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한미 삼청, 남는 건 사진 뿐
뮤지엄한미 삼청, 남는 건 사진 뿐
  • 양우일 객원기자
  • 승인 2023.02.15 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관기념 한국사진 역사전… 4월16일까지
근·현대 자연, 건축 등 사회상 시대별로 구성

[소셜포커스 양우일 객원기자] = 어딜 가든 “남는 건 사진 뿐”이라고 말한다. 사진에 담은 것은 무조건 과거다. 사진은 과거의 흔적이다. 현재나 현재 진행형이 없다. 사진을 통해 과거는 삶의 아련한 추억으로 되살아난다. 과거에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DSLR 카메라를 맨 전문가를 먼저 떠올린다. 지금은 휴대폰 카메라 발전으로 사진기술은 잘 알지 못하더라도 비전문가도 자기만의 사진을 남기며 즐길 수 있다.

뮤지엄한미 삼청 사진박물관 전경. ⓒ소셜포커스
뮤지엄한미 삼청 사진박물관 전경. ⓒ소셜포커스

뮤지엄한미 삼청은 사진과 관련된 이색 박물관이다. 2003년 송파구 방이동에서 개관했던 한국 최초의 한국사진미술관이 삼청동으로 자리를 옮겨 2022년 12월 21일 정식 개관했다. 국내 사진작가를 지원하는 전문기관이다. 뮤지엄한미는 사진작가가 아닌 일반인이 관람해도 좋다. 사진은 꼭 찍어야만 맛이 아니라 보는 것만으로도 제대로 맛이난다. 한국 사진사를 공부하는 것은 덤이다

지금 한국사진사 1929~1982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4월16일까지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도슨트를 운영한다. 우리나라에 사진기술이 들어오면서 남겨진 흔적을 쫓아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를 기록해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뮤지엄한미 삼청은 종로구 삼청동에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하며 복지카드 소지자는 무료입장이다. 주차공간은 여유가 넉넉하지 않다. 그래서 차량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를 권한다. 3호선 안국역이나 경복궁역에서 내려 종로 11번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또는 전철역에서 약 2㎞정도 북촌거리를 걸으면서 다양한 볼거리를 즐기면서 박물관까지 가는 것도 좋다.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3층 건물이다. 지하 1층은 복도형 전시실과 카페가 있다. 지상 1층에 매표소와 전시실이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라운지와 야외공간으로 이어진다. 야외공간에선 탁 트인 서울 도심을 호흡할 수 있다.

관람객들이 전시사진을 보는데 열중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관람객들이 전시사진을 보는데 열중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전시 사진에는 우리나라 근대 및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람들의 생로병사를 들여다보는 공간이다. 사진 속에 삶 속의 희노애락이 펼쳐져 있다. 일제강점기의 피폐한 민중의 삶 등 각 시대의 아픔도 담겨 있다. 해방 이후 혼돈 속 6.25전쟁으로 인한 폐허, 산업화시대에 헌신하는 국민의 모습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가까운 시대에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들. ⓒ소셜포커스
가까운 시대에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들. ⓒ소셜포커스

일부 사진에서 같은 시기를 살았던 과거를 공감하며 추억할 수 있었다. 자연의 아름다움도 정말 멋지게 옮겨 놓았다. 사람의 생로병사나 국가의 흥망성쇠를 관통하는 장면 속 주인공은 아이들이었다. 시대를 불문하고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과 희망이 보인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갓 쓴 한복차림의 어르신이 놀이공원을 즐기는 모습이 이채롭다. ⓒ소셜포커스
갓 쓴 한복차림의 어르신이 놀이공원을 즐기는 모습이 이채롭다. ⓒ소셜포커스

우리나라 사진 역사는 1880년대부터 시작된다. 고종의 어진을 1984년 3월 16일 지운영이 촬영했다. 도입 초기에는 사진과 샤머니즘이 충돌하며 각종 유언비어가 속출했다. 유언비어가 난무하며 혼란한 상황이 일어나자 이를 악용하여 서양 열강이 자국의 이익을 채웠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속·토속적이거나 예술사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제의 극심한 탄압과 규제로 현실문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일제의 의도가 숨어 있었다. 해방 이후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영향, 6·25 전쟁의 쓰라린 아픔 등으로 예술사진과 저널리즘의 영향을 받았다. 70년대 이후 사진을 취미나 예술로 인식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상품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뻥튀기 소리에 귀를 막고 눈을 감은 어린이들. ⓒ소셜포커스
뻥튀기 소리에 귀를 막고 눈을 감은 어린이들. ⓒ소셜포커스

지금은 비전문가인 일반인도 휴대폰으로 일상사진을 SNS로 공유하며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사진은 이렇게 소수의 점유물에서 다수의 공유물로 점차 진화했다.

아이들은 시대를 관통하는 희망이다. ⓒ소셜포커스
아이들은 시대를 관통하는 희망이다. ⓒ소셜포커스

사진은 1964년 국전에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순수예술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모전 심사과정이 탁하고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한민국미술전람회가 1982년 폐지됐다.

지하 1층에 있는 카페에서는 물, 벽, 뻥뚫는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소셜포커스
지하 1층에 있는 카페에서는 물, 벽, 뻥뚫는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소셜포커스

지하 1층에는 작은 물 정원이 있다.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실내지만 물과 건물 벽, 하늘이 조화를 이룬다. 좁은 공간이지만 꽤 넓게 느껴졌다. 가벼운 발걸음은 자연 속으로,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자연의 아름다움, 사람들의 희노애락이 가득한 세상살이를 휴대폰 카메라로 담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든다.

박물관에서 야외로 나가는 통로. ⓒ소셜포커스
박물관에서 야외로 나가는 통로. ⓒ소셜포커스

이곳은 사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추천하고 싶은 이색 박물관이다. 평일 관람이라서 도슨트의 설명을 받을 수 없었던 점은 관람 과정에 옥에 티다. 휴대폰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남는 건 사진 뿐이라는 생각으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