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케이블카 41년 만에 첫 삽 뜬다
오색케이블카 41년 만에 첫 삽 뜬다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3.02.27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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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동의 결정
장애인 이동 및 문화향유권 증진 기대효과
27일 오후 김진태(가운데) 강원지사와 김진하(왼쪽) 양양군수, 정준화 친환경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장이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환영 담화문을 발표한 뒤 손을 붙잡고 인사하고 있다.
27일 오후 김진태(가운데) 강원지사와 김진하(왼쪽) 양양군수, 정준화 친환경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장이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환영 담화문을 발표한 뒤 손을 붙잡고 인사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본 궤도에 올랐다. 정부가 조건부 동의 의견으로 신규 설치에 손을 들어주면서다. 1982년 이후 환경훼손 논란으로 끌어오다 41년 만에 결론 났다. 해당 지자체도 이를 전격 수용해 사업은 가속화 할 전망이다. 국유림 사용허가 등 남은 절차도 속전속결 양상으로 내다봤다. 벌써부터 연내 착공 얘기로 분위기는 잔뜩 무르익은 모습이다. 그러자 장애계도 이동권·문화향유권을 기대하며 크게 반겼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강원 양양군의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삭도)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협의'(조건부 동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환경청이 내건 조건은 동·식물 보호 및 지형보존 대책이다. 구체적으론 ▲산양 등 법정보호종 공사 전·중·후 모니터링 및 피해 저감책 마련 ▲학계·전문가 참여 모니터링위원회 구성 및  법정보호·특이식물 추가 현지조사 ▲상부정류장 규모 축소 및 착공 전 시추조사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시설물 계획 ▲기상을 고려한 강화된 설계기준 적용 등이다.

이 사업은 오색약수터~끝청(해발 1천604m)간 3.5㎞ 케이블카를 놓는 내용이다. 지난 1982년부터 추진됐지만 환경훼손 등 논란으로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2019년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사업부지가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서식지인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보전가치가 큰 아고산대 식물 군락들이 있는 점도 작용했다. 

이후 양양군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당초 원주지방환경청의 부동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이다. 이듬해 행심위는 행정심판 청구를 인용하며 양양군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원주환경청은 지난해 4월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을 요청했다. 그러다 군의 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이 받아들여져 케이블카 설치가 결정됐다.

이 사업 관련 인·허가 행위는 이제 11건을 남겨 뒀다. 지방재정투·융자사업 심사(행안부), 백두대간 개발행위 협의와 국유림 사용 허가(산림청), 지방건설기술심의와 군 관리 계획변경 승인(강원도), 특별건설기술심의(국토부), 공원사업 시행 허가(국립공원공단), 궤도사업허가와 건축허가·구거점용 및 농지전용 허가(양양군) 등을 거쳐야 한다.

우선 지방재정투·융자사업 심사는 어렵지 않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총 사업비 587억원 중 지방비(기금 248억원 포함)를 우선 투입키로 하면서다. 케이블카 예상 운영수익(연간 200억원)을 고려한 판단이다. 국비 지원보다 지방비로 조기 준공해 수익을 내는 게 낫다고 봤다. 이후 특별교부세나 지방이양사업비를 추가 지원받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백두대간개발행위 협의도 상당부분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양군이 제시한 ‘환경영향 저감방안’에 대한 의견 접근이다. 군은 ▲무인센서카메라 활용 법정보호종  서식 현장조사 ▲공사 중 헬기 운영 횟수 감축 ▲중청대피소 전기로 디젤발전기 대체 ▲상붱류장 해발고도 하향 ▲케이블카 풍속 설계기준 상향 등을 내놨다. 공원사업 시행 허가는 환경영향 저감방안 협의에 달렸다. 하지만, 양양군이 조건부 동의를 전격 수용하면서 걸림돌이 해소됐다.

이번 신규사업 결정에 장애계도 환영하는 모습이다. 특히, 장애인 이동권·문화향유권 증진을 크게 기대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천연 문화재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문화재 향유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하는 차원에서 이번 오색 케이블카 설치 결정은 크게 반길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정준화 친환경설악산오색케이블카추진위원장은 “그간 자연 문화재 접근이 제한돼 문화향유에서 소외됐던 장애인에게 분명 희소식이고,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지역경제에도 다시 활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부 환경단체에서 우려하는 자연훼손에 대해선 적극 소통하고 협력해 상생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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