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전장연 시위투쟁’ 이래도 되나?
일상이 된 ‘전장연 시위투쟁’ 이래도 되나?
  • 염민호 편집장
  • 승인 2022.04.2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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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할 수 없는 행태… 염증이 곪아서 곧 터질 지경”
작년 11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구축한 이룸센터 앞 불법시설물(2021년 11월 12일  전장연 집회시위) ⓒ소셜포커스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이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장애인단체와 소시민을 반대편으로 돌려 세우지 말아야 한다. 좋은 말도 반복해 들으면 듣기 싫은데, 볼썽사나운 몽니부리기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

전장연은 출근하는 시간대에 전철을 붙잡고 벌이는 강경 투쟁으로 존재감을 보여주는 데 크게 성공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전철 운행을 마음먹은 대로 지연시킬 수 있는 시위 방법이 통할 수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마침내 3월 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가 시위 현장을 찾았고, 4월 20일 ‘장애인의 날’까지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이들은 시위를 중단하지 않았다. 단지 전철에 오르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 대신에 매일 전철 역사에 모여 하루에 한두 명씩 머리카락을 밀어버리는 삭발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비장하고 결연한 모습이다.

이 뿐 아니다. 최근 서울지하철 시청역사에도 천막을 쳤다. 벌써 2주째가 됐다. 마음먹으면 전철 운행쯤은 언제든지 손쉽게 세울 수 있다는 신호를 보여주며 동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이 단체를 이끄는 대표는 유명인사가 됐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그는 야당 대표에게 100분 토론을 제안했고 성사됐다. 5월에도 토론회를 갖기로 약속했다. 어찌 됐든지 이 단체 대표는 뉴스메이커로서의 입지도 굳히는 모양새다.

전장연이 벌이는 집회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표적으로 삼은 공공시설을 접수하고 근거지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동안 전장연이 점거 농성을 벌인 공공기관은 많이 있다. 짧게는 수일에서 몇 주간, 해를 넘기는 것도 다반사다. 이들은 광화문 지하 보행자 통로를 점거하고 5년 가까이 장기간 투쟁을 벌였다.

지난해 2월에는 장애인개발원이 관리하는 여의도 이룸센터 앞마당을 접수했다. 처음에는 사용 허가를 받고 천막 1동을 설치했다. 그런데 사용기간을 어기고 하나 더 설치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못했는지 철제 컨테이너를 가져와 2층으로 쌓아 올렸다. 전동휠체어도 편안하게 2층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경사로도 설치했다. 그들은 이곳을 ‘국회 앞 농성장’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관할 관청도 어쩌지 못하는 그들만의 철옹성을 세웠다.

전장연은 이곳 철옹성에 기대어 매일 전투(?)를 벌이고 있다. 엄중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수백 명씩 동원해 정기집회를 이어왔다. 지난겨울 매서운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요즘도 주기적으로 이룸센터 앞 도로를 점거하고 투쟁을 벌인다.

이들의 투쟁은 불법점거나, 공공시설물 훼손, 교통방해 등 다양한 불법 행위를 동반한다. 일명 ‘활동가’로 불리는 회원들의 일사불란함도 돋보인다. 지나간 20여년이 넘도록 정부와 시민사회를 향해 보여준 일관된 모습이다. 오랜 세월동안 집회 시위를 이어오면서 축적된 노하우라 여겨진다.

이들은 지난 14일 오후에도 여의도 이룸센터 앞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했다. 예정된 집회 시간에 앞서 여러 대의 장애인콜택시가 도착하고 전동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이 차에서 내리는 광경을 보았다.

일찍 도착한 일부 그룹은 여유가 있는 듯 기념사진을 담기도 했다. 참가 인원은 대략 200여 명 남짓이었다. 이들은 집회 후 길 건너편 국민의힘 당사 앞으로 이동해 이날 집회 참가자들이 쓴 편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집회를 마치고 흩어지는 과정에서 어느 중증 장애인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도움을 주는 분이 휠체어 옆에서 나란히 걸어가며 왼손으로 전동 휠체어 조이스틱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숙련된 손놀림으로 전동 휠체어를 조작하고 있었다.

평소 전장연 집회 광경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닌데, 문득 많은 집회 참가자가 활동보조인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어찌 보면 집회 참가자 가운데 상당수는 장애인활동보조인이었다.

지난 주 금요일에도 전장연 회원들이 이룸센터 앞마당에서 세상을 떠나신 어느 장애인을 위한 추모식을 했다. 이런 추모식 역시 한두 번이 아니다. 집회 시위의 자유를 헌법이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 심하다. 이렇게 오랜 세월 막무가내 자신들 목소리만을 높이는 것이 과연 옳을까?

누구를 위한 장애인운동인가? 이룸센터가 우리나라 장애인을 위한 공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건물에 입주해 있는 여러 장애인단체는 물론 민간기업도 있는데 여기서 근무하는 수백 명의 근로자는 무슨 잘못인가?

우리도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권리가 있다. 전장연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이 단체에 대한 염증이 곪아서 곧 터질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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