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소통으로 장애인 자존감 고취”
“진심 소통으로 장애인 자존감 고취”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9.27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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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장애인 복지현장을 찾아서 ⑧문경시장애인종합복지관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1년 넘게 달고 살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렸다. 말 많던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도 이제 코 앞이다. 지역 곳곳에선 코로나19 이전 일상 회복 준비가 한창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대비해 잔뜩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문경시장애인종합복지관도 이미 올 초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되도록 휴관일 수를 줄여 이용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또, 적극적인 소통으로 복지관 프로그램 이용 편의를 돕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일대일 매칭된 시민옹호양성인. ⓒ소셜포커스

문경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 2002년 처음 문을 열었다. 문경시청 주변 도심에 있어 입지와 접근성이 꽤 좋은 편이다. 문경시 마전동 일원 4천537㎡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올해 개관 20년째로 지역 대표 사회복지시설로 자리잡았다.

특히, 2019년 건물 리모델링으로 이용편의가 한층 개선됐다. 당초 낙후지역발전지원 정부 공모사업 선정에 따른 것이다. 2017년 대상지로 확정, 이듬해 12월 착공해 2019년 준공했다. 총 사업비 39억8천만원을 들여 연면적 2천987㎥를 증축했다. 3층 공간과 식당을 확장하고, 건물간 연결다리를 새로 설치했다. 또, 1·2층 내부시설도 고쳐 더 넓고 편리한 공간으로 새단장 했다.

이후 이용자들도 부쩍 늘었다는 게 복지관 측 설명이다. 복지관 관계자는 “그간 심리·재활치료 프로그램 운영 시설 등 공간이 부족해 불편이 많았는데, 건물 리모델링 후 전체적으로 쾌적한 공간으로 바뀌어 프로그램 이용자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하루 평균 312명이 복지관을 다녀간다. 연인원도 8만명이 넘는다. 도·농 복합도시 특성상 고령 장애인 비중이 많은 것도 작용했다. 시는 전체 9만1천208㎢ 면적에 14개 읍, 면 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총 7만1천481명이 거주하며, 중증 장애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만 60세 이상 장애인이 절반을 넘어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전체 등록장애인 6천618명 중 3천904명(59%)이 만 60세 이상이다. 30세 이하 장애인(4.6%)의 12.8배 수준이다.  

이용자들이 ’뷰티교육‘을 받으며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소셜포커스

복지관 아침은 직원들의 활기찬 고객맞이 인사로 시작한다. 이용자 몸 상태와 평안한 하루를 보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서로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눈 웃음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안녕하세요?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한데 몸은 괜찮으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불편한 곳은 없으세요?” 등 대화가 오간다. 이용자 소리에 귀 기울이고 살피는 복지관 직원들 일과의 시작이다. 이런 고객 인사는 서비스 이용을 마치고 복지관을 나설 때도 이어진다.

우선 복지관에 들어서면 장애인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바로 여성 장애인 취업 지원을 위한 ‘뷰티교육’이다. 애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능보강 사업 선정으로 시작됐다. 면접에 대비해 깔끔하고 청결한 외모 관리 요령을 익히는 프로그램이다. 월 2회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인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시설도 신청해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돌봄서비스 공백을 최소화 하는 차원이다.

국민연금 수급자 모임 연우회 회원들이 사회시설 등에 나눠줄 빵을 굽고 있다. ⓒ소셜포커스

코로나19 기간 들어선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내놨다. 취미키트 배달, 장애인 요리교실, 스마트폰 활용교실 등이다.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 중이다. 발달장애인과 주민 일대일 매칭의 시민옹호양성사업이 대표적이다. 당사자와 함께 소통하고 당사자가 직접 만들어가는 신개념 복지다. 또, 장애인의 ‘보통의 삶’을 지원하고,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취지다. 지난해 도장복 공모사업으로 시작해 1기 시민옹호양성인이 위촉됐으며, 올해 2기를 모집 중이다.

퇴직한 국민연금 수급자 모임 ‘연우회’의 재능나눔도 있다. 직접 제과제빵 기술을 배워, 지역사회 시설과 단체에 빵을 기부한다. 고령 장애인 영정사진 촬영 프로그램도 빼 놓을 수 없다. 영정사진 사진관을 섭외한 뒤 직접 찾아가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식이다. 이밖에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바우처 형식으로 강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 일자리 일환으로 복지관 내 카페테리아도 두고 있다. 취업 전 바리스타를 경험하고 고객 대응 서비스를 익히는 학습장소다. 주변 시청, 아파트 단지 등을 제치고 값싸고 품질 좋기로 정평 나 있다. 이미 입소문이 나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는 평가다. 이밖에 청년내일키움을 통해 고용기회 정책도 활용할 계획이다. 나아가 장애인 자립을 위한 근로작업장 확대도 모색 중이다.

다음은 박종훈 문경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과의 일문일답. 

박종훈 관장.
박종훈 관장. ⓒ소셜포커스

관장 재직 10년째를 맞는 소회와 그간 주요 성과는

“장애인들이 복지관 이용을 통해 스스로 삶의 질이 개선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지난 10여 년을 지내왔다. 현장에서 제기하는모든  불편사항은 한 치 소홀함 없이 귀 담아 들으려고 노력했다. 당장 민원 해결에 앞서 처음 응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진짜 문제가 될 만한 민원 하나 없이 직원이나 이용자들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복지관을 운영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2019년 복지관 증축 및 리모델링이 재임 중 최대 성과라고 생각된다. 당시 사업공모 선정과 예산확보를 위해 도움을 주신 여러 분들과 함께 동분서주한 노력이 가시적 성과로 나왔다”

복지관 기본 운영방침 및 철학은

“장애인복지관은 장애인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것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우러져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처럼 장애인이 지역주민과 마음을 터 놓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지역 공동체 문화 저변이 확산되면 자연스레 장애인 삶의 질도 향상되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 권리를 존중하는 대중 인식도 개선돼 사회 전반의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을 꾀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이웃과 함께 꿈을 이룬다’는 복지관 미션과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올해 역점사업과 현재 추진경과는

대표적으로 발달장애인주간보호서비스 운영을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이 방치되거나 제외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다. 현재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서비스 인력을 채용 중이며,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을 확보 중이다.문화·여가 지원 확대도 빼 놓을 수 없다. 지난해 복지관 이용욕구 조사 결과, 가장 시급한 문제로 경제적 어려움, 문화·여가 지원, 건강관리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매년 조사때마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관련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또, 스스로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장애인 취업지원 마련도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대비한 장애인 직업재활과 취업지원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요구되는 대응은

“장애인 취업 면접 시 취업률 개선을 위한 도장복 공모사업으로 ’뷰티교육‘을 통한 여성장애인의 위생청결 유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또한, 복지관 내 카페테리아에 장애인을 채용해 직무지도를 하고 있으며, 장애인복지 일자리 단순 업무 및 청소에 국한되지 않고 공공형 일자리 참여 확대와 공기업 청년장애인 일자리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복지관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중증장애인지원고용 제도를 적극 활용해 직무개발 및 취업업체 개발을 장기계획에 따라 취업지원 방안 모색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사회 및 유관기관간 우수 협력사례가 있다면

“문경시 및 유관기관과 협약을 맺고 위기기구 발굴에 공조하고 있다. 이들 가구를 대상으로 밑반찬 지원. 중증장애인 나들이 등 문화여가 활동을 돕는다. 또, 지역사회 실무자 모임을 통해 지역 현안을 모색하고 사례지원도 논의 중이다. 국민연금사업의 일환으로 퇴직한 수급자 모임을 통한 지역사회 복지시설 빵나눔 기부 확산 운동도 하고 있다. 이밖에 지역주민과 발달장애인 일대일 매칭을 통한 일상생활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장애인의 ‘보통의 삶’을 돕고 지역 장애인식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장애인 복지서비스 개선과 관련한 현 정부에 대한 기대는

“코로나19로 급변하게 된 상황에서 지원과 대처가 모두 원활하고 적절히 이루어지긴 쉽지 않지만, 향후 대응과 지원 방안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또, 발달재활서비스 이용자 1인당 (언어·심리)바우처 지원금을 늘리고, 서비스 질적 향상도 도모해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활동지원 사업, 일자리 사업 등 바우처 사업들의 내실화를 위한 교육 및 직무지도, 직무개발 등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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