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감싸는 장애인개발원
‘직장 내 괴롭힘‘ 감싸는 장애인개발원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3.05.22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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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갑질로 팀원 강등된 A 팀장 1년 만에 귀환
해당 팀원 9명 중 6명과 같은 부서에서 다시 근무
한국장애인개발원.
한국장애인개발원.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직장 내 괴롭힘’ 감싸기 논란으로 어수선하다. 지난해 갑질로 타 부서 팀원으로 강등된 팀장을 복귀시키면서다. 해당부서 팀원 대부분 그대로 둔 채 갑질 팀장이 1년 만에 귀환했다. 그러자 개발원 안팎에선 갑질을 재양산하는 졸속인사란 지적이다.

19일 한국장애인개발원 등에 따르면, 이경혜 신임 원장은 지난 3월 7일 취임 이후 지금껏 모두 3차례 인사를 단행했다. 3월 31일과 4월 17·27일 총 39명 규모다.

이 중 지난해 팀장에서 팀원으로 강등된 A씨도 포함됐다. 당시 그는 부하직원의 갑질 신고로 다른 부서 팀원으로 전보됐다. ▲불명확하거나 기한에 맞출 수 없는 업무 지시 ▲업무와 무관한 사적인 일 지시 ▲불평등한 업무 분담 ▲무시, 조롱 행위 등이 이유로 알려졌다. 

그러다 이번에 원래 자신이 있던 부서 팀장으로 돌아왔다. 개발원 인사관리규칙의 전보제한 기간 1년이 지난 직후다. A 팀장은 지난해 4월 18일 전략기획부의 한 팀원으로 전보된 후, 올해 4월 17일 인사(발령일 4월 18일)로  다시 팀장이 됐다. 해당 규칙 제55조엔 ‘당해 직위에 임용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다른 직위에 전보할 수 없다’고 돼 있다.

하지만, 해당 부서 구성원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A 팀장 외 전체 9명 중 3명을 빼면 1년 전 그대로다. B씨는 휴직 중이며, C씨는 파견, D씨는 인턴계약 만료로 퇴사했다. 애초 피해자와 가해자간 분리조치도 무색해진 모습이다.

직장 내 갑질을 외면한 폭력적 인사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개발원의 한 직원은 “당초 A 팀장이 해당부서 팀장에서 다른 팀의 부서원으로 전보된 이유가 직원들의 갑질 신고에 따른 피해자와 가해자간 분리조치였다”며 “그런데, 전보제한 기간이 풀리자 마자 가해자를 제 자리로 돌려놓는 건 1년 전과 같은 피해를 강요하는 폭력적 인사”라고 주장했다.

이미 조직에 만연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체념도 나왔다. 개발원의 또 다른 직원은 “직장 내 갑질 예방을 위해 청렴서약을 하고 고충처리위원회나 갑질피해지원신고센터를 운영해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실태조사 시늉만 내다 적당히 뭉개기 일쑤다. 신상필벌에 역행하는 엉뚱한 인사나 조치가 반복되는 한 개발원 내 만성화된 갑질 문화는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개발원은 조직의 인력운영 차원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 당시 A 팀장 전보를 징계성 인사로 단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개발원 소통홍보팀 관계자는 “이번 인사 직후 갑질 팀장 복귀와 관련해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기회를 영원히 박탈할 수는 없는 만큼 조직 입장에선 각 역할에 필요한 직원은 쓰되, 만약 우려의 상황이 재발하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전 A 팀장이 다른 부서 팀원으로 전보된 것도 징계성 인사가 아니라, 그 때 조직 상황과 필요에 따라 이뤄진 인력 운영 차원”이라며 “A 팀장도 나름대로 심기일전해서 열심히 해보려는 의지가 있을텐데, 당장 예상되는 우려보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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