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내방송 불편 ‘수수방관’
지하철 안내방송 불편 ‘수수방관’
  • 진솔 기자
  • 승인 2022.05.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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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내부 운영규정 소음기준 전무
“자체조사 미정, 개선대책 당장 확인 어려워”
 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지하철 도착·환승 안내화면 아래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진솔 기자] = 장애인의 지하철 안내방송 불편이 방치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책 논의는 커녕 관련지침도 없어 이용불편만 가중시키는 실정이다.

12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 등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내부 운영규정 어디에도 지하철 1~8호선 열차의 도착·환승 안내방송 소리 크기 기준은 찾아 볼 수 없다.

소음 및 스피커 상태에 따라 안내방송이 안 들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때문에 시각·저청력 청각장애인 등이 목적지에 제 때 못 내리기 일쑤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앉은 키가 작아 도착·환승 안내화면을 확인하기 어렵다. 또, 언어장애가 있는 뇌병변장애인은 주변 승객에게 역 정보를 물을 엄두도 못 낸다.

한 시각장애인은 “지하철 안내방송이 너무 작게 들려 가려던 방향과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40분을 더 간 적이 있다”며 “그날 약속도 있었는데 다시 80분 동안 지하철을 타야 했고, 도대체 어딘지 몰라 메트로나 코레일에 5번 넘게 전화해 (안내방송)소리를 키워 달라고 요청했지만 싫어하는 승객들이 있다는 답변뿐, 소리 크기는 그대로였다”고 했다.

그러자 공사의 미온적인 대처로 이용불편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장총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 안내방송 민원이 다른 민원보다 현저히 적은 감소폭을 보였지만, 관련 대책논의는 지금껏 한 차례도 없었다”며 “정보 접근성이 취약한 장애인에게 지하철 안내방송은 반드시 필요한 정보인데, 공사 측은 관련규정 마련을 위한 대책논의도 없어 이용자 불편만 더 확대시키고 있다”라고 했다.

이들은 공사 측에 ▲지하철 호선별 심각한 소음(92dB) 구간 및 시간대 전수 조사 ▲지하철 소음 대비 안내방송 데시벨에 대한 규정 마련 ▲육성방송 시 발음 및 발성에 대한 기관사와 승무원 교육 ▲지하철 열차 내 스피커 정기 정검 및 수리 관련 규정 마련 등을 요청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는 즉답을 피하기 급급한 모습이다. 공사 관계자에게 지하철 안내방송 관련 규정과 향후 개선 방향을 묻자, “자체 조사 예정으로 당장 확인이 어렵다”는 짧은 답변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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