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정책 연일 ‘헛발질’
코로나19 백신정책 연일 ‘헛발질’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7.08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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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제약사 5곳 중 3곳 치료제 개발 중단
제품화 성공사례 1건…병원 등에선 41%만 사용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연합뉴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정책이 연일 헛점을 드러내고 있다. 제약사들의 잇따른 치료제 개발 중단에 사실상 수수방관하면서다. 수 천억원을 쏟아붇고도 정작 제품화에 성공한 건 손에 꼽을 정도다. 그마저 일선 의료현장에서 외면받아 이 중 절반도 채 사용되지 않았다. 반면, 올해 들어 임상지원 예산은 한 푼도 쓰지 않아 자칫 사라질 판이다.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도 신약개발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다는 지적이다.

8일 국민의힘 이종성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지원 현황’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20~2021년 국내 제약사 5곳에 총 818억원을 지원했다. 구체적으론 ▲셀트리온 520억원 ▲대웅제약 133억원 ▲샤페론 91억3천만원 ▲녹십자 58억원 ▲동화약품 16억4천만원 등이다. 

하지만, 이 중 시판된 치료제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뿐이다. 지난 2월 식약처로부터 3상 임상시험을 조건으로 허가받았다. 국내 개발 의약품으로는 첫 코로나19 항체치료제다. 이후 정부는 셀트리온 렉키로나주 9만9천명 분을 사들였다. 그러나, 일선 병원, 지역보건소 등 의료현장 반응은 싸늘했다. 실제 사용은 전체 중 41%(4만590명)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신약 효능과 개발시기를 문제 삼았다. 수도권의 한 병원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없고, 이미 경구용 치료제까지 개발된 마당에 그 의존도와 활용도는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포기한 제약사도 우후죽순 늘고 있다. 앞서 정부 지원을 받은 5곳 중 3곳이 이미 개발을 중단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흡입치료제 개발 중단을 발표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 확산과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을 이유로 들었다. 또, 임상 3상 환자 규모가 커져 사업 타당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웅제약도 지난 3월부터 치료제 개발 중단 수순을 밟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중증 적응증 대상의 임상시험만 진행 중이다. GC녹십자는 지난해 5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지코비딕주 개발을 포기했다. 임상 2상 성공 후 조건부 허가가 불발되자,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 임상지원 예산도 올 들어선 한 푼도 집행되지 않고 있다. 당초 475억원을 편성했지만, 상반기가 지나도록 곳간에 쌓여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490억원, 687억원씩 집행했다.

그러자 일각에선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둔감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치료제 개발 중단에 대한 근본 대책마련에 뒷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성 의원은 “지난 정부는 3년간 1천552억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해 기업들을 지원하면서 치료제 개발이 중단된 이유 및 원인 분석, 향후 계획 등 이후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도 ”신약 개발 사업이 중단되더라도 그 속에서 발견된 성과가 매장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며 “미국의 경우 모든 부처가 협력해 치료제 개발을 이뤄낸 것처럼, 국내에도 신약개발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에 정부는 제약사들과 협의하겠다며 사후약방문식 처방을 내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백신 개발, 생산업체 등을 통해 그간 임상시험 성과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향후 코로나19 재유행 추이를 면밀히 살펴 엔데믹을 거쳐 연착륙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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