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출근, 무식하면 용기는 내지 말자!
휠체어 출근, 무식하면 용기는 내지 말자!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4.0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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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민 기자
윤현민 기자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요즘 온통 장애인 단체 지하철 시위로 난리다. 언론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얘기로 도배됐다. 실시간 중계 하듯이 이들 행동 하나하나에 주목하고 있다. 그새 이들이 만든 출근길 교통지옥은 관심 밖으로 밀렸다. 오히려 불법시위 지적이 장애인 혐오로 둔갑되는 판이다.

이에 정치권도 눈치 보며 머리 조아리기에 바쁘다. 한 야권 인사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이 단체 공동대표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했다. 극단으로 치닫는 시위방식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자기정치에 혈안이 돼 백기투항을 가장한 모양새다. 개인의 정치적 소신일 지 아첨일 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최근엔 여권에서 '휠체어 출근 챌린지'까지 등장했다.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뜻을 함께 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0여 명이 참가했다. 각자 휠체어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국회로 출근했다. 관련 영상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자신의 SNS에 올렸다.

하지만, 이들 모두 출근길이 마냥 순조롭진 않았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일도 있었다. 서울지하철 9호선 가양역 9번 출구 승강기 앞에서다. 한 의원이 승강기 쪽 경사로를 오르다 뒤로 크게 자빠졌다. 휠체어 오른쪽 바퀴가 그만 경사로 턱에 걸리고 말았다. 그는 휘청거리다 중심을 잡지 못해 결국 꽈당 넘어졌다. 그 때 보좌진이 달려와 허겁지겁 그를 일으켜 세웠다. 다행히 어깨와 등에 가벼운 찰과상 외엔 부상은 없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오늘 경험으로 보다 꼼꼼하고 세심한 베리어프리(Barrier Free, 무장애)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권리보장법,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장애인평생교육법이 제대로 통과되도록 힘쓰겠다”라고 썼다.

물론 장애인 이동권을 직접 이해하려는 좋은 취지다. 장애의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진정성이 담보되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휠체어에 대한 기본이해도 없이 무작정 나선 꼴이다. 사용법도 모르고 휠체어 장애인 삶을 들여다본다고? 또, 단 하루 체험으로 무장애 환경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그러면서 전장연을 옹호하는 호위무사 역할을 자처했다. 팔 걷어 부쳐 이 단체 요구가 관철되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특히, 탈시설지원법 국회통과까지 철석같이 약속한 마당이다. 시설거주 장애인 부모로선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묻지마식 자립을 강요받는 애끓는 심정을 알기나 할까? 오죽하면 이들 부모를 예비살인자로 만든다는 주장이 나오랴. 결국 당사자 입장에서 탈시설은 사형선고와 같다는 얘기다. 

이런 와중에 전장연의 탈시설 요구에 장단을 맞춘 셈이다. 장애인 당사자 불편 따윈 허투루 본 자가당착에 다름 없다. 정치 쇼나 이벤트로 취급돼 비아냥과 조롱을 받는 이유다.

‘무식할 수록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소위 더닝 크루거(Dunning Kruger) 효과로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잘못 결정해도 스스로 실수한 줄 모르는 현상이다. 아는 게 없고 능력도 부족해서다. 국회의원 모두 걸어 다니는 헌법기관임을 자처한다. 그런데, 지금 내겐 이들이 매우 수치스럽고 부끄럽다. 더 이상 시민을 부끄럽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유능하고 용감한 정치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리고 무식하면 스스로 알아서 용기는 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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