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육시설 관리부실 ‘된서리’
서울시, 보육시설 관리부실 ‘된서리’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1.25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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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즉각적인 확인ㆍ진상조사 촉구
시, “수사 진행상황 지켜보고 판단할 것”
서울시 꿈나무마을.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서울시의 보육시설 관리소홀 문제가 불거졌다.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논란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정치권이 즉각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서면서다. 관리감독 부실의 구체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얘기다. 시는 경찰수사를 지켜보겠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약자와의동행위원회는 최근 서울 구로구 고아권익연대에서 꿈나무마을 보육원 아동학대 피해자들을 만났다고 24일 밝혔다. 약자동행위는 대선후보 직속기구로 지난 달 12일 출범했다. 윤석열 후보가 위원장을, 김미애 의원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피해자들의 다양한 증언이 나왔다. A(22)씨는 “공부 못한다는 이유로 무릎 꿇고 엉덩이를 45도 각도로 든 채 두산동아 전과를 들고 벌을 세웠고 한번 시작하면 5시간 이상은 기본이었다”며 “몇 번이고 시설을 빠져나오려고 시도하자 경남 합천군 삼가면 농장으로 보냈고 하루종일 밭일을 해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B(여·21)씨는 “말 안듣는다며 밥 굶기는 일은 다반사였고 하루종일 대운동장을 뛰라고 시키고 사회책을 외우지 못하면 때렸다”며 “타월로 머리를 덮은 후 끝을 잡고 빙빙 돌리는 일명 ‘농악놀이’가 끝나면 목이 축축 쳐져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라고 했다. C(23)씨도 “5분 안에 식사를 마치지 않으면 때리고 음식을 먹다 토하면 토를 먹게 하고 또 토하면 욕실에 밀어 넣고 마구 찬물을 뿌렸다”며 “세례를 받고 1번에서 66번까지 (천주교)교리문답을 외우지 못해도 폭행을 당하고 밥도 못 먹고 청소를 했다”라고 했다.

지난해 9월 첫 폭로 이후 나온 추가 피해 사례다. 당시 A씨는 2011~2016년 폭행·학대 피해를 주장했다. 이후 고아권익연대는 보육교사 3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정치권은 관할 지자체에 철저한 진상파악을 요구했다. 김미애 부위원장은 “학대 피해 제보 내용은 어린 학생들에게 가해졌다고 상상하기 힘들 만큼 매우 끔찍하고 충격적”이라며 “관할 관청인 서울시와 은평구는 관리·감독상의 소홀함이 없었는지를 확인 및 감사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즉각적인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자 당시 수탁기관은 모든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마리아수녀회 관계자는 “모든 의혹을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다하고, 그들의 상처가 치유돼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울 꿈나무마을에선 2019년 철수했고, 부산 소년의집에서도 현재 살고 있는 아동들에게 돌아갈 부담과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안을 모색하며 (운영을) 종료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반면, 서울시는 직접 개입을 꺼리며 말을 아꼈다. 시 아동학대대응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경찰수사를 지켜보고 향후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같은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아동양육시설 등의 관리감독을 더 꼼꼼히 보완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 꿈나무마을(옛 소년의집)은 시립 아동 양육시설로 파란꿈터(여아), 초록꿈터(남아), 연두꿈터(영유아) 등 3개 시설이 있다. 수용규모는 파란꿈터 270명, 초록꿈터 300명, 연두꿈터 40명 수준이다. 2015~2019년 천주교 수도자들 중심의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가 맡아 운영했으며, 2020년부터 한국예수회 산하 재단법인 기쁨나눔이 수탁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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