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권익실현 돕는 최고 파트너”
“장애인 권익실현 돕는 최고 파트너”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4.18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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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장애인 복지현장을 찾아서 ⑤대구 달성군장애인복지관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이 다 풀렸다. 2020년 3월 관련 행정명령이 내려지고 757일 만이다. 지긋지긋한 코로나19로부터 해방도 멀지 않았다. 위축된 사회 전반 분위기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장애인복지 현장 역시 일상회복 기대로 가득하다. 모처럼 되찾은 봄 기운에 기지개를 켠 모양새다. 본지도 코로나19로 중단된 현장탐방을 재개한다. 그간 미룬 장애인복지관 서비스를 차례로 조명한다. 그 첫 순서로 대구 달성군장애인복지관을 찾아갔다.

2007년 달성군장애인복지관 준공식. ⓒ소셜포커스

달성군, 대구 제조업 미래 책임질 도시…젊은층 유입 증가세

대구 달성군장애인복지관은 비슬산 자락에 있다. 주변엔 청소년센터와 남동초등학교를 끼고 있다. 복지관이 있는 달성군은 도·농복합 성격을 띤다. 농촌이면서 대규모 산업단지가 몰려 있는 곳이다. 1·2차 산단에 이어 구지면에 추가 조성 중이다. 대구 제조업 미래를 책임질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대구 기초단체 중 성장동력이 가장 크다는 평가다. 신도시 개발도 활발해 젊은 층이 빠르게 유입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인구는 26만2천451명이다. 2018년 25만명에서 3년새 1만2천여 명 늘었다. 전국 군 단위 지자체 가운데 단연 최대 규모다. 지방소멸 위기로 아우성인 군소도시와 대조적이다. 이는 정부 연구기관 보고서를 봐도 쉽게 확인된다. 노령화 등으로 전체 3곳 중 2곳은 인구가 줄었다. 국토연구원의 '지방소멸 대응 대책 수립 연구'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2000∼2020년)간 전국 226개 시·군·구 중 인구가 줄어든 곳은 총 151곳(66%)이다.

반면, 지리적 여건 등으로 복지관 접근성은 낮다. 도심 외곽인데다 달성군 전체면적도 제법 넓어서다. 대구 전체 면적(883.5㎦)의 48%(426.67㎦)다. 복지관 이용자 대부분은 달성군 지역에서 찾아온다. 전체 중 90.7%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대구, 고령, 창령 등지에서 온다. 도농복합 특성상 주로 6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재활서비스 이용 아동과 청소년이 다음으로 많다. 또, 장애유형별로는 지체장애 비중이 가장 높다. 최근 들어 증가세인 발달장애가 그 뒤를 이었다. 주변 대중교통도 여의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셔틀차량 3대 주요 거점 오가며 이용자 수송

복지관은 이런 불편을 위해 셔틀차량을 운영한다. 대형버스 2대와 9인승 승합차 등 총 3대가 있다. 9인승 승합차도 25인승으로 개조해 제작 중이다. 전체 수송규모를 늘려 이용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들 차량은 주요거점을 두고 하루 2회 오간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모두 3개 노선을 운영한다. 구지·유가·논공, 화원·옥포, 다사·하빈 등이다.

복지관은 지난 2007년 건립돼 올해로 15년 째다. 건물 연면적 2천848㎥에 지하1층 지상3층 규모다. 먼저, 넉넉해 보이는 주차공간이 시야에 들어온다. 복지관 현관 앞엔 전신소독기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입구를 지날 때 온 몸에 살균소독제를 뿜는 식이다. 장애·비장애인 모두의 이용과 안전을 우선 고려했다. 좌우 폭도 휠체어 크기에 맞춰 새로 주문·제작했다. 코로나19 방역에 세심한 주의와 배려가 엿보인다. 개관 당시 25명이던 직원도 현재 38명으로 늘었다. 각자 자기 전문분야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8개 팀으로 나뉘어 최선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찾아가는 장애인 이동복지사업. ⓒ소셜포커스

원거리 이용자 대상 이동복지사업 ‘호응’…장애인-지역사회 ‘소통’의 장

모두 장애인 권리실현을 돕는 최고 파트너를 꿈꾼다.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며 변화와 발전을 일궈 나간다. 복지관이 지향하고 추진하는 궁극의 목표이기도 하다. 특히, 이동복지와 발달장애인자립지원에 역점을 둔다. 이동복지사업은 열악한 접근성을 해소하는 게 골자다. 달성군 주민으로 꾸린 모임을 통해 지원하는 식이다. 복지관이 멀어 오기 힘든 장애인과 주민이 대상이다. 지역을 돌며 복지관 프로그램 체험기회를 제공한다. 또, 지역에 따라 보장구를 직접 세척해 주기도 한다. 지난해 참가자 작품들을 모아 첫 전시회도 열었다. ‘제 1회 아름다운 전시회’, 줄여서 ‘아자 전시회’다. 디아크문화관과 이다야커피 대구수목원점에서 진행했다. 군내 6개 지역에서 11개 조 총 90여 명이 참여했다. 출품작도 그림, 도자기, 냅킨, 천연화장품 등 다양했다. 누적 관람객 2만8천여 명이 다녀갈 만큼 관심이 높았다. 지역주민 장애인식 개선에 효과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애인과 지역사회간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이유에서다.  

전동보장구 적응 훈련프로그램도 주력사업 중 하나다. 농촌에서 빈발하는 전동보장구 안전사고 예방 차원이다. ‘한걸음 한걸음’ 프로그램으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다. 전동보장구 사용법을 익히고 안전·주행교육을 하는 식이다. 전동보장구 조작 및 관리방법과 탑승 주의사항을 가르친다. 또, 지역별 장애인 편의시설 구비 여부 등도 일일히 짚어준다. 교육 수료생에겐 야간 주행에 필요한 반사판을 기념품으로 준다. 도로여건이 열악한 지역사정상 이용자들 관심이 꽤 높은 편이다. 전동보장구 안전운행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사업도 빠지지 않는다. 다양한 훈련과 체험활동으로 사회적 자립을 돕고 있다. 우선, 결연후원과 현물지원, 긴급 및 월동지원이 이뤄진다. 지난해 겨울에도 장애인 114 가구에 연탄, 난방유 등을 지원했다. 또, 자기주장능력 향상, 여가, 인식개선 등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제1회 아름다운 자신감 전시회
제1회 아름다운 자신감 전시회. ⓒ소셜포커스

 

발빠른 비대면서비스 전환…스마트폰 일대일 교육으로 참여독려

달성군장애인복지관의 코로나19 대응도 주목할 대목이다. 움츠러든 사회 분위기 속에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로 대처했다. 특히, 대구는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빠르게 진행됐다.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복지관도 장기휴관이 불가피해졌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재개관이 미뤄지면서 이용자 불편은 고조됐다. 그새 복지서비스 욕구는 갈수록 커져 답답함만 더해 갈 뿐이었다. 그러자 복지관은 방역위기 환경에서 타개책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정부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관건이었다. 그러다 유튜브와 줌 화상회의를 통한 비대면 서비스에 착안했다. 우선 이용자들에게 비대면 서비스 프로그램 키트를 배부했다. 복지관 전 직원이 이용자 가정을 직접 찾아다니며 나눠줬다. 이후 복지관 프로그램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또, 줌을 통한 실시간 방송으로 프로그램 교육 등을 진행했다. 스마트폰 사용을 어려워하는 이용자 배려도 빼 놓지 않았다. 이들에겐 일대일 스마트폰 교육으로 적극 참여를 유도했다. 유튜브와 줌 사용법을 익힌 뒤 비대면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했다.

외출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겐 마스크와 생필품을 제공했다. 이들 물품은 지역 유관기관과 복지단체 후원을 받아 꾸렸다. 휴관 해제 후에도 차량소독, 체온측정 등 정기방역은 유지했다. 체온이 기준치를 넘어서면 보호자와 연락해 귀가토록 조치했다. 또, 전 직원도 밀집지역 방문 자제 등 감염확산 방지에 동참했다. 사회능력 및 직업훈련을 통한 지원도 활발히 이뤄진다. 참여형 장애인 일자리 채용규모만 모두 63명 정도다. 이들은 사회복지시설, 의료기관 등에 파견돼 일하고 있다. 각자 능력과 욕구에 맞춘 직업훈련반도 운영 중이다. 훈련반과 작업반 각각 10명씩 꾸려 교육하는 식이다. 지역 기업들과 협력해 다양한 임가공 작업이 이뤄진다. 또, 이들의 직업재활시설이나 민간기업 취업도 함께 돕는다. 

달성군장애인복지관은 지역사회와 소통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지역 유관기관이나 단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우선, 해마다 청소년 장애이해교육을 진행한다. 달성교육지원청과 대구광역시장애인체육회가 뜻을 함께 했다. 이 교육은 유치원 및 초·중학생 3천 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복지관에서 다양한 장애체험 교육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영상과 체험키트 등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했다.

 

다음은 정계원 달성군장애인복지관장과의 일문일답

정계원 달성군장애인복지관장
정계원 달성군장애인복지관장. ⓒ소셜포커스

관장 취임 2년을 맞는 소회는.

“전임 관장님이 복지관 발전의 기반을 다져 잘 해 오신 많은 부분들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는게 사실이다. 이제 위드코로나로 접어든 시대 변화상에 맞춰 우리 복지관도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실현을 돕는 최고 파트너가 되도록 치밀한 준비와 노력을 다해 지장협 중앙회 등 주변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겠다.”

복지관 기본 운영방침 및 철학은.

“철저히 장애인 당사자 주의에 입각해 복지관 이용자 분들의 수요에 맞는 복지사업을 설계해 운영하는 게 모토다. 이게 제대로 구현되려면 서비스 전달체계인 복지관 직원들이 신바람 내면서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과 문화가 조성돼 있어야 한다. 이런 분위기가 문화로 정착되도록 직원 및 복지관 이용자들과 자주 소통하며 친밀감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주요 현안 및 역점사업과 추진경과는.

“도농복합도시인 만큼 복지관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이동복지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복지관 차량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각 권역에 있는 교회, 성당, 면사무소, 마을회관 등에서 우리 복지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논의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시장이 많이 위축됐다. 직업재활과 취업지원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현장에서 느낀 주요 변화와 위기 타개를 위한 대응은.

“장애인에게 최고의 복지는 뭐니뭐니 해도 지속가능한 일자리다. 코로나19 이후 움츠러든 고용시장 현실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래야 자기결정권을 갖고 자기 주도적으로 자립기반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전문가 양성은 필수다. 마침 임금이나 대우 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인 달성군 자립작업장이 가까이 있어 이곳 취업을 목표로 복지관 직업훈련에 더욱 내실을 기해 열심히 전문가 양성 중이다.”

지역사회나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도 필수요소다. 그간 우수 협력사례가 있다면.

“우리 복지관이 코로나19에 선제적인 방역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지역 보건소로부터 지속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보건소장님도 우리 복지관 운영위원으로 계시면서 다양한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각급 학교와 기업에서도 방역 및 생활물품 후원도 꾸준히 해 와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장애인 복지서비스 개선과 관련한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향후계획은.

“윤석열 당선인 공약 중에 지자체 장애인 지원사업 평가결과에 따라 사업예산을 차등배분 하겠다는 게 있다. 앞으로 공정한 평가를 통해 수도권과 지방의 장애인 지원사업 예산 격차가 해소되고, 장애인 복지서비스도 필요한 곳에 제 때 정확히 지원됐으면 좋겠다. 또, 지금 복지관은 산 언덕배기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변 교통여건도 열악한데다 제대로 된 이용자 대기 공간도 없어 역세권으로의 증축이전이 시급하다. 앞으로 지역 유관기관 협력을 이끌어 내 하루 빨리 현실화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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