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안전수칙 ‘손 들기’
횡단보도 안전수칙 ‘손 들기’
  • 양우일 객원기자
  • 승인 2022.11.0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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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횡단보도 앞 정지 운전습관
보행자, 손 들고 보행 의사 표시해야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보호의무가 강화된 도로교통법이 개정되어 시행되었다. 인도에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보행인이 있어도 차량은 일단 정지해야 한다. 3개월 계도기간을 거친 후 10월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전년동기대비 우회전사고 및 사망건수 현황(출처 교통안전공단)
전년동기대비 우회전사고 및 사망건수 현황. ⓒ교통안전공단

경찰청은 계도기간 중 우회전 교통사고는 동년 동기간 대비 사고 건수는 24%, 사망자는 45%로 감소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운전자 입장에서 차량이 정체되어 불평과 불만이 있긴 하지만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로 변화하기 위한 바람직한 정책이다. 

하지만 우회전 교통사고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계도기간인 7월부터 3개월 동안에도 우회전 교통사고는 3천 3백 여건 발생하였고 22명이 숨졌다.

일단 정지후 우회전하는 덤프트럭-대전사고(출처 구글이미지)
일단 정지후 우회전하는 덤프트럭-대전사고. ⓒ 구글이미지

최근 사고를 보면 2022년 10월 24일 대전구 대덕구에서 덤프트럭이 우회전 중 보행자 신호에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학생을 치여 사망했고, 2022년 10월 28일 경남 창원에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우회전하던 SUV차량에 치여 숨졌다고 보도되었다. 모두 안타까운 죽음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 횡단보도 앞에서 운전자와 보행자 행동을 자세히 살펴보자.

횡단보도에서 건너려고 보도에 서 있는 사람이 있는데 우회전하는 차량(출처 구글이미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보도에 서 있는 사람이 있는데 우회전하는 차량. ⓒ구글이미지

운전자는 횡단보도 신호가 적게 남아 있는 경우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사전 출발할 마음을 가지고 있다. 바뀌기 직전에 출발하는 경우도 있다. 운전 경험이 있는 사람은 거의 동감할 것이다. 이런 교통상황에서 횡단보도 교통사고가 많다. 운전자는 무엇이 그리 바쁜 지 기다리지 않는다. 신호대기하며 정지 중인 차량은 사전출발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

보통 보행인은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가 들어오면 차량 운전자가 보행인 횡단을 위해 주행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여유있게 횡단한다. 그런데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이 몇 개 남아 있지 않으면 뛰어서 건너게 된다. 보행인은 빨리 건너려고 몸과 마음이 급하다. 이런 교통상황은 교통사고 발생시 아주 위험하다, 횡단인은 신호등이 깜빡거리면 가급적이면 다음 신호에 건너야 한다.

대형텀프트럭 사각지대 실험장면(출처 구글이미지)
대형텀프트럭 사각지대 실험장면. ⓒ구글이미지

횡단보도 횡단인이 횡단하기 전에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다. 횡단보도 주변에 대형차량 정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덤프트럭과 같은 대형차량은 승용차보다 운전자의 시야 사각지대가 훨씬 깊고 넓다. 대형차량이 우회전시 조수석 아래 부분에 있는 사람은 치명적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다. 이번 대전 자전거 횡단사망사고가 여기에 해당된다.

보행인 횡단과 차량 우회전주행이 혼재된 교통상황(출처 구글이미지)
보행인 횡단과 차량 우회전주행이 혼재된 교통상황. ⓒ구글이미지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계도기간 중인 8월 말 ~ 9월 초에 도로교통공단에서 각각 50번씩 두 차례 걸쳐 서울역 부근 횡단보도에서 횡단보도를 건널 때 차량 일시정지를 조사했다.

횡단보도 초입에서 보행자가 서 있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실험을 했다.

보행자가 그냥 건너려고 했을 때 차량 50대 중 17대(34%)가 섰다. 33대는 서 있는 사람을 보고도 그냥 지나갔다.

보행자가 어깨높이로 손을 올렸을 때 50대 중 44대(88%)가 섰다. 6대만 손드는 것을 보고도 그냥 지나갔다.

횡단보도에서 건너려는 손짓 하나가 운전자의 일시정지 비율을 확 바꾼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에서는 앞선 실험결과를 토대로 횡단보도 손짓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도 같은 캠페인이 시행된 바 있다.

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 ⓒ구글이미지
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 ⓒ구글이미지

 

일본에서 시행중인 어른 손들고 횡단보도 건너기(출처 구르이미지)
일본에서 시행중인 어른 손들고 횡단보도 건너기. ⓒ구글이미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어른도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 어린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을 보자.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오른팔 또는 왼팔을 번쩍 들고 건넌다. 도로를 주행하던 차량을 서서히 정지한다. 어린이가 다 건너면 차량은 다시 출발한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어른들도 건너기 전 반드시 손을 들도록 하자.

교차로 우회전 통과 방법(출처 구글이미지)
교차로 우회전 통과 방법. ⓒ구글이미지

개정 도로교통법상 보행자 보호를 위해 기준이 명확한 안전장치를 규정했지만, 차량 우회전에 대해서는 여전히 융통성을 주고 있다. 법과 규정으로 모든 사고를 예방할 수 없겠지만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규정은 명확히 확실하게 세부적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교통통행이 일부 정체되어 불편하더라고 차량이 우회전시에도 횡단보도에 적색신호가 들어 와야 통과할 수 있게 바뀌어야 한다. 운전자는 사전출발하는 운전습관을 바꿔야 한다. 조금 늦게 가면 생명을 보호한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손을 들고 명확한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출처 구글이미지)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손을 들고 명확한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 ⓒ구글이미지

후회는 앞서는 법이 없다. 보행자는 횡단보도앞에서 일시 정지한 운전자에게 손을 들어 횡단보도를 건너겠다는 명확한 의사표시를 먼저 하자. 제도적으로 완벽할 수 없다면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를 위해 양보하고 배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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