날아갈 듯이 기뻤다. 행여 준비할 것들을 놓칠까 최선을 다해 면접을 준비했다. 그녀는 마침내 최종합격 소식을 받아든 순간까지의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기억해냈다.

“대부분 복지관에서 채용을 할 때 장애인을 우대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장애인보다 비장애인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 현실의 벽을 느낄 때마다 마음에 상처가 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저 같은 중증장애인도 복지관에서 일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었죠.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 직원을 채용할 때 적용하는 우대 조건도 다른 법인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진심으로 장애인을 섬기는 마음으로 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현재 저 이외에도 다른 장애인 직원들도 즐겁게 근무하고 있어요. 제 인생의 목표에 가까이 닿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복지관에 정말 감사해요.”

 

 


[인터뷰]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 채정환 관장

“자격 갖추고 포기만 않는다면 채용의 문은 활짝 열릴 것”

※송O영씨의 사연을 전해 듣고 성남시장애인복지관 채정환 관장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채정환 관장

Q. 감동적인 편지는 언제 어떻게 받으셨나요?

송○영 직원이 복지관에 입사한지 벌써 만 4개월이 되어가네요. 지난 3월에 결재를 받으러 와서는 자신을 채용해준 복지관에 감사하다면서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하더라고요. 말로는 다 표현을 못 할 것 같아서 글로 전한다고 했지요. 그런데 이렇게 귀한 사연을 전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한 글자 한 글자 읽는데 너무 감동이 되더라고요. 학창시절부터 도예 봉사를 꾸준히 해오면서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이력도 정말 대단해요. 대학시절 4년 내내 지각과 결석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의지와 성실성, 인내심도 높게 샀어요. 또 졸업 후에도 복지관 여러 곳에 입사 지원을 했는데 번번이 떨어져서 속상하고 실망스러웠을 텐데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온 삶이 인상 깊었어요.

실제로 성남시에서도 성남시민이 복지관에 들어올 수 있도록 채용 문턱을 낮추는 시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도 성남시민으로서 자긍심을 느끼고 감사하다고 전해왔어요. 저 또한 송○영 씨의 사연을 읽으면서 장애인들이 당당하게 복지관에 입사해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 관장의 책무라는 생각을 했고, 다시 한 번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Q.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 채용의 문턱이 그렇게 낮은가요? 현재 장애인 근로자는 몇 명인가요?

우리 복지관은 성남시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어요. 또한 복지관을 운영하는 법인은 우리나라 최대의 장애인 당사자단체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입니다. 우리 법인은 목표 의식이 뚜렷하고 열정이 있는 장애인에게 최대한 입사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방침으로 소속되어 있는 시설에 대한 운영 지도를 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복지관은 직원을 채용할 때도 성남에 거주하는 시민과 장애인을 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규직과 계약직을 포함하여 45명 가운데 13.3%인 6명이 장애인 직원이구요. 장애유형도 지체장애 및 뇌병변, 청각, 시각, 신장장애 등 다양합니다.

Q. 장애인 고용에 있어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장애인을 고용하려는 사업장이나 채용 기관 즉, 구인을 하는 쪽에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역량을 갖추면서도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증장애인을 채용하려는 경향이 높아요. 하지만 요즘 노동시장을 보면 구직활동에 임하는 대다수가 중증장애인이 많아요. 그러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초년생 중증장애인이 구직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먼저는 채용 기관이 장애인의 연령과 장애정도, 장애유형 등 조건을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직 장애인을 고려해서 조건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부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면 근로지원인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Q. 장애인복지관이 지켜야 할 장애인 채용 비율도 있나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서 정한 장애인고용의무비율은 상시 근로자수의 3.1%에요. 우리 복지관의 경우 상시 근로자 수 45명의 3.1%는 1.4명입니다. 2명의 장애인 직원을 채용하면 법정 고용의무비율(3.1%)은 달성하는 셈이죠. 그렇지만 정부 방침에 따르면 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은 상시 근로자 수의 10%를 장애인으로 채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어요. 우리 복지관의 경우 5명을 채용하면 되는데 현재 6명의 장애인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Q. 장애인 구직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먼저 자신이 입사하고 싶은 곳의 채용조건을 사전에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자격요건을 갖추는 것이 필요해요. 성실성과 책임감은 물론이고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을 기르고 자신보다는 소속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직업관을 갖추는 것도 중요해요. 채용시험에 한두 번 떨어졌다고 쉽게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Q. 앞으로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장애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복지관은 이용 고객인 장애인을 섬기고자하는 마음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어요.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기회를 드리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을 소지하거나 채용 분야의 응시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하겠지요. 직원 결원 또는 증원, 육아휴직자 발생 등 대체인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공개모집을 통해서 직원을 채용하고 있어요. 우리 복지관에 입사하고 싶은 장애인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복지관으로 연락주세요. 친절하고 자세하게 안내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번에 편지를 전해준 송○영씨에게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려요.

네, 송○영 씨가 건네준 감사의 편지를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앞으로 직장생활에 어렵고 힘든 순간들이 때때로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송○영씨가 이제까지 그랬듯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강한 의지, 포기하지 않는 인내와 용기를 가지고 임한다면 잘 극복해낼 것이라 믿습니다. 송○영씨는 분명 성공적으로 직장생활을 잘 해나갈 것이라고 확신해요. 저도 곁에서 지켜보고 동행하며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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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 2021-05-04 11:19:58
댓글을 달지 않을수가 없네요. 당사자 스스로가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정말 감독적이군요

전*윤 2021-04-30 17:03:35
답답하고 힘든 시기 훈훈한 기사를 접하고 가슴이 따뜻해옴을 느낌니다~~*^^*

오*현 2021-04-30 15:33:15
답답한 시기에 이런 훈훈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이*랑 2021-04-30 15:04:44
이 계기로 장애인 채용이 늘어나길 기대합니다

김*울 2021-04-30 15:02:08
글만봐도 따듯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좋은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