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정책, 장애계 둘로 쪼개
신재생에너지정책, 장애계 둘로 쪼개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7.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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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 새만금 태양광사업 참여 무산
조합해산 및 청산방식 놓고 책임공방 가열
새만금 수상태양광 실증시설. ⓒ연합뉴스
새만금 수상태양광 실증시설. ⓒ연합뉴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지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돌연 장애계로 불똥이 튀었다. 장애인단체에서 사업참여 무산 후 투자원금 분쟁이 벌어지면서다. 사업무산 책임과 출자금 청산을 놓고 서로 치열한 공방 양상이다. 특히, 장애인들을 들러리로 세워 사업을 강행했다는 주장까지 있다. 터무니없이 적은 출자규모에도 사업성만 과대 포장했다는 지적이다.

21일 더좋은미래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2월 15일 전북 부안군 지역 6개 장애인단체가 모여 더좋은미래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부안군지회, 전북시각장애인협회 부안군지회, 전북농아인협회 부안군지회, 전북지적장애인협회 부안군지부, 한국신장장애인협회 부안군지부 등이 참여했다. 초대 조합장엔 김종표 부안군장애인연합회장이 선출됐다.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 참여를 위한 결사체다. 당시 이들은 창립취지문에서 “우리 장애인들은 정상인(비장애인)처럼 일자리도 필요하고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워져야 한다”며 “정부에서 우리 새만금 간척지에 추진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키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후 본격적인 사업참여를 위한 출자금 조성에 나섰다. 조합원 총 34명으로부터 출자금 1억1천610만원을 모았다. 대부분 장애인이며, 비장애인은 10명 안팎 정도에 불과했다. 1구좌당 10만원씩이며, 최대 2천만원 투자한 조합원도 있다.

하지만, 조합 설립 후 3년 넘도록 진척이 없었다. 새만금 일대 태양광 발전사업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대기업 특혜 논란과 재입찰 속에 공전만 거듭했다. 지난 2020년 12월 첫 사업공고 후 지금껏 5차례 유찰됐다. 응찰업체가 없거나 한 곳만 참여해 입찰이 이뤄지지 않았다.

올 초에서야 복수 업체가 참여해 유효입찰이 성립할 수 있었다. 개찰결과 대우컨소시엄이 최종사업자로 선정됐지만, 곧 탈락했다. 사업시행자 새만금솔라파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우 측이 지역업체 하도급 공사 비율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불복해 대우 측은 법정 분쟁에 나섰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후 새만금솔라파워는 해당 건설공사 적격심사를 재개했다. 심사결과, 앞선 입찰 2순위 한화컨소시엄을 최종사업자로 선정했다. 당시 입찰에서 한화 측은 입찰가 4천947억원을 써냈다.

조합은 이런 천문학적인 입찰가 경쟁에 낄 엄두도 못 냈다. 그러다 결국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어 조합 해산과 청산에 동의했다. 출자금은 지출경비를 공제한 잔액을 출자비율에 따라 돌려주기로 했다. 지출경비 441만6천680원을 뺀 1억1천168만3천320원을 나눠 갖는다.

그러자, 당장 일부 조합원들은 사업무산과 청산방식에 반발하고 나섰다. 한 조합원은 “3년 전 처음 조합을 만들 때는 태양광 발전사업으로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는 것처럼 얘기하더니,  여태껏 아무 일도 못하다가 이제와서 사업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져 조합을 없애겠다니 결국 우리를 농락한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처음엔 온갖 장밋빛 전망으로 기대만 잔뜩 심어놓고, 사업이 어그러지고나서 임원식비, 광고비, 인쇄비 등 지출경비를 공제한 나머지를 돌려준다니 무책임한 모습에 너무 어처구니 없다”라고 했다.

이에 김종표 조합장은 “솔직히 나조차도 태양광 발전사업엔 문외한이다. 다만, 조합 설립은 당시 한 대학교수의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조합원 모두 공감해 자발적으로 이뤄졌다”며 “또, 출자금 청산은 조합 정관대로 지출경비를 공제한 잔액을 출자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것이어서 문제될 건 없다”라고 했다.

한편, 더좋은미래협동조합은 25일 오후 부안군보훈회관 1층에서 2022년 조합원 1차 총회를 열어 태양광 사업 및 출자금 청산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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